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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인터넷과 재래시장이 만났을 때
[대만] 인터넷과 재래시장이 만났을 때
  • 김정환 통신원
  • 승인 2000.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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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인터넷 쇼핑몰 개장...매매부터 재래시장 역사까지 한눈에 새로운 유통망에 짓눌려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만 정부가 마침내 팔을 걷어붙였다.
대만 정부가 택한 강수는 인터넷. 과연 위기에 처한 재래시장을 살릴 묘수가 될 것인가. 대만은 재래시장의 천국이었다.
지금도 700여개의 재래시장이 전국 곳곳에 박혀 있다.
소비자의 60%가 해마다 1천억 대만달러(4조원)어치를 여기서 사들인다.
그러나 최근 들어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슈퍼마켓, 24시간 편의점, 대형 양판점 등 새로운 유통망이 동네 골목까지 파고들면서 유서깊은 재래시장이 하나둘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발길을 돌린 고객들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재래시장의 아련한 추억이 있는 곳 대만 정부는 지난 98년부터 재래시장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5개년 계획을 시행해왔다.
쇼핑환경과 상품포장 개선을 통해 재래시장을 활성화한다는 방책이었지만 만족스러운 성과는 별반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던 지난해 말 대만 정부의 정보기술(IT) 연구기관인 FIND(資策會)가 대만의 인터넷 사용자가 455만명에 이르고, 이 가운데 여성과 청소년이 60%에 달한다는 통계를 내놓았다.
대만 정부는 이런 통계에 접하자 온라인 쇼핑공간을 개설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마침내 지난 10월12일 전국 50여개 재래시장을 끌어모아 사이버 공간에 거대한 시장 온마켓플레이스라인 OnMarketPlaceLine.com 을 열었다.
아웃렛 숍을 기본 개념으로 설계한 이 사이트는 야채, 과일, 고기 등 재래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모든 상품을 판매한다.
소비자는 상품·영양별로 구입할 물건을 검색해 인터넷에서 신청할 수 있고, 신청한 물건은 전국 50여개 택배센터를 거쳐 가정까지 배달된다.
현재 온마켓플레이스라인에는 전국에서 엄선한 45개 재래시장이 들어와 있다.
온마켓플레이스라인은 물건만 파는 게 아니다.
재래시장의 과거와 현재, 유명한 재래시장의 역사와 배경 등을 지도를 곁들여 소개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그때’를 돌아보게 하고 재래시장을 다시 찾아보게끔 유도한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각종 경품과 선물을 주고, 매주 전자우편을 보내 인터넷 시장의 각종 행사와 거주지역 주변의 재래시장 정보를 알려준다.
조리법이나 음식점 소개도 여느 전문 사이트 못지않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니라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 구실을 하는 것이다.
재래시장과 인터넷의 만남이 과연 어떤 결과를 보여줄까. 기대와 우려가 침을 튀기며 흥정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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