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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국가대표 조재진의 축구양말
[건강칼럼]국가대표 조재진의 축구양말
  • 이기석 세종병원 외과 과장
  • 승인 2006.06.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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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축구선수 조재진의 왼쪽 다리. 긴 축구양말로 가리고 있지만 그 아래는 거무스름한 혈관이 거미줄처럼 부풀어 있다.
‘하지정맥류’라는 질환 때문이다.
조재진 선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6 독일 월드컵을 위해 3년 간 앓아오던 하지정맥류 치료를 포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정맥류 환자는 종아리 부위에 검붉은 핏줄이 튀어나와 외관상 매우 좋지 않은 느낌을 준다.
한여름에도 발목까지 덮는 긴 치마나 바지로 가려야만 할 정도. 무더운 날씨에도 꼭꼭 숨겨야 하는, 여름이 괴로운 질환인 셈이다.
또한 외관상 보기 싫다는 점도 문제지만, 치료를 미뤄 증상이 심해질 경우 다리가 뻐근할 정도로 아프고 조금만 걸어도 쉽게 부어오르며 밤에 쥐가 쉽게 나는 등 일상생활이 불편해진다.
일반인도 생활이 불편할 정도인데 운동량이 많은 축구선수의 불편은 상상이 되고도 남는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겨 늘어진 푸르거나 검붉은 색의 혈관이 다리 피부를 통해 튀어나오는 질환으로, 장딴지부터 혈관이 튀어나오기 시작해 차츰 사타구니 부위까지 올라간다.
혈관을 도로에 비유하자면 심장에서 나가는 혈관인 동맥을 하행선에, 심장으로 돌아가는 혈관인 정맥을 상행선에 비유할 수 있는데, 하지정맥류는 도로의 상습정체 구간처럼 다리 혈관에 역류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다리에서 심장으로 돌아가는 상행선 도로의 교통정체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의 명확한 원인은 규명되어 있지 않지만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이 나타나며 체질이나 유전적인 원인이 있다고 여겨진다.
이 외에도 호르몬이나 비만, 임신, 간경화나 심장병 등도 정맥류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교사나 행사도우미, 백화점 직원, 간호사, 스튜어디스 등 장시간 서서 일하는 사람에게 특히 발병 위험이 높다.
따라서 오랜 시간 서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은 제자리걸음이나 2~3분마다 교대로 다리를 올렸다 내리는 등의 활동을 하고 평소 수영이나 걷기 등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두는 것이 좋다.
쉬거나 잘 때 다리를 가슴보다 높게 두고 종아리 부위를 자주 마사지 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뜨거운 장소나 찜질은 피하는 것이 좋다.
꽉 끼는 부츠나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등도 다리 정맥혈관을 압박해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쉬우므로 삼가야 한다.
허리띠를 졸라매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등 복압을 높일 수 있는 행동도 주의해야 한다.
이 같은 정맥류의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치료 원칙은 이러한 역류점을 정확히 찾아내고 재발이 없도록 이를 처리하는 데 있다.
미용적인 측면뿐 아니라 정맥류로 인한 하지의 무게감이나 통증은 환자가 아니고서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질환 치료의 성격이 강조돼야 한다.
심한 경우 하지 궤양, 색소침착뿐만 아니라 혈전에 의한 부작용으로 폐동맥 색전증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치료법에는 적당한 운동과 휴식, 압박스타킹 착용 등으로 하지정맥류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보존적 치료와 수술 없이 치료하는 혈관경화요법, 마지막으로 수술요법이 있다.
보존적 치료는 자주 걷고 다리를 가슴보다 높이 들어 정맥의 압력을 줄이며 활동 시 압박스타킹 착용으로 혈관이 늘어나는 것을 막아주는 방법이다.
혈관이 살짝 드러나는 경미한 증상일 때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는 방법일 뿐 근본적인 치료법은 되지 않는다.
혈관경화요법이란 정맥류 부위에 병든 혈관은 폐쇄시키는 약물을 주사한 후 며칠간 압박하면 혈관 속에서 피떡이 형성되며 치료되는 원리다.
통증과 흉터, 입원 없이 외래에서 치료할 수 있지만 모든 정맥류를 치료할 수는 없어 수술 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수술 치료는 레이저나 내시경을 이용해 병든 혈관을 태우거나 뽑아내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절개를 하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절개를 하기 때문에 흉터 등 미용적 측면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 이기석 세종병원 외과 과장 (032-340-1129 / www.sejong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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