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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말-미 FTA 협상 예상 밖 쟁점 돌출
[글로벌]말-미 FTA 협상 예상 밖 쟁점 돌출
  •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06.06.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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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조달 등 4대부분 공세 … 마하티르, FTA 무용론 주장 말레이시아-미국 FTA 협상이 6월12일 월요일에 말레이시아의 휴양도시이자 공업지역인 페낭에서 4일 일정으로 시작되었다.
양국은 협상을 올 연말까지 마무리 짓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외견상 계획은 큰 무리가 없는 듯하다.
말레이시아의 경제적 대미의존도가 높으며 특별한 취약 분야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런 저런 반대의견이 나오고 있어 협상이 진전될수록 그 목소리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가 미국과 FTA를 희망하는 배경은 경제 활력을 제고해보자는 것이다.
외환위기 이전 40%를 웃돌았던 투자율은 2005년 20% 아래로 떨어졌다.
다국적기업의 하청생산기지가 되면서 국내 기업의 기반이 취약한 가운데 사회간접자본 등에 대한 투자가 어느 정도 충족되었고, 중국의 부상으로 외국인 직접투자가 중국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말레이시아 경제는 경상수지 흑자가 2005년 GDP의 15.2% 수준에 이르는 불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외국인투자가 주로 전자산업에 집중함으로써 석유, LNG, 팜오일 등 다양한 1차 산품의 수출에도 불구하고 전자산업의 수출비중이 2006년 3월 실적 기준 전체의 51.6%, 공산품내의 65%에 이를 정도로 편중되어 있다.
이 때문에 말레이시아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여 정체되는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고 산업구조를 다변화할 생각이다.
그러나 협상이 시작되면서 미국의 관심사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자 말레이시아의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4개 분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 조달분야, 지적재산권보호, 자동차 수입 개방, 금융시장 진출 등이다.
미국 수석대표 바바라 웨이셀은 1차 협상은 자료 교환과 잠재적 관심분야를 식별하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미국기업들에게 정부조달 분야가 가장 민감한 분야다.
일부 정부조달이 말레이시아 기업에게 유보되어 있는데 우리는 보다 투명한 시스템을 기대하고 있다”고 협상 시작과 함께 분명하게 말했다.
또 자동차에 대해서도 "자동차는 분명히 우리에게 흥미 있는 분야다.
우리는 최근의 변화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협상일이 가까워 오면서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섬유 등 수혜 분야에서 FTA 찬성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시민단체 및 농업인들이 FTA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22년간 수상을 지냈다 2003년 현재의 바다위 수상에게 권력을 이양한 마하티르 전 수상이 강력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정부조달 정책이 화교에 비해 경제력이 약한 말레이인을 지원하기 위해 30여년이나 지속되어 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말-미 FTA의 무용성을 주장하고 있다.
자동차 분야의 경우도 재임 20년 이상 동안 프로톤자동차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그에게는 불편한 사항이다.
사실 말레이시아 정부는 국민차 프로톤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세제지원을 하고 있으며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에서도 자동차 부문을 끝까지 민간부문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한편, 말-미국 FTA를 총괄하고 있는 라피다 아지즈 상공장관은 지난 4월 국회에서 말-미 FTA가 무역이익을 창출하지 않는다면 즉시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또한 5월에는 금융부문의 경우 국내의 금유산업 발전 로드맵이 있기 때문에 이를 따를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그녀는 말레이시아가 2007년이라는 데드라인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했고 미국이 말레이시아에 FTA 문제로 먼저 접근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자세는 그녀가 3월 미국의 포트만 무역대표부 대표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양국 FTA의 공식협상 시작을 발표할 때와는 사뭇 다른 것인데 이는 국내 반대정서를 살피기 시작한 것임을 의미한다.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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