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개미 박성득의 주식투자 교과서
박성득 지음,
살림 펴냄, 1만2천원
현대약품은 지난해 3월 공시를 내서 제1대 주주가 박성득으로 바뀌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박성득씨는 당시까지 무명의 개인투자자였다. 주식시장에선 이렇게 큰돈을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를 일컬어 슈퍼개미라고 한다. 대체 ‘슈퍼개미’ 박성득은 누구인가.
박성득은 진해의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15살에 가출한 그에게 학력은 중요하지 않다. 그는 인생학교의 열정적 우등생이었다. 횟집 보조에서 ‘대어’라는 최고급 일식집 경영자가 되기까지, 독심을 품고 돈을 번다. 그 돈으로 시작한 주식투자였지만 87년부터 97년 외환위기까지 소문과 정보 위주의 투자로 수억원을 까먹었다.
‘어떻게 번 돈인데’, 회한과 고통 때문에 하루 1~2시간밖에 잠자지 못했다. 그 고통이 그를 공부로 떠밀었다. 주식과 경제, 금융 공부에 몰입한다. 진짜 주식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그의 주식투자 방식은 명쾌하다. 먼저 자기가 좀 알거나 좋아하는 업종의 종목들을 치밀하게 연구해서 저평가된 가치주를 찾는다. 남들이 안쳐다보는 거래량 없는 주식이라면 더 좋다. 그리고 미래 성장가치를 감안해 목표주가를 설정한다.
그때부터 긴 기다림이 시작된다. 그는 98년 중외제약 주식을 1주당 6천원에 샀다. 그리고 5년을 기다렸다. 2003년 2만3천원에 매도했을 때 투자를 위해 빌린 돈을 갚고도 45억원이 남았다.
주식투자 지침서는 시쳇말로 ‘쌔고 쌨다’. 그러나 피땀으로 알아낸 자신만의 투자비밀을 진솔하게 귀띔해주는 책은 많지 않다. 진짜 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책은 더 드물다.
박성득의 책에는 삶과 투자가 함께 녹아 있다. 그는 간접투자라는 대세에 맞서 직접투자를 권한다. “직접투자는 경제공부를 하게 되는 중대한 계기가 됩니다. 세상과 경제를 보는 자신만의 눈이 있어야 부자가 됩니다. 혹 돈을 까먹더라도 경제지식은 남지요. 21세기엔 그게 힘입니다. ” ■
정진욱 전문위원·북칼럼니스트 chung888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