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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英 디자인의 힘은 다양성에서 나와요”
[피플]“英 디자인의 힘은 다양성에서 나와요”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6.07.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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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로즈캇 영국무역투자청 문화·컨텐츠산업 고문 이제 브랜드는 더 이상 제품에 붙은 멋진 라벨을 의미하지 않는다.
제품의 이름과 로고, 디자인은 고객에게 제품 그 자체를 초월한 새로운 제3의 가치를 가져다준다.
브랜드를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삼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차별화만이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생존을 보장해 준다.
디자인과 브랜드 마케팅산업 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한 크리스틴 로즈캇 영국무역투자청 문화·콘텐츠산업 고문은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영국은 한국의 브랜드, 아시아의 브랜드를 넘어서 국제적인 브랜드가 되고자하는 기업들에게 유럽으로 향하는 관문이 될 수있다”고 말했다.
유럽은 3억8천만명의 소비자를 보유한 잠재력이 큰 시장. 하지만 나라마다 문화와 전통, 관습의 차이가 크다.
이런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성공적인 디자인이 나오기 어렵다.
크리스틴 로즈캇 고문은 영국기업의 또 다른 강점으로 ‘전략적’ 디자인을 든다.
단순히 예쁜 디자인을 만드는데 급급하지 않고, 투자수익과 매출, 시장점유율이 어느 정도 나와야 하는지 등을 미리 감안해 디자인을 한다.
“영국에서 디자인을 포함해 음악, 영화, 광고, TV 등 크리에이티브 산업은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분야입니다.
아시아의 값싼 노동력이 등장하면서 제조업 기반은 쇠퇴하고 서비스 분야로 전환한 거죠. 영국의 디자인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은 영국 사람들의 재능이 뛰어나서라기보다 문화적 다양성을 잘 수용했기 때문이지요.” 관대한 이민정책 덕분에 영국이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수용해 융합시키는 용광로 역할을 한데서 창의력의 원천을 찾는 흥미로운 분석이다.
영국의 디자인 산업은 기업 주도로 발전했지만, 정부 역시 중소 디자인 업체의 해외진출 지원, 디자인 교육과정의 재설계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사절단에는 영국 10대 디자인 및 브랜드 마케팅 업체인 코퍼릿 에지, 비즈니스 클래스 디자인으로 망해가던 브리티시 항공사를 살려낸 텐저린, 막스앤 스펜서의 휴대용 선풍기를 재개발해 히트시킨 스몰프라이 등 세계적인 영국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한국 기업들의 디자인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코퍼릿 에지는 현대차의 유럽 브랜드 전략을 짜고 있고, 텐저린은 LG전자와 삼성전자의 휴대폰, 삼성건설 래미안 아파트에 들어가는 유비쿼터스 제품을 디자인 하고 있다.
크리스튼 로즈캇 고문은 “디자인 전문 업체는 각 기업의 자체 디자인팀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색다른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며 “한국 업체들은 외국계 디자인 전문회사들을 잘 활용해 성공을 거두어왔다”고 말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도 이번 사절단의 방문지로 잡혀있다.
크리스틴 로즈캇은 “중국기업들은 아직은 경쟁이 치열하지 않아 디자인을 통한 차별화의 필요성을 덜 느끼지만 수출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며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소비자들이 디자인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도 큰 변화다.
“지난해 OECD 국가 중 영국이 해외투자 유치 1위를 차지했어요.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려는 많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영국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어요.” 장승규 기자 skjang@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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