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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세상을 바꾼 디자인 경영
[커버스토리] 세상을 바꾼 디자인 경영
  • 김영한 마케팅MBA 대표
  • 승인 2006.07.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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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잭웰치' 스티브 잡스 지난 5월 열린‘서울디지털포럼’에 참가한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의 라도우 사장은 세미나를 통해 “한국이 창조적 주도권을 뺏기고 있다”고 연설했다.
한국기업들이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는 뛰어난 창조력과 열정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는 신제품들을 내놓았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라도우 사장의 지적이다.
잭 웰치를 따라한 한국산업의 위기 예컨대 LCD 패널 분야는 2005년 1분기까지만 해도 한국의 생산량이 세계 1위이었으나 이후 대만업체의 약진으로 1위를 내주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LCD TV 분야에서도 2003년에는 일본에 이어서 2위를 유지했으나 2005년부터 중국과 대만에게 2위를 내주고 3위로 밀려났다.
휴대폰 시장에서도 노키아, 모토로라 등 외국 업체에 비해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휴대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후퇴하고 있다.
2004년 까지만 해도 한국 휴대폰은 시장점유율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2005년부터 주춤거리기 시작하더니 2006년에는 하강곡선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이 ‘창조 주도권’을 뺏기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사례다.
90년대 말 한국이 IT와 첨단산업 분야에서 세계 일류 대열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리더들의 창조적인 카리스마와 효율적인 투자, 원가경쟁력과 생산성이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쟁력은 빠르게 세계 IT 시장에서 일류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따라서 이제는 기술력과 함께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을 창조해야 한다.
방어적인 전략을 취하기보다는 공격적인 시장 대응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
사내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시장에서 빨리 검증받고 과감한 투자로 앞서나가야 한다.
시장과 기술, 경쟁여건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한국은 그동안의 작은 성공에 도취되어 있는 것 같다.
△우리투자증권
반면 한때 한국산 휴대폰에 밀려서 고전을 하던 모토로라는 2004년 ‘레이저’라는 새로운 디자인의 휴대폰을 내놓으면서 시장점유율이 급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사상 최고의 이익을 내고 있다.
모토로라는 2006년 2분기에 108억 8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여 전년 동기에 비해 29% 성장했다.
영업이익도 15억 2천200만 달러로서 58% 증가했다.
모토로라는 한때 적자가 나자 잭 웰치 스타일의 회장이 사표를 냈다.
새로 취임한 젠더 회장은 디자인 경영을 추진했다.
이제 한국기업도 잭 웰치식 경영을 따라하기 보다는 새로운 경영환경에 적응해야 할 때 이다.
경영도 진화한다 찰스 다윈은 “이 세상에 살아남은 동물은 가장 크거나 힘이 센 동물이 살아남을 것이 아니라 환경에 잘 적응한 동물이다”라고 했다.
시대가 변하고 경영환경이 바뀌면 경영기법도 바뀐다.
제조업을 막 시작한 60, 70년대에는 어떻게 기술 개발을 하여 제품을 생산하느냐가 중요한 과제였다.
점차 생산시설이 확충되고 제품생산이 늘어나면 어떻게 품질을 개선하느냐가 중요해진다.
시장이 무한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마케팅 혁신이나 구조조정기를 거치게 된다.
정보통신이 발달되고 글로벌 경쟁 체제로 전환하면서는 어떻게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고 정보체제를 갖추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느냐에 경영자원을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아무리 내부에서 합리화하고 개선한다고 하더라도 고객에게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쳐지게 된다.
고객가치를 증가시키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또 다시 위기를 맞이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처럼 경영기법이 끊임없이 변신을 하고 진화를 하는 현상이 경영진화론 (Darwinism)이다.
우리기업들이 과거 IMF 위기시절이나 불황기에는 방만해진 조직과 생산시설을 구조조정을 했어야 하지만 마냥 구조조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애플의 경우 한때 잘 나가던 회사였지만 경영실패로 적자로 전락하는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다시 일어섰고 지금은 미국에서 가장 성장률이 좋고 이익도 많이 나는 우량기업으로 변화했다.
애플이 선택한 방법은 잭 웰치식의 구조조정이나 무모한 규모 확장이 아니다.
고객들이 깜짝 놀랄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고 멋진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어내서 고객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 회사의 새로운 전략은 바로 ‘디자인 경영’이다.
디자인 경영으로 세상 바꾼 애플 애플은 세계 최초로 퍼스널 컴퓨터를 개발, 80년대 초반에 PC업계의 리더로 우뚝 섰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협공으로 인해 결국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2000년 들어서 아이팟 (iPod)이라는 새로운 디자인의 MP3를 들고 나오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애플은 아이팟을 5천만개나 판매한 가운데 아이튠스 (iTunes)라는 소프트웨어로 다운로드 시장을 점령했다.
또한 온라인 뮤직 스토어에서 20억곡 이상의 노래를 판매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X박스’라는 게임기를 개발했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황금시장으로 커진 음악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아이팟에 도전하는 신제품을 연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준(Zune)이라고 이름 붙여진 MP3P는 디자인과 기능이 아이팟과 비슷하여서 앞으로의 대결에 관심을 끌고 있다.
애플은 왜 PC사업에서 실패했고 어떻게 MP3사업에 성공했을까. 애플은 지금부터 30년 전 세계최초로 퍼스널 컴퓨터를 만든 회사다.
1976년 약관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는 그의 친구인 위즈니악이 만든 PCB(인쇄기판) 한 장을 가지고 애플을 창립했다.
21세의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몰고 다니던 폭스바겐 차를 처분한 1천300달러를 밑천으로 차고에서 사업을 시작,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된다.
8비트짜리 애플 컴퓨터 하나를 가지고 몇 십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하자 16비트짜리 새로운 PC인 맥킨토시를 개발한다.
그러나 맥킨토시는 실패하게 되었고 이 일이 도화선이 되어 애플에서 축출 당한다.
이후 애플은 경영의 귀재라고 일컬어지는 거물 CEO를 영입한다.
새롭게 영입된 거물 CEO들은 한결 같이 잭 웰치의 추종자들이어서 구조조정과 업적주의로 몰아붙인다.
펩시콜라의 회장출신인 존 스칼리, 독일 애플의 사장이었던 스펜들러, 로크웰 인터네셔날의 사장이었던 어멀리어가 차례로 구원투수로 나서지만 줄줄이 실패하고 모두 퇴임하게 된다.
결국 1999년에 스티브 잡스가 다시 애플의 CEO로 컴백하게 된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을 떠난 13년 동안 2개의 회사를 만들어서 새로운 것을 창조했다.
넥스트라는 컴퓨터 회사와 픽사 (Pixar)라는 3D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드는 회사였다.
픽사가 디즈니 영화사와 공동으로 만든 세계 최초의 3D 애니메이션 영화인 ‘토이 스토리’가 대히트를 치고 아카데미상까지 받게 된다.
그는 맥킨토시 시절에는 기술을 중시하는 사람이었다면 픽사에서는 기술과 감성을 결합할 줄 아는 새로운 사람으로 변신하게 되었다.
그가 애플에 돌아와서 한 첫 번째 작품이 ‘i맥’에서는 디스켓을 제거하고 CD를 채택했다.
또한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바꾸어서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누드PC를 만들어서 히트를 치게 된다.
13년 전에 만들었던 맥킨토시를 화려하게 부활시킨 것이다.
애플에 돌아온 스티브 잡스의 두 번째 작품은 아이팟이다.
그는 기존에 하고 있었던 PDA 사업을 접고 MP3 사업을 시작했다.
PDA 보다는 음악시장이 훨씬 크고 감성적인 접근을 하기 쉽다고 판단했다.
당시에는 한국의 아이리버가 미국시장에서 리더였지만 그는 MP3를 소형가전제품으로 생각하지 않고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생각했다.
MP3 사업의 소프트웨어로부터 시작했다.
PC를 이용해 음원을 손쉽게 다운 받을 수 있고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재편집할 수 있는 아이튠스(iTunes)라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아이팟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MP3 사업은 소프트웨어부터 시작했다.
PC를 이용해 음원을 손쉽게 다운 받을 수 있고 자신의 입맛에 맞게 재편집할 수 있는 아이튠스(iTunes)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것이다.
MP3 하드웨어를 개발하면서 기존의 것들을 무시하고 새롭게 디자인했다.
소형이고 얇게 하여 휴대하기 간편하게 하고 음악을 무제한으로 담아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초소형 하드디스크를 내장했다.
사용자와 인터페이스를 쉽게 하기 위해 화면을 키웠고 조작을 간편하게 하기 위해 휠 마우스 방식을 채택했다.
특히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기능 설계에 들어갔다.
소비자의 자기표현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멋진 디자인을 먼저하고 그것을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개발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이는 맥킨토시 개발 때와는 정반대의 방법이다.
맥킨토시 때는 먼저 기술 개발을 하고 나중에 그것을 담을 외형의 디자인을 했었다.
하지만 아이팟 (iPod)을 개발할 때는 과거에 자신이 해왔던 방법과는 정반대로 했다.
그의 창조력은 자신의 방법을 스스로 뒤집을 수 있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고객이 좋아할 수 잇는 디자인에 새로운 감각을 집어넣은 이른바 ‘아이코닉 디자인 (Iconic Design)’을 했다.
아이팟이 개발되면서 스티브 잡스가 한 일 중에 하나는 음원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음원확보를 위해 음반사, 가수들을 찾아다녔다.
음원을 확보하여 온라인 숍인 iTMS(아이튠뮤직스토어)를 개설했다.
그는 단순히 하드웨어만 개발한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까지를 결합하여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
'아이코닉 디자인 (Iconic Design)' 단순하게 모양이나 이미지가 뛰어난 디자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시대의 문화 등을 대변할 만한 ‘우상(icon)’이 될 만한 디자인 김영한 마케팅MBA 대표 ceo@marketingmb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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