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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팔레스타인보다 나스닥이 문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보다 나스닥이 문제”
  • 성일광 통신원
  • 승인 2000.1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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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장비 업체들 나스닥 주가에 따라 흔들흔들…치열해지는 시장상황도 악재 “나불루스(팔레스타인 자치지구 도시)가 아니라, 나스닥이 문제다.
” 이스라엘의 내로라하는 벤처캐피털리스트인 마이클 아이젠버그(29)가 최근 이스라엘 주재 외신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하지만 기자회견에 모인 기자들은 약간의 실망감과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이스라엘 합병 영토 안에서 ‘폭동’이 특별히 심각한 나불루스가 이스라엘 첨단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토론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날카로운 대립은 장기적으로 이스라엘 경제와 첨단산업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힐 게 뻔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나불루스보다 미국 월가의 나스닥지수가 더 무서운 ‘곶감’이다.
아이젠버그의 말은 이스라엘 IT 기업의 이런 고민을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시장 요구 따라잡기도 바빠 실제로 최근 미국 통신장비 업체인 루슨트테크놀로지의 올해 순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는 곧바로 이스라엘 통신산업에 불똥을 튀겼다.
루슨트테크놀로지는 4개월 전 이스라엘의 신생 광전송장치 업체인 크로마티스를 45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인수했다.
크로마티스는 단박에 이스라엘 첨단산업의 신화로 떠올랐다.
하지만 루슨트테크놀로지 주식이 곤두박질치면서 크로마티스 주가도 주당 58달러에서 최근엔 21.5달러로 절반넘게 뚝 떨어졌다.
크로마티스의 주가 폭락은 이스라엘 정보통신 업계에 불어닥칠 폭풍의 전조일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스라엘 정보통신 업체들은 대부분 루슨트테크놀로지 같은 미국의 대형 정보통신 업체와 직간접으로 얽혀 있다.
때문에 나스닥지수 향방은 곧바로 이스라엘 IT 산업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통신장비 업체 시장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무선과 광통신 분야는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의 재정 부담도 덩달아 늘고 있다.
고객들이 점점 질높은 시스템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장비업체들은 시스템 투자와 기술개발에 적지 않은 자금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업체들은 근본적인 기술 발전은 제쳐두고 시장 요구를 따라가기에도 바쁘다.
크로마티스 신화를 쫓아 오늘도 이스라엘 벤처기업들의 본산인 페탁-티크바의 밤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당장의 투자 유치 성공이 앞날을 보장하지 않는 점 때문에 이스라엘 정보통신 벤처기업들은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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