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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피플] 낡은‘게임의 규칙’이경제파산부른다
[이코노피플] 낡은‘게임의 규칙’이경제파산부른다
  • 장승규 기자
  • 승인 2006.08.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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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포럼개설한김광수경제연구소소장 김광수경제연구소는 오피니언 리더들 사이에서 더 유명한 민간 싱크탱크다.
기획예산처를 비롯한 주요 경제부처와 대기업 CEO들이 이 연구소가 발표하는 고가의 연구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받아본다.
특히 2004년 이후 정교한 분석을 바탕으로 부동산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정책 대안들을 제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김광수(47) 김광수경제연구소 소장은 “8·31 대책의 실패에 실망한 국민들이 5월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심판을 내렸지만, 부동산 문제는 현실적인 문제로 계속 남아 있다”며 “당초 정부가 했던 ‘집값 20~30% 하락안정’ 약속만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소장은 “한국경제는 이미 구조적 불황에 들어서 있다”며 “바뀐 성장 패러다임에 맞는 ‘게임의 규칙’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향후 5년 이내에 IMF 사태보다 심각한 경제 위기를 피할 수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해로 출범 6년째를 맞은 김광수경제연구소는 최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포럼(cafe.daum.net/kseriforum)을 개설했으며, 전직 경제부총리들이 추천사를 써 화제가 됐던 <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의 3권을 8월 중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재산세 인하 조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8·31 대책 이후 거의 1년이 지났는데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부, 여당은 5월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자 바로 재산세 인하 조치를 단행했다.
2001년 부동산 가격 폭등이 시작된 이후 8·31 대책이 나오기까지 만 5년이 걸린 것에 비하면, 정말 놀랄 만큼 빠른 속도다.
금액의 과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식의 행태가 문제다.
비정상적으로 투기에 의해 폭등한 부동산 가격이 국민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진보세력이든, 보수세력이든 마찬가지다.
이런 공감대에서 8·31 대책도 나오고, 야당도 나름대로 정책대안을 만든다고 법석을 떨었던 것 아닌가. 일부에서 ‘세금폭탄’이라고 비판하는데, 서민들의 재산세가 왜 올랐나. 집값이 뛰었기 때문이다.
8·31 대책을 발표하면서 약속한 대로 10·29 대책 이전 기준으로 부동산 가격을 20~30% 떨어뜨리면 세금폭탄이 될 이유가 없다.
너무나 간단한 이치 아닌가. 그런데도 비정상적으로 올라있는 부동산 가격은 그대로 두고, 세금만 내리겠다고 하고 있다.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다.
8·31 대책의 문제점은 뭔가. 8·31 대책의 핵심 중 하나는 보유세, 그 중에서도 종합부동산세 강화다.
공시가격 기준으로 6억원 이상, 시가로는 8억원 이상 주택이 대상이다.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정부는 강남이 집값 폭등의 진원지고 주범이라고 믿고 있다.
‘버블세븐론’도 거기에서 나온 것이다.
물론 강남이 진원지가 돼, 수도권과 지방으로 확산되는 전파경로를 밟아온 측면도 있다.
하지만 강남이 시발점이 됐든 그렇지 않든, 결과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 피해를 보는 것은 8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에 사는 소수의 강남 사람들이 아니다.
일반 서민, 특히 무주택 서민들이 부동산 투기가 문제라고 하고, 보유세를 강화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강남지역 사람들이 떼돈 번 것이 배가 아파 그런 것은 아니다.
바로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집값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올라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일산 등 수도권지역의 2~3억 하던 30~40평대 아파트 값이 5억, 6억으로 뛰었다.
하지만 이런 곳들은 다 종합부동산세의 대상이 안 된다.
그런데도 정부는 버블세븐에만 투기가 있는 것처럼 말한다.
그렇다면 8·31 대책은 정말 황당한 대책이 된다.
강남이라는 특정지역을 때려잡기 위해 법을 만든 것이 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난센스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문제는 이미 경제 문제 그 자체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있다.
경제 문제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무슨 의미 인가. 한국경제의 성장 패러다임이 이미 바뀌었다.
‘관 주도, 폐쇄경제, 자본집약적인 양적 성장형’에서 ‘민간주도, 개방형, 기술집약적인 질적 성장형’으로 전환된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성장 패러다임이 바뀌면 그에 맞춰 ‘게임의 규칙’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경제 자체는 이미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뀌었는데, 정부나, 정치권, 시장, 교육, 사법, 노사관계의 게임의 규칙은 예전 그대로라는 데 있다.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에 낡은 게임의 규칙을 억지로 적용하려다 보니 자꾸 부작용이 생기고,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다.
부동산이 대표적인 경우다.
경제 문제를 정상적으로 풀어가려면 정부개혁, 정치개혁, 사법개혁, 교육개혁, 노사개혁, 기업지배구조 개혁 등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2001년 부동산 투기가 시작되고, 2003년 신용카드 거품이 깨지면서 한국경제는 이미 구조적인 불황에 들어서 있다.
극심한 소비 위축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부터 소비가 일부 살아나기는 했지만, 주5일제 도입 효과가 본격화 되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다.
이는 일본의 경우를 봐도 길어야 1년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
우리의 경우도 소비가 지난해 4분기에 정점을 찍고 올 1분기부터 다시 하락하고 있다.
하반기면 주5일제 효과도 거의 소멸되고 소비는 2005년 2분기 이전 수준으로 다시 복귀할 것이다.
IMF 사태 이후 주5일제 같은 외부적인 요인을 제외하고 경제성장률을 평균해 보면, 8년째 3%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기다 한국경제를 뿌리 채 흔들어 버릴 ‘저출산 시한폭탄’이 돌아가고 있다.
소비 위축의 가장 근본 기저에는 인구 변화가 작용하고 있고, 그 위에 부동산 문제가, 또 그 위 다른 복합적인 문제가 작용하는 3층 구조다.
지금처럼 계속해서 과거의 게임의 규칙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향후 5년 이내에, 아무리 길게 봐도 10년 이내에 IMF 사태 이상의 경제위기를 피할 수없다.
이 위기는 IMF 사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IMF는 뭐가 뭔지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됐고, 외환 부족만 극복하면 해결되는 문제였다.
하지만 새로운 위기는 ‘무능’에서 오는 위기다.
지금은 부동산 투기, 저출산, 양극화, 성장 잠재력 약화 등 문제가 뭔지는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모른다.
새로운 게임의 규칙을 만들고 그에 따라 하나하나 풀어가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불가능하다.
전문적 역량과 리더십도 필수적이다.
한미FTA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구태의 반복이다.
과거처럼 ‘나를 따르라’는 식으로 협상선언을 먼저 해버렸다.
그리고 나서 반대여론이 나오니까 뒤늦게 연구를 한다고 나선다.
지난 5월 재경부에서 ‘한미FTA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용역을 발주했지만 한 곳도 입찰을 안 했다.
심지어는 정부출연 연구기관도 안했다.
만약 연구 결과, 한미FTA를 해도 경제적 효과가 별로 없다고 나오면 협상선언을 취소할 건가. 자유교역이 ‘윈윈 게임’이라는 걸 부정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총론적, 총량적인 입장에서 그런 것이다.
각론으로 들어가 개별 국가 차원을 보면 내부에 승자와 패자가 있게 마련이다.
과연 우리 내부에 이득을 보는 계층과 피해를 보는 계층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줄 시장 메커니즘이 존재하나. 없다.
그러면 그런 시장 메커니즘을 대신해 줄 정책적인 보완 메커니즘이 있나. 역시 없다.
그렇다면 피해를 보는 계층, 농민들, 저소득층, 비정규직은 죽으라는 말밖에 안 된다.
모든 구성원이 진정으로 윈윈 하는 게임을 하려면 이런 메커니즘이 필수적이다.
만약 한미FTA를 해서 얻을 수 있는 경제 총량의 이득이 10인데, 그 과정에서 지불해야 하는 경제 전체의 사회적 갈등 비용이 100이라면, 그건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잘 안 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장승규 기자 skjang@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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