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쪼개기’란 수입을 적금, 보험, 증권 등에 골고루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못지않게 주점업계도 ‘시장 쪼개기’가 한창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보다 많은 고객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주점시장 세분화, 전문화가 붐을 이루고 있는 것. 주점은 예비창업자들이 선호하는 업종이다.
수요가 안정되고 전문 조리기술이 필요치 않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주류를 취급하는 음식점까지 경쟁점포에 포함시키면 더욱 그렇다.
때문에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절실하다.
주점시장 쪼개기는 차별화의 일환이다.
여기에는 주점의 주요 고객층의 연령대가 젊어지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욕구가 다양하고 자기표현이 뚜렷한 젊은 세대가 소비 주체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주점도 그에 따른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음주문화의 변화도 일조했다.
과거 주점에서 술을 즐겼다면 이제는 곁들이는 메뉴와 분위기를 따진다.
그러므로 술은 물론 메뉴와 분위기를 차별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www.changupok.com)의 이경희 소장은 “과거 고객이 10인1색이었다면, 요즘 고객은 1인10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성이 강하다”며 “개성 강한 고객들이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러기 위해서는 세분화, 전문화를 통해 강점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주 메뉴를 차별화시켜라 주점시장 세분화의 가장 흔한 사례는 메뉴를 차별화하는 것. 2000년대 들어서면서 눈에 띄게 점포 수를 늘려간 퓨전요리 주점이 대표적이다.
‘유객주’(www.yugaekju.co.kr) ‘피쉬앤그릴’(www.richfood.net) ‘술독’(sooldog.com) 등 퓨전요리 주점은 식사와 음주를 한 자리에서 해결하려는 실속파 고객을 중심으로 크게 호응을 얻었다.
이전에는 접하기 힘들었던 수십여 가지의 퓨전음식도 맛보고, 음주도 즐길 수 있어 만족감이 두 배라는 고객들의 평가를 받으며 빠른 속도로 거리를 장악했다.
해산물전문 주점 ‘취하는건바다’(www.cheebar.com)는 주점에서는 보기 힘든 해산물 메뉴를 전문화해, 건강을 고려해 해산물을 선호하는 웰빙족을 사로잡았다.
회 한 접시에 3천원에서 5천원선, 회무침도 1만원 내외로 저렴한 편이라는 것도 경쟁력. 작년 10월, 취하는건바다 신림점을 오픈한 하재일(34)씨는 “역세권 이면 B급 입지에 19평 규모로 창업했는데 월 평균 매출이 2천300만원 정도여서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주 고객은 인근 지역 거주자들. “치킨 혹은 삼겹살 전문점이 아니면 술을 마실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여기는 해산물 메뉴가 많고 저렴해서 좋다”는 것이 고객들의 평가라고.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곳.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아니다.
꼬치요리 주점 ‘꼬챙이’(www.kkci.co.kr)가 바로 그런 곳이다.
꼬챙이에서는 31 종류의 꼬치를 직접 속도를 조절해가며 알맞게 구워먹을 수 있다.
직접 구워먹기 때문에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식어버려서 맛이 덜해지는 일이 없고, 꼬치 굽는 일도 재미가 쏠쏠해 젊은 층의 호응이 좋다고 한다.
꼬치는 개당 500원에서 1천800원선. 여기에 볶음, 탕, 식사 메뉴를 더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다른 메뉴들 덕분에 객단가가 높아지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고. 가맹 본사는 꼬치 가공공장을 두 곳 두고, 반 가공 상태로 가맹점에 공급하고 있다.
원재료비가 매출의 33% 수준으로 수익성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 가맹본사 측의 설명이다.
분위기를 이국적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시장 쪼개기의 한 방법. 최근에는 이국적인 멋을 살린 주점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일본식 선술집 이자카야도 그 중 하나. 이자카야를 표방한 많은 브랜드가 출현한 가운데 ‘쇼부’(www.shoubu.co.kr)는 가장 이자카야에 가까운 차별화된 콘셉트로 경쟁력을 확보한 사례다.
일본의 선술집을 옮겨놓은 듯한 인테리어에다 안주 메뉴, 서비스 또한 정통 일본식을 고집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최근에는 중국식 주점도 고객몰이로 분주하다.
부담 없이 먹으려면 식사메뉴에 그치고, 정식 요리를 제대로 먹으려면 가격이 너무 비싸 편하게 즐기지 못했던 중국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강남역 인근에 자리 잡은 ‘팡요’(www.pyfc.co.kr)도 중저가 중국요리 주점. 팡요 강남점을 운영하는 노기용(31)씨는 “중국에서 공수한 의자와 탁자, 가구, 도자기로 차별화된 내부 분위기를 연출했더니 젊은 여성 고객들의 호응이 아주 좋다”고 말한다.
노씨는 “가맹 본사에서 공급받는 소스와 재료로 메뉴를 신속하게 준비할 수 있고, 주방 인력도 가맹 본사에서 양성해 파견해 주기 때문에 운영이 어렵지 않다”고 설명한다.
노씨는 70평 규모의 매장에서 일 평균 15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마늘을 강조한 이탈리아 요리와 와인을 접목시킨 ‘매드포갈릭’(www.madforgarlic.com)은 유럽풍 인테리어로 주목받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과 비교했을 때 메뉴의 수준이 뒤지지 않고, 분위기는 오히려 고급스러워 뉴 럭셔리족이 몰리고 있다.
가격은 비슷하거나 저렴한 수준. 주종 달리한 시장 쪼개기 한편, 주종을 달리해 시장 쪼개기를 시도하는 주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주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술은 소주와 맥주. 그런데 이외의 주종을 전문화한 주점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중상류층 이상의 소수만 즐기던 와인이 매스티지 열풍을 대중화함에 따라 와인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주점도 늘어났다.
와인 전문 주점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많은 와인 전문 주점이 성업 중이다.
‘베리웰’(www.iverywell.co.kr)은 와인과 치킨 전문점을 접목시킨 콘셉트로 주목받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는 와인숙성치킨과 와인을 곁들인 세트메뉴도 인기. 일부 매장에서는 와인판매대를 둬서 와인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막걸리는 최근 주점업계 핫 트렌드라 할 수 있을 정도. 이미 수십여 개의 프랜차이즈가 생겨났다.
올 7월초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한 ‘화로불속 청송막걸리’(www.cnqkorea.co.kr)는 직영점이 대박집이라는 입소문이 빠르게 퍼져 벌써 30여개의 가맹점이 모집됐을 정도. 가맹 본사 측은 “발효기술을 달리해 숙취 증상을 현저하게 줄였다는 점, 객단가가 다른 주류를 즐길 때보다 현저하게 저렴하다는 점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당초 타깃을 30~40대로 설정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20~30대 젊은 층이 많이 찾고 있다고. 틈새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배상면주가’(oolsool.koreasme.com)는 전통주를 전문화했다.
산사춘, 자청비 등 전통주 제조사인 (주)배상면주가에서 직영으로 서울에 세 곳을 열어 운영 중이다.
전통주와 어울리는 안주를 선보이고 있다.
· 자신의 체력관리는 물론 직원관리에 유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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