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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화재는 진화됐지만 불씨는 아직 …' Ⅲ
[스페셜리포트] '화재는 진화됐지만 불씨는 아직 …' Ⅲ
  • 김성수 객원기자
  • 승인 2007.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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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쇄’ 찬 복직투쟁자들] 코오롱 집단해고자들의 한 맺힌 절규 코오롱 집단 해고된 37명 ‘끝나지 않는 복직싸움’ 사측 “나 몰라라” 장기 투쟁을 벌이고 있는 코오롱 정리해고자들의 한 맺힌 절규가 메아리치고 있다.
한때 극심하게 대립했던 코오롱 노사는 지난해 7월 새로운 노조 집행부가 구성된 이후 갈등은 화해로 전환됐지만, 이 과정에서 해고된 37명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달 30일 민주노총 산하 화학섬유연맹에 따르면 지난 2005년 2월 정리해고 된 코오롱 구미공장 직원들은 경기도 과천 코오롱 본사에서 16개월째 천막농성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이웅열 코오롱 회장 자택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이들의 목적은 단 한 가지. 바로 ‘복직’이다.
코오롱 노사갈등은 지난 2004년 12월 회사가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시작됐다.
사측은 섬유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경영난 탓을 그 이유로 댔지만, 노조 측은 경영진의 부실과 방만 경영으로 위기가 닥쳤다고 맞섰다.
결국 지난 2005년 2월 구미공장 직원 78명이 정리해고 되고, 500여명이 명예퇴직을 해야 했다.
이후 강경 노선을 취해온 노조 측은 정리해고자들을 주축으로 투쟁 수위를 높였다.
급기야 지난해 3월엔 이웅열 코오롱 회장 자택에 무단 진입,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다가 정리해고자 20여명 전원이 경찰에 연행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정리해고자들은 하나 둘씩 지쳐 갔다.
해고무효 투쟁에 참가한 정리해고자는 78명에서 현재 37명만 남은 상태다.
생계 등의 어려움이 겹친 이유에서다.
실제 정리해고자들은 지금까지 온갖 수모와 역경을 겪어 왔다.
사측의 감시는 기본. 방해와 협박, 회유 등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다는 게 정리해고자들의 전언이다.
또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현재 수십 건의 민사·행정소송이 계류 중이다.
부상자도 속출했다.
지금까지 병원에 입원한 정리해고자만 20여명에 이른다.
무엇보다 이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은 무관심이다.
지난해 12월 신임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한 이후 사측은 물론 현장 노조원들마저 이들을 외면하고 있는 눈치다.
노조 측은 “생존을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라고 민주노총 탈퇴 배경을 설명했지만, 이를 지켜본 정리해고자들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사건’이었다.
유영구 민주노총 실장은 “코오롱은 그동안 노동자들에게 수많은 인권유린을 자행해왔다”며 “정리해고자 투쟁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와 희망인 동시에 오늘날 한국 기업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코오롱의 태도는 완강하다.
교섭에 일절 응하지 않을 뿐더러 정리해고자들을 노조원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임추섭 코오롱 부장은 “이들 78명에 대한 정리해고는 노사 합의안에 명시한 인력 감축 방안에 따른 것”이라며 “구미지방노동위원회에 이어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정리해고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김성수 객원기자 top@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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