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IT·인터넷] 공룡 MS, 파이어폭스 공습에 노심초사
[IT·인터넷] 공룡 MS, 파이어폭스 공습에 노심초사
  • 이정환 기자
  • 승인 2006.09.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익스플로러 7.0 출시하며 맞불 … 보안 문제가 관건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여전히 절대 강자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지만 점유율이 최근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다.
모질라 파이어폭스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원스탯닷컴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익스플로러의 시장점유율은 85.2%로 1월보다 0.7% 포인트 줄어들었다.
파이어폭스는 11.8%로 1월보다 0.6% 늘어났다.
파이어폭스가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을 뺏어왔다는 이야기다.
파이어폭스는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의 계보를 잇는 웹 브라우저다.
1990년대 중반 MS의 공세에 밀려 내리막길을 걷던 넷스케이프는 1998년 아메리카온라인에 인수됐다가 2003년 8월 독립해서 떨어져 나와 오픈소스로 전환한다.
오픈 소스라는 건 프로그램의 내부구조가 모두 공개돼 있어 누구나 저작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고쳐 쓰거나 무료로 배포할 수 있게 됐다는 이야기다.
출시 2년도 안 돼 다운로드 2억 건 파이어폭스를 개발하고 있는 모질라 재단은 100%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재단이다.
60여명의 개발자와 2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한글 파이어폭스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윤석찬 팀장을 비롯해 이정민, 박상현, 신정식씨 등 자원봉사자들이 개발하고 있다.
1.5버전까지 출시돼 있는데 최근 2.0베타2 버전이 출시됐다.
정식 버전은 10월 말 출시될 예정이다.
모질라는 올해 8월, 파이어폭스의 다운로드가 2억 건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1.0 버전이 출시된 게 2004년 10월이니까 1년 10개월 만에 세운 기록이다.
캐나다에서는 점유율이 16%를 넘어서기도 했다.
쉽게 무시할 수 없는 점유율이다.
2004년 11월 미국에서는 파이어폭스 사용자 1만명이 모여 25만달러를 모아 <뉴욕타임즈>에 전면광고를 내기도 했다.
MS가 위협을 느낄 만도 한 상황이다.
파이어폭스는 팝업 창 차단 기능을 비롯해 탭 브라우징이나 검색 툴바 등 획기적인 기능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탭 브라우징은 하나의 창에서 여러 웹페이지를 열 수 있는 기능이고 검색 툴바는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도 간단히 검색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파이어폭스의 참신한 기능은 2001년 6.0 버전 출시 이후 5년 가까이 아무런 변화도 없는 익스플로러와 비교할 때 더욱 돋보였다.
파이어폭스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다양한 테마와 확장 기능에 있다.
디자인을 마음대로 바꿀 수도 있고 얼마든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뺄 수도 있다.
실시간으로 날씨를 확인하는 아이콘을 집어넣을 수도 있고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사전이 뜨도록 할 수도 있다.
불필요한 광고나 플래시를 차단할 수도 있다.
얼마든지 마음먹은 대로 웹 브라우저를 뜯어고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파이어폭스 마니아들은 파이어폭스가 철저하게 웹 표준을 지킨다는 것을 강조한다.
MS가 막강한 시장점유율에 기대어 표준을 무시한 액티브X 등을 남용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돋보이는 부분이다.
익스플로러가 윈도즈에서만 구동되는 것과 달리 파이어폭스는 맥킨토시나 리눅스에서도 동일한 화면을 제공한다.
ⓒ파이어폭스제공
MS가 뒤늦게 익스플로러 7.0 버전의 개발을 서두르고 나선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MS는 파이어폭스 출시 이후 팝업창 차단 기능을 포함한 서비스 팩을 내놓기도 했다.
파이어폭스를 의식한 듯 최근 MS가 공개한 익스플로러 7.0 베타2 버전에 탭 브라우징이나 검색 툴바 등 파이어폭스의 고유 기능을 그대로 흉내낸 것도 눈길을 끈다.
MS는 익스플로러의 새 버전을 올해 말 차기 운영체제인 윈도즈 비스타 출시에 맞춰 발표할 계획이다.
MS와 모질라가 경쟁적으로 베타 버전을 발표하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MS가 파이어폭스를 공식 지원하겠다고 제안한 것도 눈길을 끈다.
샘 램지 MS 오픈소스 연구소 소장은 최근 연구소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모질라가 원할 경우 비스타에서 파이어폭스가 잘 구동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MS의 파격적인 제안은 반독점 이슈를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렀다.
반독점 이슈 피하려 적과의 동침 한편, 크리스 벨츠너 모질라 대변인은 역시 파이어폭스 개발자 홈페이지에 올린 답변에서 "MS의 제안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인다"며 "제안이 예정대로 이루어진다면 파이어폭스의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딱히 아쉬울 게 없는 모질라로서는 뜻밖의 반응이었다.
아무래도 비스타가 파이어폭스를 공식 지원하게 되면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MS와 모질라는 올해 말 각각 새 버전의 브라우저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전쟁에 돌입한다.
최대의 관건은 역시 보안 문제. 파이어폭스의 성공도 사실은 익스플로러의 보안 취약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여전히 파이어폭스의 우세를 점치는 분석도 있고 파이어폭스의 강력한 보안은 결국 점유율이 낮기 때문이라는 비아냥도 있다.
파이어폭스의 점유율이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해커들의 공격을 받게 될 거라는 이야기다.
이정환 기자 cool@economy21.co.kr

파이어폭스에 대한 오해

파이어폭스에 대한 오래

한글 파이어폭스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윤석찬씨가 정리한 파이어폭스에 대한 오해 10가지를 요약해 소개한다.

1. 인터넷 익스플로러는 표준을 지키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
익스플로러는 비교적 표준을 잘 지키는 편이다.
문제는 비표준 태그를 쓰는 개발자들이다.
2. 넷스케이프와의 경쟁이 재현됐다.
그렇지 않다.
표준을 무시하던 과거의 경쟁과 달리 지금은 새로운 표준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오히려 표준의 효율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3. 익스플로러 플러그인이나 오페라와 다른 점이 없다.
그렇지 않다.
파이어폭스는 영리적 목적의 개인이나 기업의 소유가 아니다.
파이어폭스는 MS의 독점에 맞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안이다.
4. MS가 대세니까 파이어폭스에서 안 보이는 건 이해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
표준 코드를 쓰면 익스플로러나 파이어폭스에서 똑같이 잘 보이게 만들 수 있다.
파이어폭스에서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해 특별히 시간과 비용을 더 들일 필요는 없다.
5. 파이어폭스 사용자는 우월의식을 갖고 있다.
그렇지 않다.
이들은 비정상적인 환경에서 어렵게 웹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효율적인 웹 환경을 고민하고 전파한다.
우월의식이라기 보다는 자부심이라고 보는 게 맞다.
6.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은 MS 독점 반대주의자들이다.
그렇지 않다.
파이어폭스의 목표는 혁신과 사용자들의 선택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은 신앙이나 신념이 아니라 파이어폭스가 더 편리하고 우수하기 때문에 파이어폭스를 선택하는 것이다.
7. 파이어폭스는 액티브X를 지원할 수 있으면서도 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
파이어폭스는 윈도즈 뿐만 아니라 맥킨토시와 리눅스 등 다양한 운영체제에서 구동될 수 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에 윈도즈의 내부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는 액티브X를 쓸 수 없는 것이다.
8. 파이어폭스는 표준을 따르지 않는 익스플로러의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다.
일부 기능을 지원한다.
일부 기능은 MS와 공동 개발도 하고 있다.
9. 파이어폭스를 쓰면 MS의 독점이 해결된다.
그렇지 않다.
독점이 사용자들에게 이롭다면 옳을 수도 있다.
다만 파이어폭스의 목표는 독점을 막자는 게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10. 파이어폭스 커뮤니티는 폐쇄적이다.
그렇지 않다.
익스플로러의 편중 현상과 표준을 지키지 않는 개발자들을 비판하는 것일 뿐 배타적이지는 않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