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까머리에 교복을 입던 학창시절엔 홍콩느와르의 열혈남성 주윤발이 담배를 입으로 던져 무는 모습에 거울을 보며 흉내를 내기도 했다.
이렇듯 40대의 남성에겐 담배는 남성의 상징이며 강한 힘의 모티브였다.
기억이 또렷하지는 않지만 주변의 여러 친구 녀석들이 이렇게 담배를 피기 시작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련한 추억이고 웃음이 나오지만 정작 담배는 40대 남성에게 가장 치명적인 위협의 존재가 되고 있다.
성인 남성흡연율 45.9%로 감소 최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6개월 동안 성인 남성 흡연자의 비율이 3.3.% 감소했다고 한다.
2004년 12월부터 시작된 급격한 가격 인상에다 엄격한 금연운동, 그리고 웰빙을 추구하는 세태가 힘으로 발휘됐다는 분석이다.
9월에 성인 남성 흡연자의 비율은 45.9퍼센트로 지난 3월 처음으로 50퍼센트 이하로 떨어졌던 49.2퍼센트에서 더 감소했다고 한다.
이 통계는 보건복지부가 남자 1천99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밝혀졌다.
보건부는 흡연자들과 경제부서의 반대를 물리치고 2004년 12월 새로운 세금을 실시해 20가지 담배에 대해 갑당 500원씩을 인상했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흡연율이 11.9퍼센트가 감소한 것으로 통계에 나타났다.
한국의 성인 남성 흡연자 비율은 1980년대에 79.3퍼센트로 악명을 떨치다가 2004년 세금 인상 전까지 매년 겨우 0.9퍼센트 포인트씩 감소해 왔다.
최근 조사에서는 감소세가 청년과 빈곤층에서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월 소득 99만 원 이하 계층의 흡연 인구는 각각 16.7퍼센트와 19.7퍼센트 감소했다.
복지부는 흡연자 비율을 2010년까지 30퍼센트로 줄일 계획이다.
현재 연간 4만명 이상이 흡연과 관련된 병으로 사망하며 복지부문에 연간 10조원이 넘는 비용 부담을 안겨주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금연운동은 복지부 최대 현안과제라 해도 무리는 아닐 듯싶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통계에 따르면 흡연이 직접적인 위험인자로 꼽히는 폐암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 당 28.4명으로 폐암과 함께 대한민국 4대 암으로 분류하는 간암(22.5명), 위암(22.6명), 대장암(12.5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이나 간암에 비해 비교적 사망률이 낮았던 폐암은 이제 전체 암 중에서 사망률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한국인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폐암을 일으키는 첫 번째 위험인자는 담배다.
폐암의 70~80% 이상이 흡연과 관련이 있을 정도다.
담배연기에 포함된 유해성분은 4천여종으로 이중 40여 가지가 발암물질로 확인됐다.
이를 증명하듯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의 평균 발생률이 15~20배 이상 높다.
또 흡연량이 증가하면 폐암의 발생률도 증가하기 때문에 하루 2갑 이상 담배를 피우면 폐암 발생률이 60배 이상으로 증가한다.
물론 흡연 기간이 길면 길수록 폐암 발생률도 높아진다.
최근에는 간접흡연도 폐암 발생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흡연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니코틴 · 일산화탄소가 심장에 치명타 또한 흡연은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위험요소 중에 가장 큰 단일인자이기도 하다.
특히 40대에 일어나는 심근경색증의 원인에는 흡연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흡연이 폐암과 만성 폐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흡연이 심장 및 혈관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담배를 피우면서 고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높다면 심장이나 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성은 훨씬 증가한다.
담배가 심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니코틴과 일산화탄소 때문이다.
담배를 피울 때 니코틴이 심박 수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심장은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다.
설상가상으로 담배에서 나오는 일산화탄소는 심장으로 가는 혈액 속의 산소량을 감소시킨다.
이와 반대로 혈관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항산화제의 농도는 담배를 피울 때마다 급격히 감소한다.
뿐만 아니라 흡연은 심장의 관상동맥과 대혈관의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강력한 위험요인으로 비 흡연일 때보다 위험성이 3~5배 이상 증가한다.
동맥경화증이 오면 혈관이 좁아지고 심장은 좁아진 혈관을 통해 피를 공급하기 위해서 무리가 갈수 있어 심장발작을 일으키기 쉽다.
금연을 하면 폐암과 심근경색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심장병도 담배를 끊으면 그동안 얼마나 오랫동안, 또 얼마나 많은 양의 담배를 피웠는가와 상관없이 발병의 위성은 줄어든다.
금연 후 1년이 지나면 흡연을 하지 않은 사람의 심근경색을 일으킬 위험성과 비슷해진다.
일단, 심근경색을 일으킨 후에라도 담배를 끊으면 그 위험성은 낮아질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금연바람이 불면서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끊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얼마 못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금연을 시도하고 2~3년 동안 유지하다가 다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도 있는데 , 이것은 정말 안타깝게도 그동안 쌓아올린 탑을 허무하게 무너뜨리는 것과 같다.
몸이 이제 막 폐암으로부터 안전해지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담배를 끊으면 3~5년이 지난 후부터 폐암 발생률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15년이 지나면 흡연의 영향이 없어진다.
금연은 지금까지 알려진 폐암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금연운동이 시작되어 약 10~20년이 지나자 폐암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한상오 기자 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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