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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시기 놓치면 키 영영 못 자란다
[건강칼럼] 시기 놓치면 키 영영 못 자란다
  • 윤상구 경희한의원
  • 승인 2007.04.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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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가진 부모 중 대부분이 키는 때가 되면 크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키는 크는 시기가 따로 있다.
어느 날 성장클리닉을 찾은 165cm 정도의 비교적 큰 키의 엄마는 초경 이후 딸아이 키가 안 크고 있어 걱정이 태산이라고 했다.
집안에 작은 사람이 없어서 언젠가는 크겠지 하면서 기다리다보니 초경을 했고 그 이후에도 크지 않아 시기를 놓친 게 아닌지 조급해 했다.
여러 검사를 해본 결과 이미 성장판이 닫혔고 최대한 자라봐야 2~3㎝ 정도라는 말에 엄마는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부모는 물론 집안 식구 모두 키가 큰 경우에도 가끔 이런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클 때만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성장이란 열차는 지나가 버린 후다.
사춘기가 시작된 후 2~3년이 지나고 성장판이 완전히 닫히면 키가 크기는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남녀의 키 성장 시기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사춘기 과정에서 거의 대부분이 이루어진다.
생후 2살 때부터 사춘기 이전까지 키는 평균적으로 1년에 5.5㎝씩 자라고, 사춘기 무렵에는 약 2년간 남자는 7.0㎝, 여자는 6.8㎝씩 자란다.
그 이후에도 키는 조금씩 계속 자랄 수 있으나 남자는 18세, 여자는 16세가 되면 키 성장은 완전히 종결된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성장 치료시기를 결정할 때 남자 아이는 중학교 1학년부터, 여자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반드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례로 2년 전 어머니와 함께 본원을 찾은 중학교 3학년 박모 군은 한눈에 보아도 또래 아이들보다 얼굴 하나 정도는 작은 평균키 이하의 학생이었다.
키 156㎝에 몸무게 50㎏. 아버지는 175㎝, 어머니 162㎝. 때가 되면 크겠지 하며 기다리다가 매년 또래 친구들 보다 키가 크는 속도가 느려서 고민하던 차에 겨울방학 기간 동안 치료를 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검사를 해본 결과 박 군은 선천적으로 위장의 기능이 약해 음식물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고 그로 인해 식욕부진이 와서 키가 크지 못한 경우에 해당했다.
그럼에도 박군은 이미 2차 성징이 시작돼 신체는 벌써 어른 몸을 하고 있었다.
턱수염도 나기 시작했고 겨드랑이 털과 신체의 발달상 사춘기가 많이 진행돼 있었다.
성장판과 호르몬 검사 결과 예상했던 것처럼 성장판도 거의 닫혔고 사춘기도 많이 지났다.
6개월간 치료를 하였지만 2cm 정도밖에 자라지 못했다.
사춘기 진행 상황이나 성장판의 상태를 보면 이 정도만으로도 대만족을 해야 한다고 단서를 붙였다.
그러나 부모의 바람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결과였다.
그나마 효과에 만족하며 치료를 계속 하고는 있지만 약 2년 정도만 일찍 식욕부진과 비위가 약한 증상을 치료했다면 최소한 유전적인 키인 175㎝ 정도까지는 클 수 있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자녀의 키가 또래 아이들 보다 작다면, 언젠가는 크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방치하기보다는 하루라도 일찍 검사를 받아 보게 하는 것이 자녀를 키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하는 현명한 부모일 것이다.
윤상구 경희한의원 하이키성장클리닉 용인ㆍ영통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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