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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중 · 러 밀월관계 갈수록 점입가경
[글로벌] 중 · 러 밀월관계 갈수록 점입가경
  • 박영서 기자
  • 승인 2006.11.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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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드코프 총리, 후진타오 주석 예방 … 원유 등 14개 협력 협정 서명 지난 9일 미하일 프라드코프 러시아 총리가 대규모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최고위급 인사의 방중이다.
프라드코프 총리는 이날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예방했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회담했다.
이날 원유, 전력, 통상 등 모두 14개의 협력 협정에 서명하는 등 양측이 주고받은 보따리는 어느 때보다 풍성했다.
특히 공식발표는 없었으나 이번 회동에서 현재 러시아가 건설 중인 동시베리아 송유관의 중국 지선 건설과 관련한 러시아 측의 의지 표명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밀월관계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양국 정치 지도자들의 상호 방문이 줄을 잇고 경제협력과 문화교류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이제 중국과 러시아는 오랜 갈등의 세월을 지나 동반자 관계로 진입하고 있다.
중국의 오늘을 러시아(구 소련)와 따로 떼어놓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혁명 과정에서 구 소련의 역할은 절대 간과될 수 없다.
구 소련의 코민테른은 헨드리쿠스 마링을 파견해 맹아기에 있던 중국 공산당을 이념적으로 지도했고 마링은 지금까지도 중국 공산당에 의해 영원히 기억돼야 할 외국인으로 꼽히고 있다.
30년대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상당수가 코민테른에 의해 양성된 엘리트였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50년대 이후 양국 관계는 이념적·정치적 대립을 겪으면서 서서히 삐걱거리게 된다.
베이징(北京), 하얼빈(哈爾濱) 등 중국 대도시에 대형 방공호 겸 지하도시인 이른바 ‘디샤청(地下城)’이 많이 건설된 것은 바로 이 같은 대립의 결과다.
79년 이뤄진 중·미 수교도 미국이 구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에 손을 내밀어 만든 작품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 같은 불편한 관계는 구 소련이 해체되기 시작한 90년대부터 다시 변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동맹 수준이 될 정도로 밀접해지고 있다.
지난해 8월과 9월에 걸쳐 산둥(山東)반도와 서해에서 실시된 양국 합동 군사훈련은 이를 방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양국의 군사합동 훈련은 정례화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보고 있다.
또한 앞으로도 계속 될 중국의 러시아제 무기 수입 붐도 양국 관계에 불고 있는 훈풍을 웅변해주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중이 지난 6년 동안 무려 4차례나 이뤄진 사실은 더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 이다.
물론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연해주 등 극동 러시아에 중국인들이 몰려들면서 사회·정치적 긴장이 일고 있는 것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해주에 정착한 중국인의 수가 공식적으로 25만명을 넘고 불법이민자 등 장기 체류자까지 포함하면 그 몇 배가 될 것이다”라면서 “중국인들이 러시아인을 몰아내고 주인 자리를 차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영서 기자 py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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