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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취업난 심각, 원조 ‘이태백’ 나올라
[글로벌] 취업난 심각, 원조 ‘이태백’ 나올라
  • 박영서 헤럴드경제 기자
  • 승인 2006.11.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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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졸자 30% 구직에 실패할 듯 … 124만명이 실업 상태 빠져 중국의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올해 중국의 대학 졸업생 가운데 약 30% 정도가 구직에 실패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도 내년쯤이면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란 말이 유행할지도 모르겠다.
올해 전국 각 대학에서 졸업하는 학생들의 수는 작년보다 75만명이나 늘어난 413만명에 이르지만 현재까지 일자리를 찾지 못한 졸업생은 124만명에 달한다.
무려 30%가 취업을 하지 못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정이 이런지라 요즘 대학가에는 ‘졸업이 바로 실업’이라는 자조의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심지어 일부는 상당 기간 동안 월급이 없는 이른바 ‘링궁즈(零工資)’ 자리라도 받아들이겠다는 의욕이지만 이마저도 쉽지는 않다.
취업한 졸업생들도 행복한 것은 아니다.
과거처럼 임금이 많지도 않고 구조조정의 위험에 시달려야 한다.
실제로 대졸자의 초봉이 월 2천위안(약 24만원)을 넘는 경우가 드물다.
이처럼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공무원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한때는 ‘철밥그릇(鐵飯碗)’이라고 다소 비하했던 공무원 자리를 지금은 ‘황금밥그릇(金飯碗)’으로 높여 부를 정도다.
최근 마감된 전국공무원 채용시험에는 1만2천명 모집에 50여만명이 응시해 평균 4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국가방송영화총국의 인사관리 부문은 2명 모집에 7,914명이 응시해 3,957대 1 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지난해 공무원 시험에서는 1천대 1 이상이었던 것은 5개 부문이었지만 올해 1천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인 부문은 무려 11개에 이른다.
신화통신은 이처럼 대졸 구직자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한번 공무원이 되면 사실상 평생 보장이 되는 데다 권한은 강하고 책임은 작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심지어 장례업계에도 고학력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홍콩의 원후이바오(文匯報)에 따르면 광둥(廣東)성 성도인 광저우(廣州) 시립 장례식장 신입직원 모집에 대졸자는 물론 석사 학위 소지자가 대거 지원했다.
시체화장과 묘지판매 등 17개 직종, 23명의 신입 직원을 선발하는 데 10여명의 석사를 비롯해 총 178명의 대졸자(대학원 졸업 포함)가 응시했다.
대학 졸업 학력이 무색할 지경이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연평균 10%씩 급성장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넘쳐나는 노동력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 졸업자들은 해마다 쏟아지지만 대졸자를 요구하는 일자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중국의 공식적인 실업률은 4.1%로 나타났지만 실제 실업률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고 뚜렷한 대책은 없다.
대학 당국과 노동사회보장부가 대졸자들의 취업률 제고를 위해 취업박람회 개최 등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상황은 좋아지지 않고 있다.
농촌 인구의 노동시장 유입 증가, 자본집약적 산업으로의 구조전환, 국유기업 개혁 등의 구조적인 원인으로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박영서 헤럴드경제 기자 py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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