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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칼럼] 어린이 시력검사 왜 중요한가
[전문의칼럼] 어린이 시력검사 왜 중요한가
  •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
  • 승인 2006.12.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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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 있어도 말로 제대로 표현 못해… 6살 될 때까지 매년 검사 받아야 ‘우리 몸이 천 냥이면 눈이 900냥이다’라는 말도 있고 ‘눈은 마음의 등불’ ‘눈으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하는 괴테의 말처럼 눈은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하면서 눈이 처한 환경이 나빠지고 있는데 텔레비전, 비디오 등 영상매체가 발달되어 있고 컴퓨터를 안 쓰는 곳이 없을 정도로 급속히 보급되어 있어서 갈수록 눈이 혹사당하고 있다.
매년 ‘눈의 날’에는 전국의 모든 병, 의원 안과에서 오후 2시~5시까지 취학 전 아동(5~6세)에게 무료로 시력 검사와 시력 상담, 굴절검사, 조절마비 굴절검사, 안경처방을 해준다.
아이들의 시력은 대개 6살이 되면 발달이 멈추므로 안과질환이 있는 아이들은 반드시 취학 전에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행 제도로는 초등학교 3학년이 돼서야 학교에서 첫 집단 시력검사를 받게 되므로 시력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또 자기 증상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에게서 이상을 발견해 내기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그러므로 6살이 될 때까지 매년 안과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미국, 핀란드 등지에서는 미취학 아동에 대해 매년 1회씩 의무적으로 안과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야 첫 시력검사를 하기 때문에 그 때 안과 질환을 발견하면 이미 시력발달이 멈춘 뒤여서 시력 개선이 어려워진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이미 시력발달이 멈췄기 때문에 그 때 질환을 발견해서 치료해도 도움이 안 된다.
출생 후 3개월, 6개월, 1살, 3살 때부터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좋고 3~4살부터는 말을 할 수 있게 되므로 그림이나 숫자를 이용한 시력을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말을 못하는 유아의 안질환과 시력을 알아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어린이들의 시력 보호를 위해서는 국가적 사업으로 조기에 시력검사를 해야 하고, 부모들도 자녀의 시력보호를 위해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나중에 자녀의 시력이 회복될 수 없는 약시라는 사실을 알고 돌이킬 수 없는 절망감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부모들은 대개 자녀가 안경을 쓰는 것을 싫어한다.
더욱이 안경을 쓴 부모들은 자식만이라도 안경을 안 썼으면 한다.
그러나 막연한 바람보다는 시력에 대해 올바로 알고 적절히 대처하는 게 더 현명하다.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어른처럼 1.0의 시력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태어나서는 물체를 어렴풋이 감지할 정도며, 6개월 땐 0.1, 한 살 때는 0.2, 두 살 때는 0.3 정도다.
6살쯤 돼야 1.0의 시력이 나온다.
태어날 때부터 계속 발달하는 시력은 6살이 돼야 완성된다.
그러나 이 시기에 정상적인 시력 발달을 막는 눈의 이상이 있다면 발달이 정지되며, 성인이 되서 아무리 애써도 회복하지 못한다.
이런 현상을 약시라 한다.
대표적인 약시의 원인은 사시와 부동시이다.
사시인 아이는 정면을 보는 눈만, 부동시인 아이는 잘 보이는 눈만 계속 쓰기 때문에 다른 쪽 눈 시력은 발달이 안 되어서 약시가 된다.
눈꺼풀이 처지면서 눈에 적당한 자극이 들어오지 않아 약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각막염이나 홍채염, 선천성 녹내장, 망막박리, 시신경질환이 있을 때도 시력 발달이 멈춘다.
이런 원인들을 빨리 발견해서 치료해 줘야 약시를 막을 수 있다.
6~7살이 지나서 일단 시력이 완성된 후엔 부모들은 자녀 시력에 너무 민감해할 필요는 없다.
아이들이 텔레비전 앞에 바짝 다가가 본다거나 어두운 곳에서 책을 읽으면 눈이 나빠진다고 야단치는 엄마들이 많다.
또 아이들이 안경을 쓰면 눈이 더 나빠진다고 여기고 눈이 나빠도 안경을 맞춰주지 않는 부모들이 많다.
그러나 안경을 쓴다고 나빠지거나 안 쓴다고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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