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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시장 팽창은 ‘세계적’ 실효성은 ‘낙제점’
[진단] 시장 팽창은 ‘세계적’ 실효성은 ‘낙제점’
  • 김참 서울금융신문 기자
  • 승인 2007.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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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CMA, 구원투수 맞나] 수탁고, 은행 일반예금 위협 수준 … 대부분이 허수계좌와 단기자금 세계적 투자은행 메릴린치가 소매금융의 강자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모든 금융거래의 출발이 월급통장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착안해, CMA(Cash Management Account · 자산관리계좌)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들도 미국의 메릴린치를 벤치마크 해 너나없이 CMA 시장에 뛰어들며,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현재 CMA를 출시한 증권사는 약 18개사로 종합증권사라는 간판을 내건 곳은 대부분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부터 증권사들의 CMA 출시가 이어지면서 현재 증권업계 CMA 수탁고는 16조원을 넘어섰다.
계좌 수도 240만개에 육박하는 등 은행의 일반예금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외형적인 성장과 달리 실효성에 있어서는 낙제점 수준이다.
투자자들에게 증권사 CMA가 월급통장 개념이 아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잠시 머물러 있는 자금의 정거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MA를 통해 은행의 소매금융시장에 진출해 안정적 수익 기반을 창출하려던 증권사들의 전략이 빗나간 것이다.
이는 당장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투자자들이 투자 대상이 마련되기 전까지 잠시 자금을 넣어두는 고금리 단기상품 정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CMA를 통해 연계되는 주식 위탁매매와 각종 금융상품 가입 등 실질적으로 증권사에 수익이 될 수 있는 부분으로 옮겨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증권사들은 고객이 은행에 자금 이체 시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으며, 카드사에 체크카드 발급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는 등 오히려 ‘돈 안 되는 상품’으로 평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은행의 월급통장 잔고가 평균 100여만원 안팎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증권사 CMA계좌당 평균 잔고가 너무 높다.
증권사 CMA의 계좌당 평균 잔고는 1천만원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은행의 예·적금 상품을 대체한 고금리 상품으로 전락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증권의 경우 CMA 계좌당 평균잔고가 1,350만원으로 은행권으로 따지면 정기예금 성격이 짙다.
현대증권과 한화증권 등도 평균잔고가 1200만원 수준이며 삼성증권도 1천만원, 미래에셋증권도 742만원이다.
그나마도 증권사들의 CMA 캠페인을 통해 만들어진 허수계좌 등을 제외하면 계좌당 평균 금액은 이보다도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나마 CMA를 처음 출시한 동양종금증권의 경우 처음 의도에 가장 충실하게 활용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계좌당 350만원 수준으로 실제 월급통장에 가까운 형태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양종금증권의 경우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잔고와 고객 수를 유치한 증권사와 달리 수 년 전부터 서비스와 편의에 의해서 가입했던 고객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월급통장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분석.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CMA가 초기 취지와는 달리 월급통장 유치보다는 정기예금 고객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CMA를 통해 위탁매매 펀드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기보다는 고금리의 유혹으로 이동한 고객들이 대부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분간 CMA에 대한 증권사들의 부가 서비스와 고금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재 CMA 고객들의 연령층이 사회 초년생과 대학생 등 20대와 30대가 전체 계좌에서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미래의 금융주체인 젊은 층 비율이 높다는 점은 향후 자본시장통합법 이후 증권사들의 자산관리 서비스와 사업 영역 확대 등 미래 수익 확보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참 서울금융신문 기자 charm79@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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