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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뷰티] 우리 아이가 벌써 어른이 됐어요?
[헬스&뷰티] 우리 아이가 벌써 어른이 됐어요?
  • 이순용 기자
  • 승인 2007.05.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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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조숙증' 어린이 해마다 증가 … 생약성분 투여로 성 호르몬 조절 “선생님, 저희 딸이 이제 겨우 초등학교 2학년인데 가슴이 많이 나왔어요. 체육시간에 운동을 하면 가슴이 흔들려 아이들이 놀린 데요.” 한 성장전문 한의원의 진료실 풍경이다.
이 어머니의 말에 의하면 자신의 성장기와 비교했을 때 요즘 아이들은 너무 빠르게 성숙해서 다른 엄마들도 고민이 많다고 한다.
실제 이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들은 5년 전만 해도 남녀 비율이 5:5였는데 현재는 여학생들이 빨라진 사춘기로 인해 초경을 지연시키고 싶다는 환자가 전체 성장환자의 80% 이상을 차지 할 정도로 늘어났다고 한다.
얼마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조기성숙증 어린이들은 2001년 1158명에서 2005년 5274명으로 5년 사이 4.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 위생용품 회사의 조사에서도 초경 연령이 1977년 15.5세, 1996년 13.2세, 2003년에는 12.2세로 나타났다.
불과 7년 만에 초경 나이가 1년, 30년 전에 비해서는 무려 3.3년이 앞당겨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소 빨라진 사춘기가 성 조숙증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성 조숙증 이란 여자 아이는 8세 이전에 2차 성징 징후인 가슴이 나오거나 젖 몽우리가 생기며 10세 이전에 생리를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남자 아이는 10세 이전에 고환이 발달하고 음모가 생기는 증상을 말한다.
이러한 성 조숙증은 뇌하수체의 이상이나 뇌종양, 난소 물혹, 고환의 종양, 터너증후군 등에 의한 심각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현재 환경과 생활 습관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되는 다소 빨라진 사춘기나 조기성장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사춘기가 빨리 찾아올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키의 성장 과정이다.
사춘기가 빨라지면 성장판도 빨리 닫혀 키가 자라는 과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초경이 시작되면서 6개월 정도가 지나면 여성호르몬의 상태가 상당한 양에 이르게 되고 이로 인해 성장판이 닫히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초경 이후에 평균 5~8㎝ 정도밖에 안 크기 때문에 초경이 빠르다면 최종 예측키는 작아 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춘기가 빠른 아이들이 별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어른이 됐을 때 여아는 150㎝, 남아는 160㎝ 안팎에 저신장이 될 수 있다.
또 너무 어린 나이에 사춘기가 오면 정신연령은 어린데 신체는 성숙함에 따른 정서적인 문제와 성격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생리를 할 때 생식기가 완전하지 못해 극심한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심할 경우 조기 폐경에 이를 수도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당뇨병이 생기면 혈당을 낮추고 고혈압이 오면 혈압을 낮춰주는 것처럼 사춘기가 또래보다 확연히 빠를 경우 정상적인 속도로 맞춰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경이 시작이 되고 2~3년이 지나면 성장판은 완전히 닫히게 되고 키 성장은 종료된다.
때문에 조기성숙 증세가 보이면 검사를 통해 치료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
양방의학에선 성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성선 자극 호르몬을 억제시키는 주사제를 사용한다.
이 치료제를 사용하면 성 호르몬 수치가 눈에 듸게 낮아져 초경을 늦출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본래 전립선암이나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에 쓰이는 항암치료의 보조 치료제여서 어린 아이에게 사용할 시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한방에서도 최근 양방 주사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치료법을 내놓고 있다.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은 “율무와 인진 등 여성호르몬 수치를 낮추는데 도움을 주는 한약재에서 추출한 생약성분(EIF)을 조기 성숙증 여자 어린이 148명에게 적용한 결과, 여성 호르몬은 평균 16.1% 감소한 반면 성장 호르몬은 17.8% 증가했으며 키는 월평균 0.6㎝가 크는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과 생활습관에서 오는 현대병인 만큼 철저한 생활습관 관리만으로도 사춘기를 늦출 수 있다.
박 원장은 “콜레스테롤과 트랜스 지방 함유량이 높은 음식은 피하고, 매일 1시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비디오 등을 통한 정서적인 자극을 최대한 피하고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는 생활도 멀리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한다.
향후에 이 세대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갈 어린아이들에게 키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라도 조기성숙의 문제는 반드시 해결을 해야 한다.
풀지 못할 숙제로 남겨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순용 기자 leesy@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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