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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그들만의 특별한 ‘성공 방정식’ ①
[커버스토리] 그들만의 특별한 ‘성공 방정식’ ①
  • 김은지 기자
  • 승인 2007.05.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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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를 포착하고 전략적 제휴 통한 사업 다각화 이뤄" 외국계 장수기업의 성공에는 ‘기회 포착’ ‘사업 다각화’ ‘가치 공유’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선 이들은 ‘기회포착’에 일가견이 있다.
위기 상황 속에서도 고삐를 부여잡고 호시탐탐 ‘성장 기회’를 노린다.
외환위기 당시 외자 기업이 물밀듯이 빠져 나간 상황에서 한국바스프는 오히려 공격적 인수 합병(M&A)을 단행했다.
효성바스프 및 한화바스프우레탄 지분 인수, 대상 라이신 사업 인수, 동성화학 폴리올 사업부 인수 등 굵직굵직한 M&A를 97년과 98년 상반기에만 4차례 성사시켰다.
한국바스프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진행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2006년 6월과 7월 엥겔하드와 바스프건설화학, 존슨폴리머를 차례로 인수하는 등 잠재력 있는 시장을 찾아 수익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전략적 M&A’를 구사한 한국바스프는 지난해 순익만 1300억원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1990년부터 2005년까지 총 15억유로를 투자하면서 한국바스프는 내수 시장의 고용창출에도 이바지했다.
현재 한국바스프의 1100명 직원 중 외국인은 4명(독일인 3명, 일본인 1명)명에 불과하다.
한국바스프의 디트리히 폰 한스타인 관리 부문사장은 “한국 근로자의 자질이 탁월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높다는 부정적인 측면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말한 바 있다.
△제조업에 대한 투자는 공장설립 이외의 목적으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어 공장설립에 대한 투자금액과는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음.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어 공장설립에 대한 투자금액과는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음. ( )내는 비중, 자료원 산업자원부(2007년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 동향)
한국IBM 역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13개사를 합병, 총 48억원을 투자했다.
2004년 IBM 본사는 한국IBM 유비쿼터스 컴퓨팅연구소(UCL)를 지원하기 위해 2년간 매년 4백만 달러를 지원했다.
IBM, 사업 다각화로 수익구조 이뤄 승률을 높이기 위한 글로벌 장수 기업의 또 다른 전략은 ‘사업 다각화’다.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 바구니에 계란을 쓸어 담지 마라’는 말은 글로벌 비즈니스계의 불문율이기도 하다.
한국IBM은 ‘관련 분야 다각화(related diversifier)’를 통해 지속적 성과를 냈다.
더 이상 컴퓨터 회사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한 한국 IBM은 차세대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온디맨드 사업’에 착수했다.
국내 대학 및 연구기관에서부터 대기업 및 벤처기업 등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폭넓은 IT 솔루션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무한벤처투자조합’ ‘중소기업리엔지니어링 센터’ 등 벤처 및 중소기업을 지원, 중소 기업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IT와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밀접히 결합되는 환경에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한국IBM의 전략은 주효했다.
비즈니스와 기술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가치사슬은 쟁쟁한 IT기업이 할거하는 국내 시장에서 IBM의 시장점유율을 늘렸기 때문이다.
탄탄한 수익은 수출지원 활동으로 이어져 한국의 대외무역수지 개선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1987년 이후 한국 IBM은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IBM 해외지사로 평균 15억불 이상 수출에 성공, 국내 경상수지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선택과 집중'을 기반으로 한 포트폴리오 전략은 다각화된 사업 부문의 시너지를 창출한다.
고부가가치의 신규 사업 분야를 집중 육성하되, 관련 사업을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광범위한 기간 사업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한 한국지멘스는 ‘각 사업부문에서 1위 내지 2위의 자리를 차지하는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한국지멘스는 지난 5년간 에너지와 환경, 자동차, 헬스 케어 등을 미래 핵심 사업으로 규정하고, 국내 생산 시설 및 연구 개발(R&D) 분야에 총 6143억원을 투자했다.
역동적인 한국 시장 환경에 맞는 비즈니스를 개발, 탄탄한 성장세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과학계에서는 한국지멘스가 다산네트웍스, 초음파기술 등 국내 R&D연구 개발에 과감한 베팅을 함으로써 국내 R&D부문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교우위가 그리 크지 않은 사업은 단호하게 매각하고 성장 가능성이 농후한 사업에 집중 투자하는 포트폴리오 관리는 글로벌 기업의 미래 예측기업인 ‘시나리오 싱킹’을 통해 체계화된다.
이른바 선견지명을 통해 미래 가치를 철저하게 따진 후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호라이즌 2020미래의 모습’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경영 시나리오를 수립했던 지멘스나 한국IBM이 한국 비즈니스 환경을 전망한 IBM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지멘스 연구소
가치 공유로 시너지 효과 극대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내외 혁신적 아이디어와 지식을 파트너들과 과감히 ‘가치를 공유’하는 것도 외국계 장수기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다.
기술 공개를 통해 자사의 기술력을 시장에서 검증받는 동시에 재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려는 다목적 포석으로 볼 수 있다.
국내 대학 및 연구 기관과 대규모 R&D 컨소시움을 계획 중인 한국지멘스와 국내의 우수한 학자들의 연구를 지원하는 ‘Faculty program’을 도입한 한국IBM이 그 예다.
이처럼 최근 외국계 장수기업들은 자체 기술력 강화보다는 다양한 사내외 기술의 컨버전스를 통해 투자 대비 효율을 높이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외국계 장수기업은 크고 작은 기업들을 M&A하며 외부적으로 확장하는 반면에, 내부적으로는 ‘개방형 혁신 시스템’을 지향한다.
‘작고 빠른 것이 큰 것을 이기는’ 오늘날 기업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제스처로 해석된다.
대표적인 예가 한국IBM의 ‘글로벌 통합기업(GIE globally integrated enterprise)’모델이다.
‘글로벌 통합기업’이란 세계 각국의 ‘작은 IBM들’을 운영하던 ‘다국적 기업 모델’이 아닌, 현지 시장의 전략, 관리, 운영을 수평적으로 통합한 ‘개방형 수평 시스템’을 의미한다.
소비자 환경 중심의 글로벌 환경에 맞는 조직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이 모델의 장점이다.
현재 개별적으로 운영되던 세계 각국의 ‘미니 IBM들’은 ‘글로벌 통합기업’이라는 단일화된 하나의 채널로 관리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통합기업 모델'은 현지 법인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유연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기업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김은지 기자 guruej@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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