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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아메리칸 드림]미국 '부의 세습' 영국이어 두 번째
[글로벌/아메리칸 드림]미국 '부의 세습' 영국이어 두 번째
  • 김은지 기자
  • 승인 2007.06.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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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킹스연구소 EMP보고서 … ‘아메리칸 드림’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경기 호황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산층의 가계 소득 성장률이 3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 이전 세대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한 국가의 경제적 유동성 정도를 나타내는 ‘경제적 이동가능성(economic mobility)’에서 미국은 독일,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브루킹스연구소, 헤리티지재단, 퓨(PEW) 자선기금, 미국기업연구소(AEI), 도시연구소 등 미국의 주요 싱크탱크가 참여한 ‘경제 이동성 프로젝트 (EMP)’에 따르면 2004년 미국 30대 남성 직장인의 연간소득은 3만 5천달러에 그쳤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이는 이전세대 (1974년)의 4천달러에 비해 12%가량 줄어든 수치다.
10년 전만 해도 30대 남성의 수입 중간치는 3만 2901달러로 30년 전에 비해 5%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EMP 자료에 따르면 1947년부터 74년 사이 생산성과 가계소득 중간치는 모두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그러나 1974년부터 2000년 사이 생산성은 56% 증가한 데 비해 가계소득 중간치는 29%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생산성이 16% 증가한 2000년~2005년에는 가계소득 중간치가 2%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MP보고서는 소득 증가율이 생산성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로 ▲최상위 소득 증가 ▲이윤율 상승 ▲연금 및 사회보험 등 비급여성 혜택 증가 ▲가정당 평균 임금 근로자 수 감소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한 세대의 소득이 이전 세대의 소득보다 늘어나는 비율을 나타내는 ‘절대적 이동성’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꾸준히 높아졌지만 1970년대 이후 역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사벨 소휠 브루킹스 선임연구원은 “미국인들의 소득 증가율이 생산성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등 경기 호황에도 불구하고 미국민 대다수가 덕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부의 유동성과 경제적 이동성을 조사하기 위해 세대 간 소득 스펙트럼 변화를 측정해 본 결과, 지난 30년간 미국 사회 내 ‘아메리칸 드림’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진국을 대상으로 세대 간 부의 유동성 정도를 측정한 ‘상대적 이동성’ 조사에서도 미국은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 부의 이동성’이 가장 높은 국가는 덴마크로, 미국보다 3배가량 높았다.
釉??? 핀란드, 캐나다, 스웨덴, 독일, 프랑스 등이 뒤를 이었다.
소휠 연구원은 “세대에 걸쳐 부의 상층 사다리로 올라갈 수 있는지의 여부를 나타내는 ‘상대적 이동성’ 측면에서도 미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폐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얼마 전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미국식 자본주의에 의한 양극화’ 경고에 이은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월 벤 버냉키 의장은 오마하 상공회의소 초청 연설에서 “ 지난 30년간 심화된 양극화로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인 역동성이 위기에 처했다”라며 “이는 노력하면 누구나 부를 거머쥘 수 있다는 미국사회의 ‘아메리칸 드림’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경고했다.
김은지 기자 guruej@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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