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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구글의 여유
[커버스토리]구글의 여유
  • 김은지 기자
  • 승인 2007.06.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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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한국 유저 만족시킬 것” 구글 역사상 최초로 첫 페이지를 한국 유저에 맞춰 바꿔 ‘세계 인터넷시장 점유율 64.9%, 인터넷 유저 80% 이상 접속, 한 달 평균 접속자 수 4억 7천500만 명. 55개국 35개 언어로 검색 결과 지원.’ 매년 8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는 구글의 성적표다.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6%, 58.0% 증가한 36억 6천만달러와 12억 2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50조원. 가로 10cm 세로 1cm 직사각형 검색창 하나로 세상을 평정한 구글도 정복하지 못한 곳이 있다.
바로 한국 인터넷 시장이다.
2000년 9월 한글 검색 서비스를 시작으로 한국에 진출한 구글은 줄곧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내 MS는 지난 7년 내내 2~5%에 머물렀다.
해외시장에서만 50% 이상 점유하는 구글로선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표다.
일본에서만 해도 야후와 쌍두마차로 40%대를 거머쥐고 있고 중국에서도도 20%선으로 명목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구글은 한국시장의 가능성에만 초점을 맞춘 채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구글의 저조한 성적은 투자가 없었기에 당연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구글은 장기적으로 한국 유저를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할 겁니다.
” 구글코리아 관계자의 말이다.
구글은 한국 진출 7년 만인 올해를 ‘구글코리아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해 10월 R&D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올 4월 본사에 의존하던 구글코리아 조직을 한국책임자로 재정비했다.
최고의 오피스 환경 조성을 위해 사무실도 강남 파이낸스센터로 이전했다.
정확히 한 달 뒤인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에릭 슈미트 회장은 본사 기술진과 구글코리아의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 개편한 한국 사이트를 선보였다.
구글 첫 화면에 7가지 이미지 아이콘을 넣은 ‘KoreaUI(유저인터페이스)’는 ‘구글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혁명’이라 불릴 만큼 큰 반향을 일으켰다.
IT관계자들은 KoreaUI가 ‘바로가기’에 익숙한 한국 유저의 니즈를 고려한 구글의 야심작으로 보고 있다.
구글 본사의 전폭적인 지지에 구글코리아 관계자들도 놀라는 눈치다.
구글코리아 정김경숙 홍보책임자는 “KoreaUI는 “98년 창립 이후 단 한 번도 바꾸지 않은 구글의 첫 화면을 한국 유저만을 위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은 구글로선 엄청난 일”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한국 유저만을 위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구글에게 한국시장은 어떤 매력이 있을까. 구글 관계자는 한국 시장의 장점으로 ▲‘세계 5위’라는 국내 온라인 광고시장 ▲세계적으로 우수한 국내 과학인재 보유 ▲탄탄한 기술 플랫폼과 세련된 유저를 꼽고 있다.
‘개방, 웹 민주주의, 빠른 유저 인터페이스’로 집약되는 구글의 웹 철학은 국내 제휴사와의 파트너십으로 시너지 효과를 누렸다.
모바일 검색 분야 제휴를 위해 삼성전자, LG전자와 손을 잡고 다음, SK텔레콤, 옥션 등 국내 대표 IT업체와 차례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한겨레신문, 조선일보, ZDNet Korea도 구글애드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구글은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방식에서도 비즈니스 모델을 중시하는 다른 회사와 다르다는 것을 내세운다.
“오직 사용자가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만 집중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구글은 네이버, 다음, 야후 등 경쟁자와의 대립구도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구글코리아 R&D 총괄 조원규 사장은 “구글의 철학은 경쟁자가 아닌 유저에게 있으며, 지난 몇 년간은 한국 유저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시기였다”고 밝혔다.
‘유저를 만족시키면 수익과 시장점유율은 자연히 따라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일찌감치 터득한 구글의 노련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은지 기자 guruej@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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