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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관세 2% 내려봤자 기름값 ‘요지부동’
[커런트]관세 2% 내려봤자 기름값 ‘요지부동’
  • 이윤찬 기자
  • 승인 2007.06.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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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석유사 시장점유율 1%도 안돼 … 관세인하조치는 생색내기식 ‘정치쇼’ 비난 재경부가 발표한 ‘수입 석유제품 관세율 2% 인하조치’를 두고 의문이 일고 있다.
과연 ‘효과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 조치는 휘발유·경유·등유 등 수입 완제품에 적용되던 5% 관세를 3%로 내려 기름값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재경부는 “관세를 인하하면 수입 휘발류 1ℓ 당 가격이 10원 가량(6월 첫째주 기준 580원→570원) 낮아질 뿐 아니라 국내 정유사와 수입사간 경쟁을 유발시켜 추가 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정유사와의 경쟁 ‘공염불’ 하지만 국내 석유수입업계의 견해는 크게 다르다.
‘민심환기용’ 정치쇼에 지나지 않는다고 목청을 높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관세인하책을 통해 기름값을 안정시키려면 수입석유사가 일정한 점유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관세인하가 기름값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령 100ℓ가 수입되면 1천원이 인하되는데 그치지만 1천ℓ가 수입되면 1만원이 내려가는 식이다.
그러나 국내 수입석유사들은 대부분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업체수는 39개에 불과하다.
그 가운데 실질적으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업체는 단 6개뿐이다(표1 참조). 무려 30여개가 형식적인 등록상태만 유지하고 있는 ‘유령 석유수입사’라는 얘기다.
한국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폐업신고를 한 업체가 10여개 가량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년 석유수입사의 폐업신고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유수입사의 시장점유율도 형편없는 수준이다.
한국석유공사의 ‘2006년 석유류 수급통계’에 따르면 석유수입사들의 수입실적은 휘발류의 경우 0배럴, 시장점유율은 0%이다.
등유(난방용)과 경유는 총 190만 배럴이 수입됐고, 시장점유율은 0.8%에 불과하다(표2 참조). 이는 국내 하루 석유소비량(210만 배럴)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석유수입사의 실적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는 반증이다.
‘관세를 인하해봤자 기름값에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석유수입사들의 호황기 때는 시장점유율이 8% 가까이 올라간 상태였으나 현재는 유령 석유수입사들만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관세차등화가 실시돼 가격경쟁력에 문제가 생긴 이후부턴 석유수입사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수입석유에 대한 관세를 2% 인하해 봤자 소비자들에게 무슨 혜택이 돌아가겠는가”라고 불만을 내비쳤다.
‘수입 석유제품 관세율 2% 인하책.’ 과연 이 조치가 치솟은 기름값을 잡는데 특효약이 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이윤찬 기자 chan4877@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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