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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오픈마켓서 외면 받는 중소기업
[오피니언]오픈마켓서 외면 받는 중소기업
  • 이코노미21
  • 승인 2007.06.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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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한국온라인쇼핑협회(KOLSA)가 발표한 2006년도 온라인 쇼핑업계 매출 동향에 관한 자료에 의하면 옥션, 지마켓 등을 필두로 한 국내 메이저 7대 오픈마켓 사업자들의 전년도 성장률과 거래액이 각각 58.3%, 4조8천억원에 이르렀다고 한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일반 인터넷 쇼핑몰과 TV홈쇼핑의 성장률과 거래액은 각각 13.2%, 3조6천억원 및 5.7%, 3조5천억원에 그쳐, C2C(판매자와 소비자의 직거래방식)로 지칭되는 오픈마켓 사업모델이 바야흐로 국내 통신판매 분야의 명실상부한 제왕으로 등극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픈마켓의 성장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겠으나, 우선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광범위한 상품의 종류 및 수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한 것이 이른바 롱테일(Long-tail) 개념이다.
국내에서는 2005년 이미 상품 수 200만개를 돌파한 옥션의 경우가 롱테일의 전형(proto type)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옥션에 가면 없는 게 없다”라는 인식을 소비자의 뇌리에 각인시키기에 충분한 양이었고, 현재도 판매자 수의 증가에 따라 상품 수가 지속적으로 순증하고 있어 이런 인식을 더욱 공고히 해주고 있다.
이러한 오픈마켓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유통단계의 최소화’다.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생산자 또는 판매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날 수 있는 접점을 최소의 수수료만을 취하는 온라인 플랫폼의 형태로 제공, 다수 판매자들의 가격 인하를 촉발함으로써 단 시간 내에 가파른 성장을 구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인터넷 종합쇼핑몰에서 담당자가 상품을 일일이 선별해 고정된 가격에 판매했던 방식과 달리, 시간적인 절약 및 고정비용 감소를 이끌어내 보다 많은 상품을 보다 빨리, 보다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오픈마켓의 성장의 이면에도 그늘은 있다.
바로 중소기업을 위한 자리가 넉넉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입점하더라도 오픈마켓 사이트 내에 광고를 하지 않으면 매출을 올리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오픈마켓은 그 자체가 롱테일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나 중소 브랜드들은 사이트 메인 또는 카테고리 등 고객의 유입이 많은 접점에 광고를 하지 않으면 수백, 수천의 유사한 상품 중 자신의 상품이 노출되고 또 구매로 전환될 확률이 극히 낮다는 점을 체험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픈마켓 사업모델 자체가 상품의 품질을 사전 혹은 사후에 제어하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정제된 상품이나 심화된 정보를 획득하기가 어려워 높은 구매만족도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품질 면에서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들임에도 불구하고 취약한 자본력으로 인해 제대로 홍보나 마케팅을 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판로 개척에 실패하고 사장되는 상황은 오픈마켓에서 뿐만이 아니다.
이들 제품들은 날로 대형화되고 있는 종합쇼핑몰과 TV홈쇼핑에서도 외면 받고 있다.
이곳 또한 인지도 높은 대기업 및 중견기업의 제품 중심으로 노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 제품들은 입점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좋은 상품을 가지고도 판로 개척에 애로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소비자들에게 다양하고 가치 있는 상품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합리적인 구매를 유도하는 움직임들이 최근 인터넷 쇼핑몰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의 장점만을 결합해 입점 수수료를 최대한 낮추고 질 좋은 중소기업의 상품들을 자세히 소개하는 인터넷 라이브 홈쇼핑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할 만한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이용자 수가 3천 3백만명에 이르고 인터넷 비즈니스가 활발한 인터넷 강국이다.
우수한 품질의 중소기업 제품을 정확하고도 신뢰성 있는 정보와 다면적인 판매기법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차세대 전자상거래 모델이 곧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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