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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증시/투자] 정현준과 현대건설 부도설의 교훈
[IT증시/투자] 정현준과 현대건설 부도설의 교훈
  • 이원재 연구기자
  • 승인 2000.1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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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준이라는 머니게이머가 검은 돈의 힘을 빌려 인터넷 벤처기업을 매개로 벌이려던 추악한 게임이 장안의 화제가 됐던 한주간, 주식시장은 여기에 화답(?)이라도 하듯 맥을 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가 동반하락했고, 증권거래소의 대형 IT 종목들이 힘을 잃어 거래소 IT지수가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닥 닷컴기업들도 연이어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0월24일에 주가는 다시 반등의 계기를 찾는 듯했다.
현대전자의 반도체 부문이 분리되고 해외매각된다는 설이 시장에 나돌면서 오랜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한때 종합주가지수가 16포인트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다.
현대전자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대전자가 이틀 뒤 사실무근이라고 공시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10월27일 또 한번의 해프닝이 있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현대건설 1차 부도설이 튀어나오면서 주가는 순식간에 아래로 꺾여, 10포인트까지 올랐던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8포인트 이상 떨어진 채로 장이 마감됐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어음결제가 늦어진 것에 대한 오해로 부도설이 나돈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시장 참여자들에게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스캔들과 루머가 주식시장을 주도하게 되기가 쉽다.
지난주 증시는 전형적인 신뢰부족 장세를 보였다는 것이 전문가들 얘기다.
정현준씨의 ‘검은 돈’ 파문이 애꿎은 닷컴기업들의 주가에 악영향을 끼친다거나, 얼토당토 않은 오해 때문에 생긴 부도설이 시장의 발목을 잡는다거나 하는 일은 증시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면 쉽게 생길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 치더라도 이런 움직임은 시장심리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코스닥 어딘가에는 분명히 언젠가 스캔들로 비화할 수 있는 검은 돈과 머니게임이 판치고 있다고 사람들은 믿고 있다는 점. 현대전자 매각은 어쨌든 주식시장에 호재가 되리라고 생각한다는 점. 무엇보다도 현대건설에 대해서는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화들짝 놀라 도망갈 수 있을 만큼 불안심리가 팽배해 있다는 것. 이런 심리를 거울삼는다면, 11월 초 발표가 전망되는 정부의 퇴출대상 부실기업명단의 충실도가 장세의 변수가 될 만하다.
증시의 ‘검은 돈’에 대해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는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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