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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블루골드 전략 '물을 금같이 보라'
[비즈니스]블루골드 전략 '물을 금같이 보라'
  • 김은지 기자
  • 승인 2007.07.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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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두산중공업, 삼성 등 주요 대기업 신성장동력…정부도 차세대 전략 사업 삼아 ‘블루골드(Blue Gold. 물) 시장을 선점하라.’ 물 산업이 미래 유망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정부도 차세대 전략 사업으로 물 산업을 육성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진출 움직임 역시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 산업은 상·하수도와 해수 담수화, 생수사업 및 이와 연관된 건설· 컨설팅· 설비생산· 운영관리· 기술 개발 등을 일컫는다.
<포춘>지에 따르면 전 세계 물 산업은 2004년 886조원에서 연평균 5.5%씩 성장해, 2015년에는 1598조원에 달하는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20세기가 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블루골드(물)’로 불리는 ‘물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물 산업 규모 20조원 확대 지난 해 정부는 2003년 말 현재 10조9천억원 수준인 물 산업 규모를 2015년까지 20조원으로 늘리고, 세계 10위권 기업을 2개 이상 육성하겠다는 골자의 ‘물 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상하수도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2011년까지 상수도 96%, 하수도 85%를 확충한다는 구체적인 안까지 세웠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공기업이 서비스하는 상하수도 운영체제를 민영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 산하에 ‘물 산업 육성과’도 생겼다.
물과 관련된 산업을 지원하는 정부부서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물 산업육성과 신설은 정부가 그동안 사회간접자본이나 공공재로 보던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경제재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업계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코오롱그룹은 물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2015년에 매출 2조원의 세계 10대 물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세웠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지난 4월 회사 창립50주년 행사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은 신 시장에서 찾아야 한다”라며 “물 산업은 향후 중점적으로 키우고 싶은 사업 분야”라고 밝혔다.
올해 코오롱그룹의 물 관련 매출 목표는 위탁운영, 시공, 화학약품 등 약 2500억원 선이다.
이를 위해 이수영 전략사업팀장을 비롯, 물산업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도 꾸렸다.
코오롱그룹은 지난 해 11월 환경관리시설공사를 인수한 데 이어, 계속해서 물 산업 관련 업체의 인수합병(M&A)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8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오만, 카타르 등 중동 지역 담수화 설비사업에 진출한 두산중공업은 현재 담수플랜트 건설 부문 세계 1위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물 산업 제조업 부문에서 국제 경쟁력을 보유했다.
두산중공업측은 “중동 지역에서 인정받은 해수담수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대용량 담수기술과 수처리 분야를 지속적으로 육성, 세계 1위의 담수설비업체 자리를 고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CONOMY21 사진
세계 1위 물기업인 프랑스 베올리아사와 합작으로 ‘삼성베올리아 인천환경주식회사’를 설립한 삼성엔지니어링도 축적된 플랜트 기술을 바탕으로 물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 밖에 신사업 일환으로 물 산업 타당성을 검토 중인 포스코와, 베올리아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04년 인천검단 하수처리시설 수익형 민자사업(BTO)운영권을 얻은 한화건설도 수처리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물산업 부상- 석달새 수탁고 1조원 물 산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올 4월부터 물 관련 펀드도 등장했다.
물 펀드란 상수원 개발업체부터 상하수도관을 만드는 회사, 오폐수를 처리하는 기업까지 물과 관련된 기업이나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세계적으로 물자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지속가능한 물 관련 산업의 수익성을 알아차린 선진국에선 이미 2000년 초반부터 워터 펀드를 선보였다.
현재 국내 물 펀드로는 4월초 출시한 산은자산운용의 ‘S&P글로벌워터펀드’를 비롯, 삼성투신운용의 ‘글로벌워터펀드’, 한화투신운용의 ‘글로벌북청물장수주식’, 한국투자운용의 ‘월드와이드워터주식’ 등이 있다.
이들은 출시한지 3개월도 안 돼 1조원의 자금을 빨아들이며 상승 기세를 이어가다, 최근 들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삼성투신의 글로벌워터펀드의 경우 석달 만에 약 9705억원이 몰리면서 올 상반기 펀드업계 최고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삼성투신에 따르면 외국의 물 펀드와 워터인덱스지수는 최근 3~5년간 연평균 23%의 수익률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당장의 수익은 없더라도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취약한 물산업 인프라, 정부-기업 협력해야 물 산업 전문 조사기관인 ‘Global Water Intelligence’에 따르면 현재 세계 물 시장은 연관 산업까지 따지면 약 800조원에 이른다.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의 4배가 넘는 규모다.
물산업의 성장성을 일찌감치 파악한 선진국들은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운 다국적 기업을 집중 육성했다.
세계적인 물기업인 베올리아와 수에즈, 다우케미컬, GE가 좋은 예다.
반면, 국내 물 산업은 지금까지 정부 주도로 이루어진 저효율 구조로 운영돼, 규모가 영세하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한·EU간 FTA 협상결과에 따라 국내 물시장의 전면 개방도 불가피한 실정이어서 글로벌 기업과 국내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 신준석 연구원은 “현재 국내 물관련 기업은 다국적 기업에 비해 산업인프라가 미약한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두산중공업을 제외하면 주로 소규모의 설비부품 공급업체가 장비제조업 부문을 구성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전략기획팀 김덕중 차장은 “현재 국내 물 산업 시장은 자체 산업기반이 취약해 해외시장 진출을 도모하는 게 효과적이다”라며 “이를 위해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자체 기술력 개발과 공적개발원조기금과 같은 정부의 재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 대비 70~80%수준인 물 관련 기술역량을 보유하고, 연관 산업간의 공조체제를 통해 해외 물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guruej@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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