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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IT강국의 미래
[오피니언]IT강국의 미래
  • 이코노미21
  • 승인 2007.07.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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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상 가장 강대한 제국인 청나라를 세우고, 중원과 만주를 아우르며 엄청난 기세를 떨치던 만주족. 그들이 사용하던 만주어는 전 중국의 공용어였다.
그러나 1911년 청나라가 망하자 만주어는 100년도 안돼 그 많은 인구 중 불과 100여명 정도만이 능숙하게 구사하는 정도로 빠르게 소멸되고 있다.
우리도 만주어와 같은 운명을 가질 뻔 했던 불행한 과거가 있다.
일본의 지배하에 있을 때 민족성 말살정책으로 인해 강제로 진행된 창씨개명과 한국어 교육을 금지 당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선대들의 목숨을 건 저항 탓에 우리의 말과 문화를 온전히 지킬 수가 있었다.
굳이 위와 같은 사례를 언급하지 않아도 다음세대를 성장시키고, 교육하는 것은 나라의 흥망성쇄가 걸릴 만큼 중요한 과제라는 점은 누구나 동감하는 사실이다.
최근 IT강국으로 위세를 떨치는 한국이 조금씩 불안한 징조가 보인다고 이곳 저곳에서 말이 많다.
중국의 저가노동력을 이용한 시장잠식, 한국이 1위를 선점하던 반도체나 LCD와 같은 고부가산업의 침체 등 사회전반에 걸쳐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 중 가장 큰 문제점은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미국의 유명한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지에서 ‘세계의 이공계 대학교육’에 대해 언급한 것이 눈길을 끈다.
사이언스에 따르면 한국 고교 2, 3학년생의 3분의 2가 과학을 안 배운 채 대학에 진학하고, 대학은 이들을 위해 보총수업을 진행할 정도로 과학교육이 심각한 위기라고 전했다.
한 예로 서울대조차 이공계 대학생 5중 1명은 수업을 따라오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반면에 일본과 중국은 과학을 중시하고 있는 등 한국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일본의 게이오대는 경영대나 인문계 학생에게도 실험실에서 유전자(DNA)를 분석하도록 하는 등 과학과 다른 분야의 융합을 강조하고 있고, 중국의 경우 물리학과 학생들에게 영어 교육을 강화해 세계적인 연구진과 직접 토론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한 둥난대 사례 등을 전했다.
반면 한국은 이공계 진학 기피, 신입생 학력 저하 현상 등 기초적 문제가 집중 부각됐다.
이런 사회분위기에서 IT 강국을 지키기 위한 학생의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고, 이런 분위기는 장기적으로 볼 때 극단적으로는 만주어 교훈을 상기해 볼 수도 있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정부와 기업 내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충분히 공감하고, IT 강국을 지켜내기 위해 여러가지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는 이공계 학생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으며, 기업에서는 특성학과 양성이나 글로벌 IT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여러가지 프로그램 등으로 한국의 IT산업 부흥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하이닉스 반도체는 맞춤형 인재양성을 위해 한양대 대학원에 ‘나노 반도체 공학과’를 개설했고, 삼성SDS는 여대생 IT 주니어클럽을 개설해 보다 많은 공대생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매년 전세계 대학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올림픽’인 ‘이매진컵’을 개최해 전세계 학생들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글로벌IT 경쟁력을 키워주는 학습의 장을 열어주고 있으며, 입상한 팀에게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창업을 할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도 하고 있다.
FTA가 타결되면서, 이제 좋든 싫든 본격적인 자유경쟁시대가 도래했다.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실력으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이제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한국의 IT강국의 미래인 우리 청년들에게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열어줘야 한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은 이매진컵에 출전한 한국대표팀이 만든 시청각 장애인용 소프트웨어를 보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오는 8월 한국에선 처음으로 개최되는 이매진컵 대회에 한국대표팀이 우수한 성적을 거둬, 다시 한번 한국의 IT강국임을 세계에 떨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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