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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복잡한 절차, 편리 · 신속성 ‘실종’
[커런트]복잡한 절차, 편리 · 신속성 ‘실종’
  • 김참 서울금융신문 기자
  • 승인 2007.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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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시스템(CSS) 혼선, 온·오프라인 이중 평가 ‘관행화’… 이용 건수 ‘급락’ 급전이 필요했던 박모(30)씨는 마이너스 통장(예금담보대출)을 만들기 위해 A은행 사이트에 접속했다.
예금거래 실적만 있으면 지점 방문이 필요 없다는 편리성 때문에 인터넷 뱅킹을 선택한 것이다.
승인만 되면 곧바로 자금을 쓸 수 있다는 점도 마음을 잡았다.
취업 2년차였던 박씨는 줄곧 이 은행과 급여통장 거래 유지하고 있었다.
연체 이력은 물론, 타 금융기관 채무도 없어 승인이 쉽게 이뤄질 것으로 보였다.
회원가입, 보안프로그램 설치 등 나름 절차가 번거로웠지만 ‘그래봐야 몇 분이지’ 싶었다.
예금담보대출 신청을 누르고, 개인정보, 희망금액 입력까지 마쳤다.
그러나 ‘지점 방문 요망’이라는 답변이 돌아 왔다.
박씨는 다음날 은행 지점에 방문해 재차 대출 절차를 밟아야 했다.
단순 상품 안내 ‘전락’ 은행권 인터넷 대출이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온·오프라인의 신용평가가 혼선을 빚고 있어, 고객 불편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권 인터넷 대출은 고객이 입력한 정보를 근거로 사별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에 연동해 승인여부와 금리·한도가 결정된다.
박모씨 사례처럼 무보증·무서류 대출의 경우, 원칙적으로 지점 방문 없이 자금을 수령할 수 있다.
일반 신용대출도 온라인 승인 후 필요한 서류를 구비해 영업점을 방문하면 대출 절차는 간단하게 끝난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영업점은 간단한 서류 확인을 거쳐 대출금을 지급하기만 하면 된다.
인터넷 뱅킹의 생명인 편리·신속성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상황. 그러나 현실은 그다지 간단하지도, 빠르지도 않다.
대부분 고객들은 인터넷상 승인이 떨어져도, 영업점에서 다시 한번 지루한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개인정보 작성은 물론, CSS 심사 결과를 기다리기까지 길게는 몇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최종 승인 후에도, 인터넷에서 평가한 대출·금리 한도와 상이한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박씨는 “영업점 방문 후 심사 결과 통보까지 1시간 정도가 소요됐다”면서 “어차피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할 거라면, 느리고 복잡한 인터넷 접속 과정 없이 지점을 먼저 찾는 편이 훨씬 간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인터넷 대출의 평가 결과가 고객입력정보를 바탕으로 몇 가지 경우의 수를 대입해 나오는 잠정치에 불과하다는 데서 시작한다.
고객 개개인의 대출한도·금리를 세부적으로 알아보려면, 어쩔 수 없이 영업점 전산을 통해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게 은행측의 설명. 또 고객들의 허위정보입력 사례도 많아 일선 영업점에서 대출업무를 다시 취급하는 게 관행화돼 있다는 입장도 드러낸다.
모 은행 비지니스팀 관계자는 “인터넷 고객들은 직업이나 소득 등 기본적인 정보까지 허위로 작성하는 일이 많다”면서 “정확한 정보를 입력하더라도 인터넷 평가와 실제 대출·금리 한도 간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견 여신 관리를 위해 당연한 처사로 보이지만, 빠른 서비스를 기대한 고객 입장에서는 분통 터질 노릇이다.
현재 인터넷 뱅킹 사용자는 4천만명을 넘어섰다.
조회, 자금이체 등의 이용은 꾸준히 순증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대출은 올 2분기 하루 1800건에 그치며 전분기 대비 33.3%나 줄었다.
김참 서울금융신문 기자 charm79@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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