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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과 분석]쾌속질주 하이닉스, 삼성電 '맹추격'
[진단과 분석]쾌속질주 하이닉스, 삼성電 '맹추격'
  • 전민정 기자
  • 승인 2007.09.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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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분기째 흑자행진, 매출격차 크게 줄여... 차세대 메모리 개발로 기술우위 선점 하이닉스반도체가 전체 반도체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16분기째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무선운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매출 1조8680억원, 영업이익 109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약 76%를 차지하는 D램의 공급증가로 인해 판매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가운데 1천억원 이상의 높은 영업흑자를 올린 것이다.
이 같은 실적호조에 힘입어 하이닉스는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삼성 메모리 반도체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있는 셈이다.
흔들리는 ‘삼성’... 거침없는 ‘하이닉스’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계속된 원화강세 속에 주력 수출품인 D램 가격이 6개월간 70% 이상 폭락하면서 1분기에 비해 무려 23%나 줄어들었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전자는 최근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로 수백억원대의 금전적인 손실과 함께 세계 2위의 반도체 업체의 위상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이러한 삼성전자의 ‘악재’는 하이닉스에겐 ‘호재’로 작용했다.
삼성전자 기흥공장의 정전으로 인한 낸드플래시 공급 차질은 국내 유일의 반도체 경쟁 기업인 하이닉스에게 반사이익으로 되돌아 왔다.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추세에 있는데다 최근 출하량을 대폭 늘린 하이닉스로서는 충분한 기회를 얻은 것이다.
삼성전자와의 매출 격차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D램 부문에서 전분기 보다 4.1% 증가한 21억5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반면, 삼성전자는 전분기 대비 15.9% 감소한 25억24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의 D램 시장 매출 점유율은 22%를 넘어섰으며 삼성전자는 26%대로 감소해 두 회사 간 매출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1분기 하이닉스는 4억7천만개를 출하해 출하량에 있어서도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하이닉스의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45% 증가했지만, 삼성전자는 전분기 보다 7%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맑음’ 증시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하이닉스의 실적 호조가 지속되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윈도우비스타 채용 증가, 신규 PC 플랫폼 출시, D램 가격 하락 등으로 하반기 D램 시장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낸드플래시 시장도 고용량 메모리를 요구하는 신규 제품 출시로 수급상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이닉스의 탁월한 원가 경쟁력은 하반기에도 이익 창출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하이닉스는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D램 수요 호조와 낸드플래시메모리 가격 상승, 미세공정기술전환에 따른 원가개선 등에 힘입어 2조7702억원의 매출, 529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에서 낸드플래시 60나노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출하량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며 “이 같은 시장 상황이 지속된다면 3분기 역시 평균 20%의 영업이익률에 5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이어 “9월 D램 가격이 변수가 되겠지만 심한 가격 폭락만 피한다면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더욱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최고속·최소형의 ‘모바일 D램’ 개발 하이닉스의 높은 수준의 반도체 개발 기술력도 삼성전자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95년 256Mb SDRAM 개발을 필두로 1Gb DDR2, 초고속 512Mb GDDR4 D램 등을 업계 최초로 개발하며 기술우위를 선점해왔다.
또 80나노와 66나노 D램 제품, 차세대 메모리 제품인 DDR3에 대해 업계 최초로 인증을 획득하는 등 미세공정 분야에서도 남다른 경쟁력을 축적했다.
최근에는 세계 2위 메모리 업체의 위상에 걸맞는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이닉스 반도체는 지난달 14일 D램 업계 최초로 스위스의 메모리 기술개발업체인 ‘이노베이티브 실리콘’과 신개념 메모리 ‘Z램’에 대한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Z램은 캐패시터(D램의 기억소자) 없이 트랜지스터로만 구성돼 있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로, 반도체의 크키 뿐만 아니라 생산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향후 D램을 급속히 대체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세계 최고속·최소형의 1Gb(기가비트) ‘모바일 D램’ 개발에도 성공하는 쾌거를 올렸다.
휴대폰 전자기기의 소형화·대용량화·고속화에 따라 휴대전화 등에 주로 탑재되는 모바일 D램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하이닉스의 이번 성과는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이번에 개발된 최소형 모바일 D램은 현재까지 개발된 1Gb 모바일 D램 제품 중 크기가 가장 작고 데이터 처리 속도가 가장 빨라 시장의 요구에 최적화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66나노 초미세 공정 기술이 이용된 이 제품은 크기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다양한 초소형 전자기기 및 메모리 제품에 적용이 가능하며, 최대 초당 1.6GB(기가바이트)가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2017년엔 ‘세계 최고’ 목표 하이닉스반도체는 최근 제 2창업 비전 달성을 위한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김종갑 사장은 지난 7월 열린 ‘Global Top 실현 로드맵’ 공유 워크숍에서 “지금까지 수율향상, 조기 양산체제 구축 등 양적성장을 통해 세계 7위의 반도체 회사로 성장했다면, 앞으로는 R&D 활성화, 신규 사업 진출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지향하는 질적 성장을 도모해 나갈 계획”이라며 “10년 후인 2017년에는 양과 질적인 면에서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전문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그는 2012년까지 D램과 낸드플래시, 차세대 반도체인 P램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각각 30%로 끌어올려 250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특히 2017년엔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레이 이외에 차세대 메모리와 비메모리 제품의 매출을 전체 매출의 3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 김 사장의구상이다.
전민정 기자 puri21@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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