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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재테크]재테크 VS 행복테크, 우선 순위는?
[행복한 재테크]재테크 VS 행복테크, 우선 순위는?
  • 이학명 기자
  • 승인 2007.09.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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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행복을 저해하는 요소와 대안 제시 필자의 인 중에는 20년 동안 자린고비 생활을 하며 부동산 등에 투자해 30억원 정도 재산을 모은 사람이 있다.
아마그 사람은 돈을 모은 것이 뿌듯하고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정작 주변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주변을 챙길 여유와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돈이 아까워 친인척의 경조사에 빠지기 일쑤였고 가족과의 여행이나 외식은 안중에도 없다.
저녁 식사시간중 대화의 주제는 오로지 ‘돈’이고, 중 ·고등학생인 자녀들도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는 20년 대부분을 오로지 돈을 버는 데만 썼으며, 그것이 곧 가장의 역할이라고 여기며 살아왔다.
지금도 역시 하루의 대부분을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에 대해 몰두하는데 보낸다.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많을까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많을까.’ 재테크를 하는 많은 사람을 만나며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재테크의 목적이 행복이 아닌 ‘돈 자체’인 사람을 자주 보아왔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7 대한민국 행복테크’ 자료는 가정과 개인의 행복보다 일이나 돈이 더 중요한 사람에게 충고가 될지도 모르겠다.
통계청은 △남편역할의 부족 △가정생활의 부족 △자기계발의 부족 △대화의 부족 △기부·봉사의 부족 등을 행복한 대한민국을 저해하는 5대 결핍요소로 선정하며, 각각의 요소를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주부가 남편보다 6.5배 가사일 많아 우리나라 맞벌이 주부의 하루 가사노동 시간은 3시간 28분인데 비해 맞벌이 남편의 일일 가사노동시간은 32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에서 일을 하는 시간은 같지만 가정에서는 주부가 6.5배 일을 많이 하는 셈이다.
맞벌이 주부와 남편의 수입노동시간을 각각 합해도 8시간42분 대 7시간6분으로 맞벌이 주부가 남편보다 상대적으로 일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취학자녀가 있는 취업 주부의 경우 평일 9시간50분이나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맞벌이 가구 남편의 가사노동 시간은 31분으로 맞벌이 가구 남편과 비교해 불과 1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집안일=여성’이란 인식이 여전히 만연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런데, 가사분담에 대해서는 10명중 3명 정도만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통계청 <2006 사회통계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인구 중 가사분담을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32.4%로 나타났다.
‘부인이 주도’해야 한다는 비율은 65.4%, ‘남편이 주도’해야 한다는 2.3%였다.
아울러 실제로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고 대답한 경우는 남편 7.5%, 부인 7.9%에 불과했다.
가부장사회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는 셈이다.
강학중 한국가정경영연구소 소장은 “남편들도 가사노동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며, 남편의 가사분담은 자녀들에게도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모델이 되고 자녀의 행복한 결혼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남편들의 인식전환 이전에 가정생활을 할 시간이 부족한 것도 행복을 저해하는 큰 요인이 된다.
통계청의 ‘2007년 6월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중 주당 근로시간이 54시간 이상인 취업자가 838만3천명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5~53시간인 취업자도 642만2천명으로 전체 27%를 차지한다.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근로자의 주당 총 근로시간은 43.7시간(월 189.6시간)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기구(OECD)가 지난 4월에 발간한 에서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2354시간(2005년 기준)으로 전년도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통계청은 기업 차원에서 “직원의 가족까지 고려한 경영이 요구된다”며 ‘탄력적 근무제도’와 ‘전문가 심리상담제도’ 등으로 가족친화경영을 하는 유한킴벌리를 예로 들었다.
자기 계발 부족은 현실에 안주하는 행복을 누릴 것인가 미래의 꿈을 통한 행복을 누릴 것인가의 문제다.
퇴직이 가까운 직장인이라도 자기계발이 없다면, 자신에게나 회사에 득이 될 수 없다.
하지만,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하루 10분 이상 자기계발을 위해 학습하는 일반인 비율은 5%로 20명중 1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계발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들도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목적과 꿈을 갖고 일상을 활기차게 보내는 것과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바로 자기계발이자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한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기업 차원에서도 개인의 자기계발은 득이다.
직원 사기 진작을 넘어 기업의 업무 효율성 제고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준엽 경희사이버대 e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조직구성원의 학습은 신제품개발, 기업 내부 효율화 등을 위한 아이디어 창출을 가능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에서 강조하고 있는 창조경영을 실행할 수 있는 핵심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넷 · TV도 행복의 적 대화의 부족도 행복을 저해하는 무서운 ‘적’이다.
가정과 직장에서 대화의 부족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직장에서는 점심시간 외에는 대화할 시간이 없고, 가정에서도 TV와 인터넷을 하며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10세 이상 국민의 평일 교제활동 시간은 평일 49분으로 TV나 컴퓨터와 같은 기계와 마주하는 시간의 3분의 1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그 격차가 더 벌어진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대화 단절의 심각성을 인식, 영국에서 출범한 ‘타임포티(Time For Tea)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타임포티는 차 마시는 시간을 통해 대화를 나누게 하는 대표적인 대화 장려 프로그램이다.
김도 타임포티 회장은 “대화만으로도 일상에서 겪는 작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고, 대화는 자살도 방지할 수 있다”며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부·봉사의 부족도 행복을 방해하는 요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자원봉사가 많은 연령대는 10대로 60%에 육박한다.
그런데 10대들의 자원봉사가 많은 이유가 봉사활동이 고입 및 대입 내신성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라니 우울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인의 개인 기부 비율도 미국 등 선진국 보다 떨어진다.
지난 1년 동안 사회복지단체 등에 후원금(기부금)을 낸 사람은(15세 이상) 31.6%로 국민 3명 중 1명꼴로 기부금을 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인들의 개인 기부 비율은 75.6%로 우리의 2배가 넘는 수치로 조사됐다.
한국의 2006년 자원봉사활동 참여율도 2003년 14.6%와 비교해 차이가 없다.
김한욱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홍보팀장은 “다양한 나눔 참여의 기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경제적 부담과 함께 하는 방법을 몰라서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며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부방법과 시스템의 개발이 된다면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행복지수’ 공식을 만든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Rothwell)은 행복을 위해서 첫째, 가족과 친구와 자신에게 시간을 쏟을 것, 둘째, 흥미와 취미를 추구할 것, 셋째, 밀접한 대인관계를 맺을 것, 넷째,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기존의 틀에서 벗어날 것, 다섯째, 현재에 몰두하고 과거나 미래에 집착하지 말 것, 여섯째, 운동하고 휴식할 것, 일곱째, 항상 최선을 다하되 가능한 목표를 가질 것을 제안했다.
이학명 기자 mrm@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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