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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피플]우리를 '철밥통'이라 부르지 마세요
[포커스@피플]우리를 '철밥통'이라 부르지 마세요
  • 김은지 기자
  • 승인 2007.10.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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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판매로 농업 시장 블루오션 개척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던 지난 4월, 농업 시장 위기론이 대두됐다.
이 와중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스타벅스에서 우리 쌀로 만든 떡을 판매한다는 것. 스타벅스 커피와 전통 한국 떡을 만나게 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진찬(41) 경기도청 농산물유통과장이었다.
“쌀 소비를 늘리는 방안을 마련해보라”는 김문수 경기도 지사의 말이 ‘씨’가 됐다.
이 과장은 “밥을 먹다가도 ‘어떻게 해야 쌀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문득 떠올린 것이 떡을 만들어 판매하자는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떡을 어떻게 유통시키느냐’ 하는 것이 더 큰 문제로 남았다.
“마침 통계청에서 ‘한국 7대 블루슈머’를 발표했습니다.
그 중 ‘아침을 먹지 않는 한국인’이 포함되어 있더군요. 그러고 보니 우리과 직원도 30명이 넘는데 밥을 먹지 않아도 커피는 꼭 찾더군요. 커피와 함께 떡을 먹는다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지요.” 건강도 챙기고 떡 소비도 늘리겠다는 복안이었다.
이 과장은 망설임 없이 스타벅스에 전화를 걸었다.
스타벅스 마케팅 담당자도 ‘좋은 아이디어’라며 반겼다.
경기도청과 스타벅스의 떡 판매 제휴는 이렇게 시작됐다.
사실 처음부터 ‘떡 판매’가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었다.
맨 처음 제안을 낸 파리 바게트와 뚜레쥬르, 크라운 베이커리 등에서 보기 좋게 퇴짜를 맞았다.
‘브랜드 이미지상 곤란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신라명과도 차후 검토해보자고만 했다.
주위 반응도 냉담했다.
심지어 “괜히 나서서 쇼하지 마라”는 핀잔도 들었다.
“주위에서 진짜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분명 된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거절 끝에 마지막으로 시도한 곳이 바로 스타벅스였습니다.
” 이진찬 과장은 서울대 농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생명에서 근무하다, 96년부터 농림부 사무관으로 근무했다.
“사실 그때만 하더라도 공무원하면 마감 스트레스가 적고 퇴근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점도 작용했지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하고자 한다면 더 많은 업무가 기다리고 있지요.” 이 과장은 오히려 삼성에 근무할 때보다 더 업무량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 개인의 자질이 아니라 공직 사회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못 박는다.
공기업의 경우 복잡한 절차와 예산회계 제도 등 과도한 규제가 많아서 효율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앞으로도 혁신 행정제도를 지속적으로 펼쳐가고 싶다는 소신을 밝혔다.
“혁신이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결코 아닙니다.
기존의 것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혁신의 시작이 아닐까요?” 천원으로 시민의 문화충전소 제공 올해 서울시는 ‘창의 시정’을 모토로 내걸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이후 시공무원 1만6천명에게 ‘창의 유전자’를 주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시민’을 고객으로 ‘상상력’을 돌파구로, 무사안일 공무원의 이미지를 쇄신하자는 취지에서였다.
단돈 천원으로 수준 높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세종문화회관의 ‘천원의 행복’도 창의 행정의 결실이었다.
‘오페라 같은 수준 높은 공연은 비싸다’는 통념을 과감히 깨고, 혁신을 단행한 주인공은 이창기(43)세종문화회관 공연기획팀 팀장이다.
“저소득층의 문화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시민과 동떨어져 있었던 공연 문화를 문화 예술 콘텐츠로 육성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늘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가장 저렴하게, 그러나 알차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안해냈지요.” ‘천원의 행복’은 세종문화회관 산하 9개 예술단과 유명 예술가들의 공연을 천원으로 감상하는 프로그램이다.
매월 한차례 월요일에 마련되며, 입장료 천원은 전액 문화 소외계층에 전달된다.
“1978년 개관 이후 품격 높은 공연을 고집해 온 세종문화회관은 그동안 ‘가까이 하기 힘든’ 곳이었습니다.
20~30만원에 달하는 관람료도 비쌌고요. 그런 세종문화회관의 이미지를 벗고, 시민 곁으로 다가가려면 ‘혁신’이 필요했지요.” 처음엔 ‘싼 게 비지떡이다’ ‘비현실적이다’는 비아냥도 있었다.
주위에선 ‘당장 실효를 거두기 어려우니 고생만 하고 티는 나지 않을 것’이라며 말렸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지난 9월까지 총 8회 공연 동안 14만여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신청자가 폭주하는 바람에 세종문화회관 사이트가 다운되고 업무가 마비됐을 정도다.
이 팀장은 “예매시작 40분 만에 표가 동날 정도”라면서 “이는 곧 시민들이 문화 갈증으로 목말라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벤트성이나 단발성에 그치는 공연들로는 사람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수 없다”면서 “제대로 된 공연장에서 한편의 작품을 감상하며 문화를 맛보게 하는 공익적 프로그램과 문화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기 팀장이 생각하는 혁신이란 무엇일까. 그는 “혁신이란 작지만 근본적인 변화입니다.
거창하진 않지만, 깊은 숨을 쉬고, 발상을 전환해야 이뤄지는 것이지요. ‘천원의 행복’이 천만 서울 시민 고객들의 ‘행복’을 충전할 수 있는 쉼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 ‘행복 디자이너’로 변신한 이 팀장은 제2, 제3의 ‘천원의 행복’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천원의 행복이 또 어떤 즐거움을 가져다줄지, 그의 깜짝 선물에 시민들은 기대를 걸고 있다.
김은지 기자 guruej@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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