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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리포트]美 서브프라임에 EU경제 '삐그덕'
[글로벌리포트]美 서브프라임에 EU경제 '삐그덕'
  • 김은지 기자
  • 승인 2007.10.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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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신용위기로 자금 엑소더스 … 유럽 은행 5억 파운드 매출 손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에 따른 신용경색 파장이 유럽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발 신용위기 여파가 처음 상륙한 곳은 영국이다.
지난 달 영국중앙은행(BOE)이 영국 5위 모기지(주탁담보대출)업체인 노던록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자 ‘제2의 서브프라임’ 사태를 우려한 영국 국민들이 하루 동안 10억 파운드를 인출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 하루 만에 노던룩 전체 예금액의 4%에 해당하는 돈이 빠져나가자 영국 정부는 당황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영국 정부가 “노던록은 파산 위기에 처하지 않았으며 자산은 안전할 것”이라며 사태 진전에 나섰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에 애덤 애플가스 노던록 회장은 “미국의 부실 대출로 시장 경색이 지속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있다.
연말까지 자금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얼마 후 알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발생한 신용위기가 영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내년 영국의 경제 성장률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발 신용경색의 여파는 유럽의 금융가에까지 미쳤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불거진 6월 중순 이후 유럽 지역의 구조화 채권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JP모간의 말을 인용,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투자자들이 구조화 채권 거래를 기피하면서 올 2분기 유럽 대형 은행들이 약 4억1500만 파운드의 세전 이익 손실과 5억5천만 파운드의 매출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간이 서브프라임 사태의 ‘희생양’으로 꼽은 유럽 대형은행은 도이체방크와 RBOS, 크레디트 스위스, 바클레이즈 캐피털, UBS, BNP파리바, 크레디 아그리콜, HSBC, 소시에테 제네랄, ABN암로, 나티시스 등 모두 11곳이다.
실제로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는 미국 서브프라임 손실에 대한 염려로 자산유동화증권(ABS)에 투자한 3개 펀드에 대한 환매와 순자산가치 산정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자산 규모만 따져도 약 27억6천만 달러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유럽 최대 은행인 UBS도 3분기에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따라 최대 6억9천만 달러의 세전 순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UBS가 분기별 실적에서 손실을 기록한 것은 9년 만에 처음이다.
마르세 로너 UBS CEO는 “이번 손실로 인해 최근 공격 경영에도 1500개의 일자리를 줄여야 할 처지”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투자은행 부문에서 수익 부진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로너 CEO의 이같은 발언으로 다음 날 주식시장에서 UBS 주가가 급락했고 BNP파리바와 소시에테제네랄, 크레디트스위스 등 유럽 금융 관련주도 3% 이상 급락세를 보였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유럽의 부동산 가격도 덩달아 떨어졌다.
영국 부동산 업체 핼리팩스에 따르면 영국 집값은 지난달보다 0.6% 하락했다.
또 프랑스의 3·4분기 집값이 전 분기 대비 1%나 하락했으며 아일랜드의 부동산 가격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 하락했다.
유럽연합(EU) 고용주 협회인 비즈니스유럽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수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올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춰 잡았다.
김은지 기자 guruej@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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