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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대형마트 자체 브랜드 ‘싼게 비지떡’
[커런트]대형마트 자체 브랜드 ‘싼게 비지떡’
  • 전민정 기자
  • 승인 2007.10.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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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녹차 제품에서 기준치 초과 농약 검출 … 유통업체들 후속책 마련 ‘분주’ 최근 잇달아 대형마트의 자체브랜드(PB·Private Brand) 상품에 관한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PB 제품의 품질관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일반 브랜드(NB) 제품에 비해 가격이 싸면서도 마진이 높은 PB 상품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PB 상품 시장규모 2조원 시대를 맞았지만 급속한 양적 성장에 따른 부작용도 크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8월부터 9월까지 서울 약령시 녹차잎 10건과 대형마트 등에서 유통되는 티백·가루녹차 등의 녹차제품 68건에 대해 잔류농약 검사를 한 결과, 대형마트 녹차제품 2건(2.6%)에서 살충제 성분의 농약인 ‘펜발러레이트’가 잔류허용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선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시중에 유통 중인 식용유지 623건을 모니터링한 결과, 홈플러스의 자체브랜드 참기름 2종에서 권고치 2ppb(10억분의 1)를 초과하는 발암물질 ‘벤조피렌’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지난해 기준 시장 규모는 이마트 9200억원, 롯데마트 4500억원, 홈플러스 72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국내 대형마트 PB 시장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 서울 시내의 주요 대형마트 두 곳을 둘러본 결과, 제품의 종류도 우유, 국수, 차류, 건어물류, 소스, 식용유지, 간장 김 등 식품에서부터 화장지, 멀티탭, 비누곽, 타월 등 생활필수품, 색종이 등 문구류, 의류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했다.
여기에다 대부분 별도의 판매 코너를 마련, NB 상품보다 훨씬 싼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으며, 반값 세일이나 증정행사를 하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띄었다.
이처럼 대형마트들이 PB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PB 제품의 품질관리를 담당하는 인원은 20~30명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PB 상품의 품질이나 안전성 관리에 구멍이 뚫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또한 유통업체들간 PB 상품에 대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OEM 생산업체들에게 납품가 인하 부담을 떠안기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납품업체들이 대형 유통업체들로부터 무리하게 낮은 납품가를 요구 받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대부분 영세업체인 납품업체들의 경우, 채산성을 맞추려다 보면 품질이나 안전성에 대한 관리감독이 소홀해질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대형마트에 PB와 NB 상품을 동시에 납품하고 있는 우유생산업체 A사의 한 관계자는 “일반 주력 생산제품과 PB 제품 모두 1등급 원유를 사용하지만, 생산방식 등에서 분명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PB 상품에 대한 부실 논란이 커지자, 유통업체들은 서둘러 PB 품질관리를 위한 후속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작년 12월 업계 처음으로 PB를 전담하는 품질 관리팀을 신설한 이마트는 지난 7~8월에 PB 사업 개시 10년만에 300여개 PB 공급 업체의 공장을 실사, 품질단속에 나섰다.
또한 일부 PB 브랜드를 철수하고 기준에 미달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데이몬(Daymon)사의 컨설팅을 받아 PB 상품을 관리하고 있는 롯데마트도 매달 실시하고 있는 PB 샘플 검사를 기존의 월 100개에서 3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전민정 기자 puri21@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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