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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흔들리는 싸이월드의 신화
[커런트]흔들리는 싸이월드의 신화
  • 김대섭 기자
  • 승인 2007.11.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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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뷰 감소, 인력 구조조정 추진 … 세컨드라이프, 루키 등 거센 도전 국내 최대의 커뮤니티 사이트인 ‘싸이월드’의 고속질주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안으로는 페이지뷰의 감소와 인력 구조조정으로, 밖으로는 새로운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Social Networking Service) 사이트들의 등장으로 고전하는 분위기다.
심지어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 시장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1위 자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포털사이트 엠파스와의 합병법인 출범을 앞두고 인력 구조조정을 착수했다.
현재 전체 직원의 약 10% 정도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구조조정의 원인은 사업부진에 있다고 지적된다.
싸이월드의 월간 방문자수는 지난 7월 2399만명에서 9월에는 2301만명으로 100만명 가까이 줄었다.
페이지뷰도 171억회에서 147억회로 크게 감소했다.
10월 페이지뷰는 9월보다 다소 늘었지만 7월과 비교해 역시 6억회 정도 줄어들었다.
특히 페이지뷰가 감소했다는 것은 이용자가 사이트에 머무는 시간이 줄었다는 의미로 이용자의 충성도가 낮아졌다는 것이다.
그만큼 수익기반도 악화됐다고 볼 수 있다.
싸이월드는 지난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해 2001년 미니홈피라는 획기적인 사이버 공간을 선보이며 인맥기반의 새로운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를 만든 주역이다.
그동안 ‘싸이질’, ‘싸이폐인’, ‘싸이패닉’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급성장했다.
지난해 1847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200만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해오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측은 페이지뷰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싸이월드의 부진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페이지뷰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정상적인 이용자들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과거에 페이지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사이트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싸이폐인이 생기는 등 비성숙한 이용자들도 많았다는 것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현재 순방문자수가 월 2천만명 정도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며 “도토리 판매량도 일 2억5천만~3억원가량으로 계속 증가하는 등 사이트 부진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SNS 시장의 새로운 판도 변화 앞으로도 싸이월드의 위상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SK커뮤니케이션즈측의 주장과는 달리 업계에서는 싸이월드의 위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SNS 사이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독주는 힘들다는 의견이 높다.
△국내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세계적인 온라인 커뮤니티 세컨드라이프의 가상현실 화면 모습. ⓒECONOMY21 사진
싸이월드를 위협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이트는 세계적인 온라인 커뮤니티인 ‘세컨드라이프’. 3차원 영상을 통해 현실세계와 흡사한 가상세계를 구현한 세컨드라이프는 전세계 1천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글로벌 온라인 커뮤니티다.
이용자가 각자의 분신(아바타)을 만들어 현실과 마찬가지의 생활을 가상공간에서 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주)티엔터테인먼트는 세컨드라이프의 개발 및 운용사인 미국 린든랩과 글로벌 프로바이더 계약을 맺고 올 11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세컨드라이프의 공식협력업체로는 세계에서 브라질에 이어 두번째, 아시아에서는 최초다.
세컨드라이프의 장점은 이용자가 가상공간에서 새로운 삶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3차원 영상과 채팅, 아바타, 보이스 툴이 동시에 제공된다.
2차원 중심의 미니홈피 위주로 운영되는 싸이월드 커뮤니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공간이다.
현재 국내의 세컨드라이프 이용자는 4만명 정도. 티엔터테인먼트측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용자수가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민 티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세컨드라이프는 이미 전세계의 네티즌들에게 검증된 글로벌 커뮤니티 사이트”라며 “커뮤니티 지향성이 강한 국내 네티즌들의 성향을 고려할 때 단기간내에 급성장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싸이월드를 능가하는 국내의 대표적인 커뮤니티 사이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싸이월드는 현재 가입자수가 하루 1만명 정도 증가하고 있다”며 “세컨드라이프가 싸이월드의 굳건한 입지를 넘어서기는 어렵다”고 일축했다.
미국 대학생 인맥 사이트 ‘페이스북’의 한국판이라고 할 수 있는 ‘루키'(www.rukie.com)도 최근 시범 서비스를 선보이며 싸이월드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ECONOMY21 표
일본 소프트뱅크가 지원하는 루키는 20~26세 연령층의 국내 전국 대학생 350만명을 타깃으로 한 대학교 기반의 SNS 사이트다.
루키의 차별화된 특징은 대학교내의 교류를 타 대학 간의 교류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같은 분야를 배우는 타 대학 학생들이 온라인 ‘광장’에 모여 하나의 주제를 놓고 토론 할 수 있다.
또 지역기반의 부동산, 맛집 소개 등의 생활정보를 교류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대학별 강의정보, 강의평가, 취업, 파티 등 교내외 학생들의 모든 활동들을 온라인사이트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루키의 목표는 국내 최대 SNS인 싸이월드를 추월하는 것이다.
1차적으로는 기존에 싸이월드를 이용하고 있는 20~26세의 대학생들을 루키 사이트로 끌어온다는 계획이다.
타깃화된 계층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서비스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해진 루키 공동대표는 “현재 활성화된 대학 커뮤니티는 13개 정도로 4만3천여명이 매일 사이트를 방문하고 있다”며 “이곳에서만 하루 페이지뷰가 120만에 달할 정도로 커뮤니티 충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측은 루키도 역시 싸이월드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루키와 비슷한 서비스인 페이스북이 매출과 회원규모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광고 외에 특별한 수익모델이 없는 페이스북과 달리 싸이월드는 ‘도토리’라는 상품 판매로 지난해 약 1천억원을 벌어들였다”며 “루키 역시 뚜렷한 수익모델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국내 시장을 독점해온 싸이월드의 신화가 계속 이어질지 아니면 위기설이 현실로 이어져 결국 1위 자리를 놓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대섭 기자 joas11@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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