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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테크]대박과 쪽박은 한끝 차이
[머니테크]대박과 쪽박은 한끝 차이
  • 이승원 파이낸피아 CFP
  • 승인 2007.11.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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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 … 자신에게 맞는 재테크 방식에 따라 실천해야 요즘은 재태크 열풍으로 누구나 저축과 투자를 한다.
사회 초년생들도 급여의 50~70%씩 저축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왜 돈을 모으려고 하는지는 뚜렷한 목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원금손실의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돈을 모으겠다고 한다면, 그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또 그 목적을 달성하고자 계획과 준비를 치밀하게 세우지 않으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부산에 가려고 하는 두 사람이 있다.
A의 경우 거래처와 중요한 계약이 있어 부산을 꼭 가야 하는 상황. A는 비행기를 타고 부산에 갈 계획이었으나 날씨가 궂은 관계로 결항돼 포기해야만 했다.
하지만 A는 조금 늦더라도 다른 교통수단을 물색했고, 결국 KTX를 타고 부산에 내려갈 수 있었다.
부산에 꼭 가야만 하는 중요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B의 경우 가족휴가를 위해 부산에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뉴스에서 부산에 휴가 인파가 사상최대로 몰려 해수욕장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숙박시설도 부족해 바가지가 극성이라고 보도했다.
B는 즉시 다른 휴양지를 물색했다.
부산이 아니더라도 휴가를 갈 곳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 B는 결국 ‘휴가’를 포기하기로 하고 집에서 쉬기로 한다.
휴가는 가도 그만 안가도 그만이기 때문이다.
파울로 코엘료가 쓴 연금술사라는 책을 보면 늙은 왕이 주인공 산티아고에게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라는 말이 나온다.
우리도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바랄 때 소망이 실현될 수 있다.
그럼 돈을 모으는 목적의 ‘유무’와 그에 따라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 아래의 4가지 사례를 통해 알아보자. ‘차’가 너무 갖고 싶었다 취업한 지 3개월 남짓한 신입사원 L씨는 자신의 수입 중 60% 이상을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적은 돈으로 빨리 많은 돈을 모으고 싶기 때문이다.
최근에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를 추천해달라는 그는 최대한 빨리 2천만원을 모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필자는 결혼자금 마련, 주택구입자금, 노후은퇴자금 등으로 구분해 ‘재무목표’를 먼저 세우고 나서 본격적인 재테크를 시작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다.
하지만 L씨는 하루빨리 2천만원을 모으고, 가장 먼저 차를 구입할 것이라고 했다.
그가 돈을 모으는 이유는 여자친구와 좀 더 맛있는 식당과 좋은 장소에서 데이트하기 위해 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L씨는 결국 2년에 걸쳐 2천만원을 모았고 차도 구입했다.
1년 뒤에는 결혼 날짜까지 잡았으나 2천만원을 모으고서도 충분한 결혼자금을 마련하지는 못했다.
자동차 유류비, 보험료, 세금 등 지출 규모가 커져 결혼준비 자금은 미처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L씨는 빚을 내서 결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강남아줌마 따라잡기 9살짜리 딸과 6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는 결혼 10년차 부부가 찾아왔다.
맞벌이인 그들의 경우 수입은 꽤 있었지만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다.
버는 것에 비해 모아둔 자산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부는 경기도 한 지역의 1억2천만원짜리 집에서 전세로 살고 있었다.
부부에게 월수입을 묻자 450만원이라고 했다.
수입이 많음에도 생활이 넉넉하지 못한 것은 자녀 교육비에 있었다.
초등학생인 딸은 강남의 영어학원과 피아노학원에 다니고, 유치원생 아들은 영어 유치원과 태권도학원에 다녀 월 200만원 정도를 자녀 교육비로 지출하고 있었다.
이 가정은 자녀를 위한 양육비가 전체 지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필자는 주택구입과 노후준비를 위해 자녀 교육비 비중을 줄이라고 권유했지만 부부는 자녀에 대한 교육비는 절대 줄이지 못하겠다며 완강히 거부했다.
본인들은 고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자녀만큼은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게 해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 부부는 미래를 위한 주택구입과 노후준비는 일종의 사치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과연 그럴까? 무리한 투자와 감당하기 어려운 부채 한 50대 노부부는 10년 전에 강북에 살던 집을 처분한 후 4억의 돈으로 강남 방배동과 경기도 안산을 놓고 어디로 이사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안산의 다세대 주택을 구입해서 임대 수익을 얻으면서 살아가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 안산으로 이사했다.
그러나 10년 전 4억으로 비슷하던 집값이 이사하려던 방배동 집은 10억원이 되고 현재 거주하는 안산의 집은 4억원을 약간 웃도는 가격으로 거의 오르지 않았다.
ⓒ연합
뒤늦게 주택 담보대출을 얻어 경기도 지역에 아파트 1채와 평택에 땅을 투자했지만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으로 평택에 땅을 되팔 수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
거기에다 ‘1가구 2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로 쉽게 팔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금융부채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집안의 가장인 남편이 2년 뒤에 은퇴했다고 가정하면 다가올 미래는 더욱 암담했다.
이 경우는 자신의 투자가 성공적이지 못했거나 혹은 남들보다 뒤졌다고 생각해서 무리하게 금융부채를 발생해 투자를 해 겪게 된 상황이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도 집값의 90%까지 신용이 낮은 사람에게 대출해주고 난 뒤 집값 하락으로 부채상환 부담이 점차 커지자 이를 많은 사람이 상환하지 못하자 이를 빌려준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진 것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다음은 30대 초반에 자기 집을 장만해서 결혼에 S의 이야기다.
S는 대학을 졸업하고 2000년도에 군 장교로 임관했고 7년간 군 생활을 했다.
이 고객은 전역 후에 집을 장만하는 것을 목표로 소위 때 받은 첫 월급의 약 90만원 중 50만원을 지금은 판매가 중지된 근로자 우대저축에 연 12%의 고금리로 저축을 시작했다.
중위와 대위로 진급하면서는 여유 자금으로 우량주를 매월 정기적으로 매수했고 그 결과 7년 후 전역할 때쯤에는 1억4천만원이라는 큰 목돈을 만질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돈으로는 수도권 지역에 전세 자금밖에는 안됐다.
결혼을 앞두고서는 S는 은행에서 1억원을 대출 받아 2006년 추석 전에 집을 구입 계약을 맺었다.
그 후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해 6개월 만에 3억7천만원이 되었다.
S는 돈이 어느 정도 모였을 때 차를 사고 싶어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이 세운 목표와 꿈을 이루기 위해 이를 악물고 참았다.
물론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S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고자 엄청난 인내심을 발휘했고, 운 때도 제대로 맞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위의 사례들을 종합해 보면, 어떤 자세를 갖고 재테크에 임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를 맞이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일단은 자신이 왜 돈을 모아야 하는지 명확한 ‘목표’를 세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내가 어떠한 방식으로 돈을 벌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중요한 재테크의 요소로 작용한다.
나에게 맞는 재테크 방식을 설정하고 그에 따라 열심히 정진한다면 자신이 원한 그 이상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이승원 파이낸피아 CFP under-tak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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