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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외환위기 10년 '위기여 잘있거라'
[커런트]외환위기 10년 '위기여 잘있거라'
  • 김대섭 기자
  • 승인 2007.12.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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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여건 악화에도 경제성장률 유지 … 고용 불안과 양극화 해소는 과제로 남아 외환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다.
최근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외환위기 극복과 재도약 10년’을 주제로 한 공개 토론회에서 “우리 경제는 새로운 도전과 도약의 10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0년간은 결코 잃어버린 10년이 아니었다.
우리 경제가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해 나감으로써 소득 2만 달러 시대, 나아가 소득 3만~4만 달러 수준의 최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경제 체질이 근본적으로 변화했다는 뜻이다.
권 경제부총리의 말처럼 우리 경제에 더 이상의 위기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각계 경제전문가 2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1%가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 이전보다 좋아졌다고’라고 답했다.
또 응답자 10명 중 9명은 ‘우리나라에 경제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최근 한국을 처음 방문한 세계적인 투자 귀재인 워렌버핏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 중 하나”라며 “투자를 하려면 한국에 해라”라고 평가한 것도 같은 대목이다.
그동안 경기가 어려울 때마다 ‘제2의 외환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는 우리 경제가 과거의 부실에서 벗어나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음을 보여준다.
또 대내외적인 경제 여건에도 흔들리지 않는 맷집을 가지게 됐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서브프라임 문제 심화, 유가상승 등 대외여건이 악화되고 있지만 2008년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치인 5.0%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점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질적 성장’은 이뤘지만 ‘양적 성장’은 약화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그동안 부실기업 정리와 수익성 위주의 경영 등으로 질적 성장은 개선됐다.
하지만 투자부진에 따른 자본축적 감소, 노동투입 둔화, 매출 증가세 약화 등으로 양적 성장은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노동부문의 경우 유연성은 외환위기 이전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 못했고 일자리 창출 부진 등 노동 시장의 활력도가 저하됐다는 설명이다.
외환위기로 기업들이 문을 닫으면서 졸지에 길거리로 내몰린 실직자들에게 지난 10년은 눈물과 아픔의 시간이었다.
심지어 이를 극복하지 못해 노숙자로 전락하거나 목숨을 끊은 사람들도 많다.
또 기업들의 경영악화로 정규직 고용을 줄이고 비정규직이 늘어나면서 고용불안과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경제전문가들은 합리적인 노사관계의 정립으로 노동의 유연성을 강화하고 보다 적극적인 혁신과 투자 확대로 경제의 성장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새로운 도전과 도약을 위한 앞으로의 10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때다.
김대섭 기자 joas11@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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