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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은행, 해외진출 · 지주회사가 살 길
[비즈니스]은행, 해외진출 · 지주회사가 살 길
  • 윤광원 객원기자
  • 승인 2008.02.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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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유입 정체, 순이자마진 하락으로 한계 … 보험업 진출 등 이업종 대형화도 방법 미국발 신용경색위기 확산, 혼란스런 금융 및 증권시장, 펀드 등 자본시장으로만 몰리는 시중자금,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명박 신정부 출범, 외환은행 매각과 우리금융지주 및 산업은행 민영화, 방카슈랑스 확대문제… 지금 우리 금융 산업을 둘러싼 주변 환경들은 그 어느 때보다 거친 파고가 몰아치고 있으며, 특히 금융의 중추인 은행산업은 그야말로 '폭풍 속으로' 내던져진 느낌이다.
자통법은 은행에게는 불리한 비은행 부문 강화정책이다.
은행들은 가뜩이나 자금유입 정체로 유동성문제를 겪고 있으며,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으로 수익성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부동산 및 주택건설경기 침체로 기존 대출자산의 부실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은행산업은 대체 어디로 가야 할까? 금융업종에 관한 한 국내 정상급 애널리스트로 정평이 나 있는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한정태 기업분석실장이, 지난 1월 31일 세미나 주제발표에서 내놓은 대안은 3가지다.
지주회사체제를 통한 비은행 업무 확대, 적극적 해외진출, 그리고 추가적 M&A가 그것이다.
대출성장 조절해 NIM 방어할 듯 한 실장은 신정부의 금융정책과 관련, 투자자 유인책과 M&A를 통한 구도재편을 기대한다.
그는 신정부가 국책은행 민영화를 위해 금산분리를 완화(폐지는 아니고), 국민연금 등 연기금이나 펀드 등을 유사 금융주력자로 판정하거나 의결권 지분제한을 현행 4%에서 10% 정도로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서민금융지원의 일환으로 은행과 상호저축은행 간 M&A, 은행의 대부업진출, 소비자금융회사 설립 등을 예상했다.
특히 금산분리 완화보다는 역으로, 신정부가 기업규제완화의 일환으로 금융기관의 비금융기업에 대한 지분 및 의결권제한을 풀어주면, 산업자본이나 비금융 재벌의 금융기관 인수매력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파킹(주식분산, 감추기)이 가능해져 그룹 경영권 확보가 용이해진다는 것. 2008년도 은행산업 전망과 관련, 그는 “대출성장보다는 NIM에 관심을 갖고 크레디트 코스트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올해는 자산증가의 수익증대효과가 관건이며 이는 NIM이 방어돼야 가능하다.
국내은행들은 자산이 늘어도 비이자부문 이익의 비중이 낮아 본질적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 그는 '지난해 예금수신은 둔화되는데 대출만 무리하게 늘리다 유동성위기를 맞았던 경험에 의한 학습효과로, 은행들은 대출자산증가율을 7~10% 선으로 낮추는 성장조절을 통해 유동성문제를 해결하고 NIM을 방어할 것'이라며 '금리상승국면에서 대출자산이 연간 9~10% 증가한다면, 일정수준 이내로 NIM 하락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2008년 은행업종은 순이익 증가는 별로 없을 것이지만, 안정적 이익창출 정도는 가능하다는 것. 세계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서브프라임 사태와 관련해서는 ꡒ미국 금융기관들이 약 1000억 달러를 상각했는데, 우리 은행들도 최저 2000억 원에서 최대 4000억 원을 상각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상각이 중요한 게 아니라 도려낼 부실의 폭 가늠이 중요한데, 상반기가 지나면 그 폭을 예상할 수 있게 돼 시장의 불안심리도 해소될 것ꡓ이라고 밝혔다.
해외진출, 현지은행 인수가 바람직 문제는 장기적으로 우리 은행들이 어디로 가야 하느냐 하는 것. "중장기적 은행의 고민은 이익 성장성이 떨어지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가 하락한다는 점이다.
ROE를 어떻게 높일 것인가? 지속적인 규모 및 범위의 경제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겸업화전략이나 해외진출, 그리고 M&A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은행들의 비이자 이익 비율은 평균 15%, 해외자산 비중은 2.5% 수준에 불과해 결국 이런 구조적 취약점이 개선돼야 한다는 것. 외국 금융기관들의 해외수익비중은 보통 40~80%에 이른다.
HSBC는 70%, 도이치뱅크는 80%가 넘는다.
그러나 우리는 고작 3.2%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국회 신학용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도, 국내은행들이 지난해 1~6월 올린 당기순이익 중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0.8~11.5% 수준에 그쳤다.
한 실장은 "지점이나 법인설립보다는 현지은행 인수가 바람직하다.
이런 자본력 수출이 정체국면에서 성장엔진을 창출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성장정체 해소의 또 다른 출구는 비이자 이익 확대를 위한 비은행 부문 강화다.
자통법과 방카슈랑스가 아니더라도, 증권 및 보험업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이미 은행을 뛰어넘었다.
그는 "시중금리가 최근 하락세로 전환, 은행 예금금리도 5~6% 선에서 안정될 것이다.
그렇다면 자본시장으로 향하는 자금이동을 막지 못한다.
또 고령화 대비 수요로 보험업도 유망하다ꡓ며, 이런 흐름 속에서 소외된 은행의 가장 좋은 답안으로, 지주회사 형태의 토털 파이낸셜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겸업화 확대전략을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이업종 대형화(금융지주회사)가 답안인 셈이다.
문제는 증권사 인수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M&A에 따른 시너지효과보다 초기 인수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
" 즉 이제 막 시작하려는 국민은행, 기업은행보다는 이미 증권, 보험사를 확보해놓고 지주회사체제를 갖춘 신한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가 더 유리한 입장이라는 분석이다.
LG카드를 인수한 신한지주가 비은행 비중이 가장 높은 반면, 우리지주는 자회사 지분율이 낮아 이익증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윤광원 객원기자
국내은행, 해외진출 어디로 가나?카자흐, 러시아 … 국내은행들 CIS로 달린다 ⓒECONOMY21 사진
근 신한, 국민, 우리, 산업 등 국내은행들이 해외진출 전략의 일환으로 구소련에서 독립한 나라들인 CIS(독립국가연합)으로 몰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 31일, 국내은행 최초로 카자흐스탄 현지법인 설립인가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 현지법인은 신한은행이 100% 단독 출자한 현지법인으로서, 6월께 신한은행 자체브랜드와 고유 영업방식을 통해 국내은행 최초로 카자흐스탄에서 영업을 시작할 전망이다.
중앙아시아의 대국 카자흐스탄은 석유, 천연가스, 우라늄, 금, 구리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연평균 9% 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은행산업은 연 90%씩 성장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달리, 국민은행은 현지은행을 인수해 단기간에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구경회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월 29일 리포트에서 ꡒ국민은행이 카자흐스탄 6위 은행인 BCC(Bank Center Credit)의 지분 30%를 6000억 원에 인수할 계획ꡓ이라며 ꡒ과잉자본으로 인한 ROE 하락을 걱정하는 국민은행 입장에서, 성장성 높은 카자흐스탄에 진출하는 것은 매우 적절한 판단이며, 인수 프리미엄도 시가 대비 19%로 과도하지 않다ꡓ고 말했다.
BCC는 2006년 말 대비 9개월 동안의 자산증가율이 59%, 2005년 이후 평균 ROE도 26%로 성장성 및 수익성이 모두 우수한 은행이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ꡒ현지은행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은행명이나 구체적 인수내용은 아직 밝힐 수 없다ꡓ는 입장이다.
한편 우리은행은 카자흐스탄 1위 은행인 BTA(Bank Turan Alem)와 CIS 지역에서 부동산 및 자원개발, M&A 등을 공동 추진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월 23일 발표했다.
이에 앞서 1월 17일에는 러시아 내 유일한 한국계 은행인 ꡐ러시아 우리은행ꡑ이 본격 영업을 시작했다.
러시아 우리은행은 구 조흥은행 현지법인이 지난 1998년 설립됐다가 국내 외환위기로 철수한 이래, 국내은행이 러시아에 재진출한 첫 케이스다.
설립기념 리셉션에서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미개척지인 CIS 국가까지 진출을 확대함으로써 러시아, 중앙아시아, 중국을 아우르는 "유라시아 금융로드" 구축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가하면 산업은행도 카자흐스탄에서 현지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산업은행은 과거 대우그룹으로부터 넘겨받은 우즈베키스탄 현지법인 ‘우즈KDB은행’을 운영하고 있는데, 인수 이후 총 자산이 43%, 순이익은 70%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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