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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의 창업마인드]한국인은 대접받기를 좋아한다
[김상훈의 창업마인드]한국인은 대접받기를 좋아한다
  •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소장
  • 승인 2008.02.2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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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기억하기는 고객관리의 첫걸음…손님에게 먼저 고개 숙이는 자세 생활화해야 10여년 전, 서울 수도권 상권에서 반짝 아이템 중 하나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호프집이 있었다.
이른바 ‘셀프호프’였다.
당시로서는 언론매체에서 앞 다퉈 소개할 정도로 창업시장에서 뉴스가 되었던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이 아이템은 1~2년을 버티지 못하고 시장에서 도태되고 말았다.
이유가 뭘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실패원인은 생맥주집 고유의 특성을 무시한 채, 공급자 및 운영자 중심의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실패원인을 찾을 수 있다.
즉, 테이블에 설치된 셀프호프 시스템을 이용해서 손님들에게 마음대로 생맥주를 알아서 따라 마시라는 것은 얼핏 보면 운영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인건비 절감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공급자의 마인드일 뿐, 소비자 마인드를 이해하지 못하는 콘셉트였다.
생맥주집을 찾는 소비자들은 알아서 맥주를 셀프로 따라 마시는 것보다는 ‘맥주 한잔 더 주세요!’라고 외치면서 먹어야 제격일 뿐 아니라 대접받으면서 먹는 것처럼 느낀다.
하물며 술을 잔에 따름과 동시에 금액까지 올라가는 시스템이었으니 한국적인 정서상 술맛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가 아니었을까? 한국인들은 어쩌면 ‘셀프서비스’에 익숙하지 않다.
특히 음식점에서만큼은 ‘셀프서비스’는 아직까지 낯설게 느껴지는 소비자들이 많은 편이다.
분식집에 가보면 벽면에 붙어있는 ‘물은 셀프’라는 POP를 자주 보게 된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의 내심에는 셀프보다는 직원이 정성스럽게 물 한잔 테이블까지 갖다 주기를 원한다.
최근 들어서는 ‘스타벅스’ 등 대형 에스프레소 커피전문점에서는 당연하게 셀프 시스템이 정착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내면에는 막대한 자본력을 투자해서 오픈한 대형 커피전문점이기 때문에 ‘이 곳에서는 셀프가 법인가 보다’라고 생각해서 마지못해 셀프서비스를 따라하는 것일 뿐, 내심으로는 테이블까지 서비스를 해주길 원하는지도 모른다.
최근 20~30대 여성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유행하고 있는 ‘공주마케팅(princess maketing)’ 역시 감수성 높은 젊은층 고객들에게 공주처럼 대접받게 함으로써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마케팅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대접받기 좋아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소비행태를 잠깐 더 소개하자면 한국인들은 어떤 가게에 들어가든 주인이 누구인지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그 주인이 나에게 어떠한 태도로 다가오는지에 대해서도 내심 관심을 갖는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주인에 대한 관심도는 매장을 처음 방문하는 고객과 두 번, 세 번 방문하는 고객의 정도에 따라서 달라진다.
두세 번을 방문하는 가게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주인이 본체만체한다면 소비자들은 아무리 그 가게의 음식이 맛있다고 해도 별로 유쾌하지 않을 뿐더러 만족도 또한 높지 않다.
반면 음식 맛은 보통일지라도 주인이 진정으로 반가워하는 표정을 보이면서 깍듯이 하는 매장에서는 소비자 만족도는 상당히 높아짐을 알 수 있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어쩌다 자신이 한 턱 내는 날, 단골 음식점을 방문했을 때 주인이 극진하게 아는 체 하면서 한턱내는 사람을 대접해주면 저절로 으쓱해하면서 기분 좋게 생각하는 것은 상식이다.
이 모두가 대접받기 좋아하는 한국인들의 단적인 소비행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대접받기 좋아하는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창업을 한다면 어떤 준비부터 해야 할까? 먼저, 사람을 기억하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처음 보는 사람인지, 두세 번 만난 사람인지에 대해서 늘 기억하려고 애써야 한다.
어떤 가게를 운영을 하던 사람을 기억하는 일 자체가 고객관리의 첫 번째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상대방 고객에 대한 기본정보를 기억해야만 그 다음단계의 만족도 높은 서비스 실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가족단위 고객에게는 아이들의 머리모양까지도 기억하면서 관심을 표시한다면 만족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강남 오피스상권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어느 주인은 고객들을 기억하기 위해서 명함을 받으면 반드시 고객의 특징을 명함 뒷면에 기록하고 다음에 올 때는 직함까지 기억해서 불러주는 음식점 주인도 있다.
고객을 기억함으로써 충성고객으로 이어지는 사례이다.
두 번째는 고개 숙이는 연습이 뒤따라야 한다.
나이 고하를 불문하고 창업자 입장에서는 고객들에게 먼저 고객 숙이는 자세를 생활화, 습관화해야 한다.
성공창업의 길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김상훈 스타트비즈니스 소장(bizdoctor@start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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