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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증권가 '퇴직연금 시장' 잡아라
[이슈]증권가 '퇴직연금 시장' 잡아라
  • 이진철 이데일리 기자
  • 승인 2008.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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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전담인력 확충 등 적극적... 삼성투신 등 '빅3'도 본격 가세 여의도 증권가에 연초부터 퇴금연금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대기업들이 퇴직연금을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증권사들은 그동안 보험사와 은행에 비해 열세를 보였던 퇴직연금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영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2월말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적립금 2조7550억원으로 전월대비 32%가 성장했다.
이는 2006년 12월의 적립금 7568억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누적계약건수는 3만2942건으로 가입자수는 53만8363명(운용관리계약 기준, 복수의 운용관리계약에 따른 중복가입자 2만9595명 포함된 수치)에 달해 전월 40만명을 넘어선 것에 이어 곧바로 50만명을 돌파했다.
계약건당 가입자수는 16.3명으로 전년 같은기간 13.4명에 비해 증가했으며, 계약건당 적립금액도 8363만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중이다.
작년 12월말 현재 금융기관별 적립금액 기준 점유율은 보험사 50%, 은행 40.5%, 증권사 9.5% 순이었다.
보험사의 점유율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서로 자사 임직원들의 퇴직연금을 가입한 지난 2006년 9월에 가장 높은 61.7%를 기록한 이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6년 9월 당시 은행의 점유율이 31.5%로 보험사와 은행과의 점유율 차이가 2배 가까이 확대됐던 것과 비교할 때 현재는 격차가 축소된 것이다.
올해 경영목표 퇴직연금시장 공략으로 세워 증권업계는 은행과 보험사에 비해 낮은 퇴직연금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올해 경영목표를 퇴직연금시장 공략으로 세우고 조직과 전담인력을 확충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연초 신년사를 통해 퇴직연금 사업을 전사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퇴직연금 운용실적에서 증권업계가 보험사와 은행을 앞섰던 것에 고무된 모습이다.
한국증권업협회 분석에서 확정급여형(DB) 기준으로 작년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은 증권이 7.90%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은행(5.28%) 생보(4.33%) 손보(4.02%) 등의 순이었다.
증권사들은 작년 주식시장의 상승으로 펀드, 채권, 예·적금 등 다양한 투자대상에 분산투자해 위험을 낮추고 이익을 극대화한 결과 상대적으로 높은 운용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다며 증권사만의 강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작년말 기준으로 증권사별 퇴직연금 판매금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514억원), 삼성증권(492억원), 대우증권(387억원), 한국투자증권(339억원) 등의 순이다.
증권업계에서 삼성증권은 퇴직연금 가입자수(3만101명)와 자산관리 적립금(1000억원)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미래에셋증권은 운용관리 적립금(514억원)과 가입법인수(428개사)에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퇴직연금시장에서 선두권 유지를 위해 현재 38명의 퇴직연금 전담인력을 올해말까지 90여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대형법인의 시장지배력 강화하고, 자산운용 분야의 차별화된 컨설팅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선 증권과 보험, 운용사 등 계열사를 총동원해 퇴직연금시장의 영향력 확대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말 100명이 넘는 전담인력을 확보했고, 차세대 기록관리시스템과 연금계리시스템을 갖췄다.
미래에셋증권은 한국도로공사를 비롯해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한 8개 공사 가운데 6개 공사의 퇴직연금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초기 퇴직연금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우증권의 경우 한국공항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대형공기업 4개 기관에서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퇴직연금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코노미21 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시장 개척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 차원"이라며 "퇴직연금 규모가 현재는 미약하지만 향후 적립금이 쌓이게 될수록 운용수수료도 그에 비례해 늘어나기 때문에 증권사로서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빅 3 자산운용사들 중심으로 시장 선점경쟁 본격 나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업계도 삼성투신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등 빅 3 자산운용사들을 중심으로 퇴금연금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본격 나서고 있다.
국내 52개 운용사 중에서 3개사 퇴직연금 전담부서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삼성투신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2곳이 퇴직연금 전담부서를 운용했으며, 최근 한국투신운용이 전담부서를 만들면서 퇴직연금시장에 가세했다.
현행 퇴직보험, 퇴직신탁제도가 2010년까지 존속되고 2011년부터는 모든 기업이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산운용사들은 초창기 시장선점을 주력하는 모습이다.
삼성투신은 자산운용업계 최상의 LT(Long Term) 주식운용인력 및 연기금 운용 노하우를 활용해 퇴직연금펀드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란 포부를 밝히고 있다.
미래에셋은 퇴직연금연구소에서 퇴직연금종합정보 홈페이지(www.primapension.com)를 개설했다.
한편 퇴직연금은 시장상황에 따라 단기간에 반짝 수익을 내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지 여부가 중요하다.
이를 반영한 듯 최근 주식시장 조정에도 불구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다른 일반 주식형펀드에 비해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월27일 기준으로 삼성투신의 `퇴직연금패시브배당주식자1`은 3개월 누적수익률은 -3.75%의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퇴직플랜주식형자1`(-6.88%), 한국운용의 `퇴직연금정통주식증-자`(-3.90%)의 수익률로 시장대비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채권혼합형과 채권형의 수익률은 더 나은 편이다.
`삼성 퇴직연금코리아대표40혼합1`과 `미래에셋 퇴직플랜안정형40자1`은 각각 -1.01%, -0.78%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고, `한국 퇴직연금정통채권혼합자`는 -0.41%를 기록중이다.
특히 채권형의 경우 `미래에셋 퇴직플랜채권형자1`이 3.33%로 가장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고, 다른 펀드들도 1~3%의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운용노하우는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시간이 지나갈수록 장기적인 운용철학과 전담부서의 노하우가 축적된 대형운용사로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철 이데일리 기자 che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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