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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산업의 혈액’ 석유 안정공급 최우선
[커버스토리]‘산업의 혈액’ 석유 안정공급 최우선
  • 신승훈 기자
  • 승인 2008.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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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자본 등 현 수준 고려할 때 ‘패키지형 자원개발’이 가장 현실적 흔히 석유를 ‘산업의 혈액’이라 부른다.
피가 돌지 않는 사람의 몸을 상상할 수 없듯, 그만큼 필수적이라는 이야기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
세계 석유수입 5위, 소비 7위인 우리나라로서는 해외 자원개발을 통한 안정적인 공급원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특히 OPEC 등 주요 산유국과 서방 선진국이 주도하는 세계 석유시장에서 석유의 안정적인 확보와 조달 문제는 국가안보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함 고유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경제성장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해외 유전개발은 ‘머니게임’ 우리나라가 해외 석유를 개발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입찰, 패키지형 개발, 지분참여 등이다.
제도가 잘 갖춰진 국가의 광구인 경우 국제입찰에 참여해 채굴권을 획득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통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 메이저사와의 경쟁에 나선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일단 선진국들과 치열한 입찰경쟁을 벌여야 한다.
앞선 경험과 기술을 가진 공룡기업들과 맞서 이윤이 확보되는 가격을 기입해 넣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중국의 물량공세와도 맞서야 한다.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는 입찰 때 엄청난 금액을 써넣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이 같은 중국의 공세적 입찰참여는 이미 1996년부터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베팅’이 가능한 이유를 인건비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 기업은 일부 핵심인력을 파견하고 현지인력을 고용하는 반면 중국은 노동자 모두를 배에 싣고 광구로 들어간다.
오퍼레이팅 코스트가 낮기 때문에 가격을 높여 써낼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CNPC의 직원만 40만”이라며 “입찰 때 중국이 물량공세를 펴는 것을 보면 가슴이 막막해진다”고 전했다.
이 같은 입찰 성공을 위해서는 기업의 규모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막강한 자본력을 지니지 않고서는 실패했을 경우 위험부담이 큰 사업인 유전개발에 뛰어들 수도 없지만 자본력이 든든하게 뒷받침이 되지 않고서는 입찰에서 승리할 수도 없다.
ⓒ이코노미21 표
해외자원개발협회 이철규 상무는 “유전개발은 실력이 같을 경우 돈이 많은 사람이 이기는 포커게임에 비유할 수 있다”며 “유전개발은 확률게임인 동시에 자본력이 우월한 자가 이기는 머니게임”이라 말했다.
유전개발의 수익성이 크기 때문에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탐사비용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경험과 함께 자본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느냐가 성패의 주요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세계적 규모의 에너지기업이 없는 우리나라로선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석유공사와 광업진흥공사 등의 규모를 키울 방침이다.
정부는 석유공사의 경우 유럽과 같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 규모를 키워 민영화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하루 생산량 4만배럴 수준인 석유공사를 50만b/d 수준으로 키우는 3단계 육성방안을 세우고 있다.
2단계에 해당하는 30만 b/d면 국제적 수준의 회사로 등극할 수 있고 50만 b/d의 경우 산유국을 제외한 기업체들 중 20권 이내에 드는 수준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실적 대안 패키지형 진출 두번째는 패키지형 자원개발이다.
해외에서 자원만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라 플랜트 건설 등 자원개발을 위한 투자를 병행하겠다는 것이 패키지형 자원개발이다.
정부나 인맥을 통한 수위계약 형식이기 때문에 해외 공룡에너지 기업들과의 입찰경쟁이 없다는 점이 무엇보다 장점이다.
게다가 자원개발로 석유와 가스의 수급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IT, BT, 플랜트, SOC 분야가 동반 진출함으로 인해 경제적 파급효과도 천문학적 수준이다.
산유국 입장에서는 단순한 ‘돈벌이’가 아닌 궁극적이고 본질적인 경제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되고, 우리나라 역시 해외자원개발을 통한 에너지 안보 강화와 플랜트, 건설 등의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때문에 현재 국내 현실을 감안할 때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코노미21 표
특히 개발에 따른 주변산업의 파급효과도 천문학적 수준이다.
우선 일단 광구를 건설하는 데 막대한 자본이 투여된다.
시추기술도 엄청나게 발전했다.
예전에는 수직방향만 가능했던 것이 90도 회전을 거쳐 요즘에는 어디든 원하는 방향으로 시추가 가능한 정도까지 발전했다.
첨단 IT기술은 물론 첨단 정밀기기를 제조,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은 기본이다.
원유가 쏟아질 경우 광구에서 해안으로 파이프를 이어야 하며 원유를 운반할 수 있는 항구도 만들어야 한다.
내륙운송을 위한 도로도 닦아야 한다.
필요에 따라서는 정제시설도 갖춰야 한다.
수조원 단위의 엄청난 규모일 수밖에 없다.
플랜트 수출로 인한 인접효과가 크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된 광구를 하나 잡으면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의 ‘대박’인 셈이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캄보디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의 정상들과 만나 적극적인 자원외교를 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외교부는 에너지·자원대사, 기후변화 대사 등 고위직을 신설하고 자원외교 담당인력을 확충키로 하는 등 이미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재외공관의 인력 재배치와 함께 에너지·자원 협력 업무가 중요한 공관을 지역별로 선정중이다.
원유수입량이 많은 아프리카 카메룬 공관을 부활시키고, 콩고와 키르기스스탄 등에도 대사관을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는 이와 함께 한국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대외개발원조(ODA)를 현재 GNI(국민순소득) 대비 0.1% 수준에서 2012년까지 0.2%까지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올해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를 중점적으로 진출할 것이고 남미는 내년정도에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며 “국가별 리포트를 작성해 자원외교의 가이드를 마련할 것”이라 밝혔다.
마지막으로 지분참여가 있다.
워낙 막대한 자본이 소요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석유가 나오지 않을 경우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때문에 채굴권을 획득한 기업이나 국가가 위기관리(risk management)차원에서 지분을 쪼개 판다.
이처럼 쪼개진 지분을 인수하는 경우다.
매년 열리는 미국의 광구 expo를 통해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고 광고 정보를 판매하는 기업인 ihs group이나 우드 매킨지메킨지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
그런 후 광구 자체에서 유료로 공개하는 데이터를 분석하게 된다.
현재 전세계 LNG 구매 2위 기업인 가스공사가 이러한 지분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해외자원개발협회 이철규 상무는 “선진국은 자원확보에 나섰지만 우리나라는 2005년에 들어서야 자원외교라는 표현이 등장했다”며 “향후 자원확보가 경제성장의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신승훈 기자 shshin@economy21.co.kr

해외 자원개발에 나선 기업들 SK 에너지

도전과 진화, ‘자원 독립국’ 실현한다”

15개국 27개 광구. 하루 평균 2만2000배럴에 해당하는 원유와 가스 생산. 매장량 5억 배럴. 올 1월 현재 SK에너지(대표 신헌철)가 일군 성적표다.
2015년까지 하루 생산량을 10만 배럴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의 국제적 여건이 자원부국에 석유파동 당시보다 더 자원부국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향후 우리나라가 ‘자원 독립국’으로 자리잡는데 최선두에 서겠다는 방침이다.
실패해도 직원 문책해선 안돼 현재 SK에너지는 ‘亞太지역 에너지/화학사업의 새로운 주역’으로 성장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핵심개발지역에 역량을 집중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한해 자원개발에만 54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이 같은 투자비는 불과 5년 전인 2004년 670억원 규모에 비하면 8배 이상 크게 늘어 난 것으로 석유개발 사업에 대한 기업의 강한 집념을 잘 보여준다.
SK에너지가 현재의 자원개발 수준에 이르는 데에는 故 최종현 회장의 결단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2차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자체적으로 자원을 확보하지 않으면 국가 차원의 문제가 된다는 판단 아래 1982년 ‘자원기획실’을 설치하고 첫 프로젝트로 ‘석유개발 사업’을 발표했다.
이후 최 회장은 “회사는 이익의 15% 이상을 매년 석유개발사업에 투자해야 하며 실패하더라도 참여한 직원을 문책해서는 안 된다”며 “석유개발사업이란 본래 1~2년 내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므로 10~20년 동안 꾸준히 노력해야만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의지는 지금까지 이어져 2004년 초 석유개발사업부를 해외 자원 개발사업을 총괄하는 ‘R&I(Resources & International)부문’으로 승격하고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유연탄 등 종합자원개발기업 꿈꾼다 우리나라 전체 연간 원유 소비량의 3분의 1 이상을 공급하는 SK에너지는 석유개발 사업이 본 궤도에 오름에 따라 유연탄, 구리 등 기타 주요 자원 개발에도 열심이다.
연간 유연탄 소비량의 2%, 구리 소비량의 5.5%를 책임짐으로써 종합자원개발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 부존량이 전혀 없는 유연탄 개발 실적이 눈에 띈다.
현재 호주, 중국,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정부는 2013년까지 유연탄 생산광산을 27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3월 대한광업진흥공사와 공동으로 호주 앙구스플레이스 유연탄광 지분을 인수해 해외에서 확보한 발전용 유연탄 총량은 연간 180만 톤으로 늘어났다.
이는 국내 유연탄 자주개발률(약 38%)의 2.2%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다.
또 코오롱과 함께 참여한 호주 와이옹 광산에서도 올해부터 연간 450만 톤의 유연탄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주 이외에도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 유망 탄광 개발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석탄 선적설비 등 인프라 시설 등에 적극 투자해 석탄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석탄은 석유와 더불어 국내에서 매우 중요한 핵심 에너지자원”이라며 “앞으로 차질없이 석탄을 생산하도록 좋은 탄광 개발 및 탐사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자원개발에 나선 기업들 – 한국석유공사

“글로벌 석유기업으로 도약”

우리나라는 최근 2~3년간에 걸쳐 정부의 적극적인 자원외교 노력 등을 바탕으로 기대매장량 수십억 배럴 규모의 대형 탐사광구를 다수 확보, 자주원유개발률 제고의 전기를 마련했다.
베트남 15-1광구와 11-2광구에서 독자적 기술과 인력 및 자금을 바탕으로 개발, 생산에 성공했고 동해-1 가스전 개발은 우리나라를 전세계 95번째 산유국의 반열에 올려 놓았다.
2004년 7월 생산을 시작한 동해-1 가스전은 현재 일일 천연가스 5000만 입방피트(LNG 약 1000톤), 초경질원유(컨덴세이트) 1000배럴을 생산 중이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한국석유공사가 있다.
현재 베트남을 위시한 14개국에서 30개 사업을 진행 중이며 동해-1 가스전을 포함, 국내외에서 일일 약 5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 중에 있다.
현재 석유공사는 정부의 자주개발원유 생산 목표(2013년 공사생산량 30만b/d) 달성 및 정부 비축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한 Challenge 20-50이라는 2015년까지의 장기전략 목표를 수립하였음 Challenge 20-50의 의미는 2015년까지 영업이익 20억 달러, 매출액 50억 달러를 달성하고, 보유 석유매장량 20억 배럴, 생산량 40만 b/d(석유 및 가스 포함)의 세계 50위권 규모의 글로벌 석유기업으로의 도약을 뜻한다.
공사 관계자는 “‘Challenge 20-50’의 목표가 달성될 경우 우리나라의 에너지안보를 확고히 다지는 것은 물론 석유공사가 국가에너지 자립을 선도하는 세계적인 석유회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자주원유개발 토대 마련 공사는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투자환경, 석유개발 잠재력이 높은 지역을 대상으로 ‘6대 전략거점’을 설정하고, 이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 및 전력 플랜트 등 연관산업간 협력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6대 전략거점은 나이지리아 등을 비롯한 서아프리카지역, 예멘등 중동지역, 카자흐스탄 등 카스피해지역, 러시아 등 동북 아시아지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지역, 캐나다 등 미주지역이다.
특히 러시아에서 진행 중인 서캄차카 사업은 사업 초기, 기대 매장량이 37억 배럴로 예상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현재 진행 중인 3차원 물리탐사 작업의 해석 결과에 따라 그 이상의 매장량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공사측 설명이다.
최근 공사를 중심으로 다수 기업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확보한 대형 광구로는 나이지리아 OPL 321, 323광구, 러시아 서캄차카, 카자흐스탄 잠빌 프로젝트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지난 해 3월 본계약을 체결한 나이지리아 OPL 321, 323 심해광구의 경우 기대매장량이 도합 20억 배럴에 이를 정도로 탐사 유망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가 입찰에서부터 최종계약 체결까지 거대 국영 석유사인 ONGC를 비롯한 초대형 메이저 석유사들과 경쟁해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밖에 엑슨모빌, 셸 등 세계적 메이저 석유사들이 참여 중인 아제르바이잔 이남광구(기대매장량 20억 배럴)에 대해서도 지분 매입을 성공적으로 추진 중인 상황이다.
공사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다수의 대형광구를 확보하게 된 데는 무엇보다 정부 차원의 자원 외교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며 “SOC 등 사회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산유국의 니즈(Needs)에 맞춰, 발전설비, 플랜트, 조선 등 이종산업과의 협력을 통한 동반진출 전략을 구사했던 것 역시 이 같은 성과 창출의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위에서 언급한 4개 대형 광구 모두 대통령의 해당 국가 순방을 계기로 광구 확보가 이뤄지는 등 패키지형 자원개발이 성공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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