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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편지]비싼 기름 한번 '물 쓰듯' 해봤으면
[편집장 편지]비싼 기름 한번 '물 쓰듯' 해봤으면
  • 한상오 편집장
  • 승인 2008.03.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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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아주 오래 전부터 절약을 강조할 때 흔히 하는 말입니다.
지금이야 필요에 따라 한집에 자동차가 두 세대가 있어도 그러려니 하지만, 멀지 않은 과거에는 자동차가 부의 상징인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오너족’들이 부럽기도 하고 아니꼽기도 해서 ‘석유 한 방울…’ 타령을 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곡물,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우리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경상수지 적자가 26억 달러로 외환위기 발발 직전인 97년 1월 31억 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 후 11년만의 최대 규모 적자라고 합니다.
지난해 12월 8억1000만 달러 적자에 이어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올해 경상수지가 11년만에 적자로 돌아서고 또 적자 폭도 예상보다 훨씬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물론 경상수지 적자의 최대 주범은 배럴당 100달러 선까지 치솟고 있는 국제유가입니다.
기름값 상승으로 상품수지가 적자로 반전되면서 경상수지가 악화된 것입니다.
실제 비난 1월 원유도입 단가는 배럴당 89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달러나 뛰었습니다.
이에 따라 원유 수입 비용이 32억 달러나 늘어나다보니 수출이 아무리 선방했다고 하더라도 적자를 메우기 어려운 구조인 것입니다.
이번호 커버스토리로 자원 확보 문제를 거론하게 된 배경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경제에 가장 민감한 원유와 가스를 안전하게 확보할 수 방법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산업의 혈액’이라고 하는 석유를 어떤 방법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 또한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나 기업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때마침 ‘경제 대통령’을 자처하는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자원 확보를 위한 외교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취임 첫날부터 외국 정상들과 자원외교의 만남을 이어갔고 그 노력은 ‘살인적 일정’이니 ‘릴레이 자원외교 기록’이니 하는 말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나마 그런 노력이 새 정부의 첫 조각 과정에서 장관 내정자들이 부동산 투기 등으로 여론의 바늘구멍을 통과하지 못하고 줄줄이 낙마하면서 땅에 떨어진 대통령의 체면을 조금이나마 세워주고 있습니다.
이제 해외 유전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업이 되었습니다.
비록 우리 땅에서는 나지 않는 자원이지만 기업과 정부가 합심해서 반드시 확보해야 할 자원개발입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한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된다면 지금 같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자원 확보 경쟁은 치열한 전쟁을 방불케 합니다.
어떤 이들은 이미 자원 확보를 위한 노력이 늦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늦었다고 손 놓고 한탄만 할 수는 없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는 말처럼 지금부터라도 고삐를 조인다면 ‘오일 달러’로 부자가 된 나라보다 잘 살 수 있는 길을 열수 있습니다.
오늘 밤에는 그 비싼 기름을 ‘물 쓰듯’ 써보는 꿈이라도 꾸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상오 이코노미21 편집장 hanso110@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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