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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춤추는 환율에 희비 엇갈린 주식시장
[커버스토리]춤추는 환율에 희비 엇갈린 주식시장
  • 신승훈 기자
  • 승인 2008.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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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자동차 안도, 내수주는 한숨…중장기투자 전략 절실 17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31.90원 상승한 1029.20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휩쓸고 있는 약달러의 광풍에도 원화는 더 약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난 12월 이후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된 것과 유동성 확보를 위한 외국인들이 주식과 채권시장에서의 자산 매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보유 달러를 외환시장에 내놓는 등의 직접 개입을 늦춘 것도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역주행은 득 보다는 실 많아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원화 약세가 지속되는 것은 주식시장에도 펀더멘탈의 부진을 의미하는 것이 될 수 있어 부정적”이라 덧붙였다.
IT,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에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으나, 원자재 가격이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주가 역시 작은 변수에도 크게 요동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환율 전성시대, 수혜주 하락장에서도 상승 미국의 신용경색 및 경기 침체뿐 아니라 원·달러 환율의 급등이 국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17일 현재 코스피지수는 1600선이 붕괴됐지만 못난이 3인방 중 IT주와 자동차주는 상승마감했다.
이들은 원화약세의 대표적 수혜주로 평가받는 종목이다.
우선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IT주가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전주말대비 각각 0.55%, 0.84% 올랐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도 각각 0.88%, 0.11% 상승했다.
ⓒ이코노미21 표
현대차와 기아차도 각각 1.73%와 4.11% 상승해 강세를 보였다.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견해를 종합해 보면 이들 종목은 장기간의 저평가를 거쳐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종목이기도 하지만 업황, 원자재, 환율 등의 세가지 관점에서 바라 볼 때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일단 IT와 자동차는 원화 약세 수혜주로 환율 급등에 따라 자연스럽게 매출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5~7%대의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올 초 사업계획 시 기준환율을 900원 혹은 900원대 초반으로 잡았기 때문에 환율이 1000원을 넘어선 현재를 기준으로 보면 영업이익의 증가는 물론 영업이익률의 증가도 기대된다는 것이다.
푸르덴셜투자증권 유영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 600억원, 원·유로 10원 상승시 330억원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이어 “연간 원달러 환율이 950원, 원유로 환율이 1456원일 경우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2.6%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남경문 연구원 역시 영업이익률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할 경우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0.20%포인트 증가한다”며 “최근 환율 상승분을 고려한 올해 영업이익률 개선폭은 약 0.98%포인트”라고 밝혔다.
반면 유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건설주와 철강, 화학주는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해외수주가 많은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은 5~6%대로 하락했다.
“환율, 시장지표 된다” 환율 등 외부여건으로 인해 변동성 큰 요즘과 같은 장세의 투자전략과 관련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단기적으론 낙폭과대주, 중장기적으론 IT와 전자, 자동차 등 수출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락장에서 빠지지 않고 잘 버틴 종목들이 시장 분위기가 개선될 경우 강한 상승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투자의 정석을 따르라는 조언이다.
ⓒ이코노미21 표
하지만 이들은 아무리 시장에서 탄력을 받고 있는 수출주라해도 ‘몰빵’은 절대 금물이라는 지적을 잊지 않는다.
환율에 의해 IT와 자동차주가 상승세에 있지만 이들은 결국 미국 등 선진국 경기에 영향이 크기 때문에 단기전략과 중장기 전략을 적절히 배분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라는 주문이다.
이에 충실히 따를 경우 최근 낙폭이 커 투자자들에게 기피주로 꼽히고 있는 조선·기계·해운 등 중국 관련주들이 단기 매매에 유리한 종목으로 꼽힐 수 있다.
특히 환율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전용수 부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까지 환율은 증시의 수급에 따른 후행변수였지만 향후에는 시장의 지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현재 환율 상승의 주요 요인인 경상수지의 흐름(흑자전환여부)이 주식시장의 변곡점을 알려줄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환율이 1000원을 넘고 있는 가운데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을 되찾고, 환율효과(달러약세, 엔강세)에 의한 수출호조로 향후 환율이 떨어질 시기가 다가오면 외국인투자가들은 국내증시에서 다시 매수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지수 반등의 지표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승훈 기자 shshin@economy21.co.kr

IT부품업체 환율 상승에 ‘급방긋’

최근 IT주가 환율 상승 등으로 인한 대표적 수혜주로 평가되는 가운데 IT부품업체들 역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분석이 등장했다.
이 같은 이유는 대금결제 방식 때문이다.
현재 IT대기업은 환율하락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국내 납품업체들과 외화로 결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원·달러는 물론 원·유로, 원·엔 환율의 급등으로 인해 납품업체의 입장에서는 매출과 매입 모두 외화로 받을 경우 이익이 높아져 환율상승의 수혜자가 된다는 것이다.
수출대금으로 받은 외화를 원화로 환전할 때 받는 금액이 늘어나는 데다 일본이나 중국 기업들과의 가격 경쟁에서도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수혜의 폭도 크게 넓어진다는 분석이다.
권정우 현대증권 연구원은 “IT기업의 경우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상승하면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수혜를 입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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