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인사 12명이 예리하게 짚은 미국의 문제에 대한 생생한 기록
변화인가, 몰락인가? 경제위기, 이라크 전쟁, 양극화 등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미국의 위기를 당대 최고의 지성들이 진단한 인터뷰집이 간행되었다. 이 책은 미국의 대안 블로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탐디스패치가 하워드 진, 찰머스 존슨, 씬디 씨헨 등 12명의 미국 진보 지성계의 대표주자와 가진 인터뷰를 모은 것이다. 책은 미국의 제국주의 구상에 초점을 맞추면서 국내외에 걸쳐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미국을 생생하고도 독창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올해는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질서에 아주 중요한 해이다. 미국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세계의 정치·경제 환경이 결정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현제 진행 중인 민주당 경선은 미국 민중의 민심을 측정하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데, 배럭 오마하 후보의 선전은 여러모로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미국의 지성들이 민주당을 바라보는 시선은 ‘비판적 수용’에 가깝다. 이라크전 등에서 보여 준 부시 행정부의 실정을 막지 못한 한계는 따갑게 비판하되 민주당이 가진 자유주의적이고 진보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라크전쟁 말고도 미국은 현재 안팎으로 위기에 처해있다. 내부적으로는 써브프라임 모기지 사테로 경제가 위기에 처해있고, 깊어지는 사회 양극화는 미국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상황에서 변화를 바라는 비판적 지성들이 각기 다양한 진단과 대안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이 책의 인터뷰어인 탐 엥겔하트는 “거대한 운동이 결집되면 몇 년 동안 그게 어떤 성과를 냈는지 파악하기 힘들지만, 분명 특이한 일을 일으키고 누군가에게 영향을 준다”고 이야기 한다. 당장의 가시적 성과는 없더라도 풀뿌리운동이 결국 세상을 바꾸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음을 묵직하게 웅변한다.
한상오 기자 hanso110@economy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