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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차운전석]소프트 톱 열고 봄나들이 나가볼까
[명차운전석]소프트 톱 열고 봄나들이 나가볼까
  • 김정환 전문기자
  • 승인 2008.03.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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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아우디 TT 로드스터 - 오픈카의 약점인 안전 문제 대비도 철저 1998년 아우디가 TT 쿠페(Coupe)와 로드스터(Roadster)를 내놨을 때 전 세계 사람들은 ‘비행접시’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외모와 낮은 배기량(1.8리터)으로 연출해 내는 경이로운 주행 성능에 경악했다.
기자 역시 그 특별한 외모에 반해 TT 쿠페의 핸들을 잡은 뒤 저돌적인 달리기 성능에 전율마저 느꼈다.
그리고 지난해 5월, 마침내 그 새 모델인 ‘뉴 아우디 TT’가 국내 출시됐다.
뉴 아우디 TT는 쿠페나 로드스터가 지닌 국내 수요층의 한계 속에서도 전작의 인기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기자가 만난 뉴 아우디 TT는 ‘로드스터’ 버전. ‘로드스터’는 오픈카(컨버터블) 중에서도 ‘2인승’을 뜻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로드스터로는 TT 외에 BMW Z4, 메르세데스 벤츠 SLK, 포르쉐 박스터 등이 있다.
이전 모델의 동글동글함에 비해 상당히 다이내믹 ‘뉴 아우디 TT 로드스터’는 이전 모델의 동글동글함에 비해 상당히 다이내믹해졌다.
이는 전장, 전폭, 전고가 조금씩 커진 것과 아우디 패밀리 룩의 상징인 강력한 포스의 싱글 프레임 그릴과 날렵해진 헤드램프가 어우러진 ‘앞 얼굴’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앞 범퍼 아래 좌·우측의 거대한 공기주입구, 짧은 휠 베이스와 낮은 무게중심, 깔끔한 뒷모습 등이 ‘스포츠카’다운 폭발력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차에 올랐다.
2인승 공간이지만 앞자리만 보면 그리 좁진 않다.
어깨높이에서 측정한 전폭이 1362mm로 이전 모델 보다 29mm가 늘어났을 정도로 차체가 커져서인지 훨씬 편안했다.
2인승의 한계는 세단과 달리 짐 놓을 뒷자리가 없다는 점이다.
결국 트렁크에 이런 저런 짐들이 들어가야 한다.
그나마 이 차는 철판 지붕이 개폐되는 ‘하드 톱’이 아니라 천 지붕이 개폐되는 ‘소프트 톱’이어서 톱을 접어 넣어도 트렁크 공간이 좀 더 여유로웠다.
시동을 걸었다.
아우디 차 특유의 부드러운 느낌이 좋았다.
드라이빙 코스를 서울 외곽순환 고속도로로 잡고 달려 나갔다.
최고급 나파(Nappa) 가죽으로 마감된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그립감이 탁월했다.
특히, R8과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휠의 아랫부분을 편평하게 만들어 고속 급커브를 돌 때 조작이 용이했다.
밤 공기를 느끼고 싶어 달리면서 톱(지붕)을 열었다.
대부분의 오픈카는 달리면서 톱을 조작할 수 없다.
고속주행 시 톱을 여닫다가 사고가 날까 우려해서다.
하지만, 이 차는 시속 30km까지는 주행 중에도 톱을 개폐할 수 있다.
그 덕에 주행 중 터널을 만나거나 비가 쏟아질 때, 흙먼지가 갑자기 일어나는 경우 등에도 속도만 낮추고 버튼을 눌러 톱을 닫을 수 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뉴 아우디 TT 로드스터의 강력한 4기통 터보차지 가솔린 직분사 엔진인 2.0 TFSI 엔진이 최고출력 200마력(5100-6000rpm), 최대토크 28.6 kg∙m(1800-5000rpm)의 강력한 파워를 뿜어내며, 차의 진가를 어김없이 과시했다.
세계 최초로 터보차저를 직접분사(FSI) 엔진에 적용, 파워는 더욱 높이고, 연료소비는 최대 15%까지 줄임으로써 2005~2007년 3년 연속 ‘올해의 엔진’에 뽑힌 엔진다웠다.
주행 성능은 이전 모델에 비해 상당히 절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이 6.5초에 불과한 이 차의 폭발적인 가속력은 자동과 수동 변속기의 장점을 결합한 S-트로닉과 스티어링 휠에 설비된 패들 시프트, 6단 기어를 단 0.2초 만에 변속할 수 있게 하는 듀얼 클러치 기술 등과 힘을 합쳐 질주하는 대형차량들 사이를 맘껏 누비는 ‘칼질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이 차의 주행 성능은 이전 모델에 비해 상당히 절제된 듯하다.
이전 모델의 경우 힘이 넘치다 못해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다면 이 차는 한결 성숙해져 충분히 제어할 만했다.
힘은 충분했지만 안전 문제로 제한된 최고속도(시속 210km)가 아쉬웠다.
이 차의 매력을 한껏 높여준 것은 ‘배기음’이었다.
가속페달에 힘을 가할 때마다 들려오는 중저음의 매력적인 보이스가 탑승자들을 기분 좋게 했다.
소프트 톱의 약점인 소음 문제는 전혀 없었다.
뉴 아우디 TT 로드스터는 시속 120km 이상 주행 시 자동 돌출돼 차가 들뜨는 것을 막아주는 뒷 스포일러, 고속주행은 물론 급커브 시에도 안정적인 자세를 잡아주는 스포츠 시트 등 ‘질주본능’을 만족시키는 요소들을 대거 갖췄다.
오픈카의 약점인 안전 문제에 대한 대비도 철저하다.
고강성 스틸 튜브가 사용된 윈드스크린 프레임과 좌석 뒤 알루미늄 롤 오버 바가 차량 전복 시 탑승자를 보호하고, 도어와 측면 부분의 고강도 알루미늄 보디 및 사이드 에어백이 측면 충돌 시 승객을 지킨다.
또, 충돌 심각도에 따라 2단계로 펼쳐지는 프론트 에어백과 탑승자의 뒷 머리 안전을 확보하는 백가드 시스템(Audi backguard system) 등이 앞.뒤를 방어한다.
개인적으로는 측면 유리 끝을 둥글게 처리해 창문을 올린 채 차에 오르내리다 입을 수 있는 부상 우려를 막았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연비는 리터당 12.3km인데 달리는 즐거움에 빠져들다 보면 체감 연비는 자꾸 낮아질 수 있으니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판매가 6520만원. 김정환 전문기자 newshub@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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