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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미국산 쇠고기 과연 안전한가
[커런트]미국산 쇠고기 과연 안전한가
  • 이문종 기자
  • 승인 2008.04.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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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역 주권 미국에 내줘…FDA 강화된 동물사료조치 여전히 미흡 한미자유무역협정(U.S.-Korea Free Trade Agreement, 한미FTA)이 지난 2007년 4월 2일, 14개월간의 긴 협상을 마치고 타결됐다.
이에 따라 그 동안 수입이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가 다시 수입이 재개됐다.
하지만 지난해 8월 검역 도중 쇠고기 등뼈가 발견돼 다시 수입이 중단됐다.
미국은 지난해 5월 국제수역사무국으로부터 ‘광우병위험통제국’으로 평가받으면서, 우리나라에 수입위생조건 개정을 요구해왔다.
이후 지난해 10월 1차 협상 결렬 후 지난 4월 18일 다시 협상을 타결 짓게 됐다.
2001년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자유화됐지만, 광우병 파동으로 인해 그 동안 양국의 쇠고기 수입은 ‘수입-금지-재개-중단’의 절차를 반복하고 있다.
광우병은 4~5세의 소에서 주로 발생하는 전염성 뇌질환으로, 뇌에 구멍이 생겨 성격이 포악해지고 정신이상과 거동불안, 그리고 난폭해지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사람으로 전염될 위험성이 있으며, 발병 시 약 1년 후 사망에 이르는 병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광우병의 위험이 있는 소의 부위는 수입 금지 조치를 하고 있으며, 광우병 발생 시 쇠고기를 전면 수입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검역 시 위생조건을 개정하는 협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며, 위생조건이 새롭게 타결될 때마다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는 순환 패턴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상은 지금까지와는 강도가 다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보다 강화된 동물사료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히면서, 한미 개정 협상에 따라 조만간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도 제한 없이 들어오게 됐다.
FDA는 광우병 위험을 고려해 모든 동물사료에 30개월 이상인 소의 뇌와 척수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을 12개월 뒤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FDA에서 강화된 조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미미한 조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12개월 이상된 소의 두개골, 척수, 척추, 내장, 편도, 장간막 등은 무조건 폐기하도록 하고 있으며, 일본은 모든 연령 소의 머리, 척수, 척추, 소장 끝부분 등은 모두 폐기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뇌와 척수만, 그것도 30개월 이상 된 소의 것만 사료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30개월 미만 뼈 있는 쇠고기의 규제를 풀고, 미국 측이 강화된 동물사료 조치를 공포하는 시점부터 30개월 이상된 쇠고기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은 협상 타결 후 일주일도 안돼 동물사료조치를 공포해버렸다.
이에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를 들여옴으로써, 국민 모두 광우병 불안에 떨면서 미국산 쇠고기를 맞아야 할 입장이다.
한우 시장 보호를 얘기하기에 앞서, 국민의 건강한 식생활을 고려한 결정이었는지 의구심이 든다.
이번 협상으로 보건단체를 비롯한 각종 단체에서 우리 정부가 너무 성급하게 규제를 푼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이문종 기자 rhee_mj@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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