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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차 운전석]야성미에 격조까지 갖춘 'MUV'
[명차 운전석]야성미에 격조까지 갖춘 'MUV'
  • 김정환 전문기자
  • 승인 2008.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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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토크 매력…사각지대 잡아주는 BLIS 자랑 세단의 안락함과 SUV의 편리함 그리고 스포츠카의 주행 성능까지 두루 갖춘 차처럼 완벽한 차가 또 있을까. 그처럼 완벽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여러모로 쓸모 있다는 뜻에서 프리미엄 멀티 유틸리티 차(Multi Utility Vehicle; MUV)를 표방한 차가 바로 볼보의 ‘올 뉴 XC70 D5’다.
외관은 ‘왜건(Wagon)형’이긴 하지만 왜건처럼 무난한 이미지는 절대 아니다.
오히려 볼보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XC90’ 보다도 날카롭고 다부져 보인다.
기자는 그 강렬한 모습을 보며 ‘악어’를 떠올리기도 하고, 먼 훗날 종말을 앞둔 지구에서 지구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차를 상상하기도 했다.
볼보가 왜건형인 이 차를 왜건 시리즈인 ‘V’가 아닌 오프로드 느낌이 강한 ‘크로스컨트리(XC)’ 시리즈에 배치한 이유가 짐작됐다.
야성미 넘치는 겉모습과 달리 올 뉴 XC70 D5의 실내는 볼보의 최고급 세단 ‘S80’의 그것처럼 격조 높다.
좌석은 편안하고,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 차 높이는 세단에 비하면 높지만 SUV보다는 훨씬 낮아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이나 노인, 어린이들이 승·하차하기에 편리하다.
새벽 시간에 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타고 경기 일산에서 판교까지 달려봤다.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자 2400cc 직렬 5기통 D5. 터보 디젤엔진에서 최고출력 185마력(@4000rpm), 최대토크 40.8kg.m(@2000~2750rpm)의 저력이 꿈틀대는 것이 느껴진다.
이 시간대엔 통행량은 적지만 스포츠카에서 트럭까지 다양한 차종들이 저마다 파워를 자랑하며 도로의 패자를 자임하고 나선다.
올 뉴 XC70 D5의 강점은 역시 강력한 토크였다.
웬만한 차들은 기자가 가속페달에 힘을 가하는 순간 저 멀리 뒤쳐지고 만다.
100…, 130…, 160…, 180km/h로 속도계 바늘이 치솟아 올라가는 동안 2톤 가까운 이 차의 몸무게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이 차는 저속에서의 가속도가 폭발적이었다.
실제로 톨게이트에서 통행료를 내기 위해 섰다가 출발해야 했지만 하이패스 전용 게이트를 지나 그대로 달려 나간 차들을 따라잡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일교차가 큰 탓에 노면엔 물기가 많았다.
하지만, 두렵지 않았다.
이 차에 설비된 ‘상시 4륜구동(AWD)’ 시스템을 믿기 때문이었다.
이 시스템은 항상 바퀴 4개에 골고루 구동력을 분배해 빙판길이나 급커브 길에서도 차가 절대 미끄러지지 않도록 단단히 붙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하물며, 이슬 맺힌 새벽길쯤은 거칠 것 없었다.
주행차로를 1차로에서 2차로로 바꾸려는 찰나 우측 도어 미러 안쪽에 있는 램프에 오렌지색 등이 켜졌다.
기자가 미처 보지 못한 새 사각지대에 숨어든 차량을 사각지대 정보시스템(BLIS)이 칼같이 집어낸 것. 볼보 차를 탈 때마다 느끼지만 BLIS는 정말 가치 있는 장비다.
혹자는 너무 적용 범위가 넓어 자주 켜진다고 불평하기도 하지만 운전자에게 눈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운전 경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깨달을 수 있다.
기자는 BLIS의 특허를 볼보가 갖고 있어 다른 브랜드 차량에선 만날 수 없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의 야심작답게 올 뉴 XC70 D5엔 또 다른 많은 첨단 안전장치가 포진해 있다.
졸음운전 등으로 자동차가 정상적인 주행 궤도를 이탈할 경우 알람을 통해 운전자의 주의를 일깨워 주는 차로 이탈 방지 시스템(LDW), 센터페시아 하단에 설치된 버튼만 누르면 브레이크를 안 밟아도 약 10 km/h이하 속도로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게 해주는 내리막길 주행 제어장치(HDC), 커브를 돌 때 스티어링 휠의 회전각도와 주행속도 등을 계산해 주행 방향으로 빛을 비춰 시야 확보를 돕는 액티브 바이제논 라이트(ABL) 등이 그것들이다.
특히, 2열 좌석에 승차한 어린이의 올바른 안전벨트 장착과 시선 확보를 위해 시트 높이를 2단계로 높여주는 어린이용 부스터 쿠션은 세계적인 과학 저널 파퓰러 사이언스(Popular Science)誌가 ’올해의 최고 신제품상(Best of What’s New)’을 수여하며 인정한 안전장치다.
올 뉴 XC70 D5의 자랑 중 하나는 대단한 적재 능력이다.
2열 좌석이 40/20/40으로 분할되므로 적재물의 크기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좌석을 배치해 실을 수 있다.
또, 무거운 레저 장비를 적재한 상태에서도 핸들링과 헤드라이트 각도가 자동으로 유지되도록 했다.
최근엔 이 차에 장착된 적재물 고정 시스템(로드 앵커링 시스템)이 영국의 '파워 오브 알루미늄 어워드'에서 운송 분야 대상을 수상, 안정적인 적재 능력까지 증명됐다.
이 차는 스마트키가 설비돼 키만 지니고 있으면 키 조작 없이 얼마든지 차량의 문을 여닫을 수 있고, 시동도 걸 수 있다.
특히, 파워 테일 게이트가 기본 장착돼 트렁크를 열 때 트렁크 레버를 누르기만 하면 자동으로 열리고 닫을 때는 게이트에 부착된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닫힌다.
이전 모델은 왜건에 대한 낮은 인식 탓에 몇 해 전 국내 시장에서 소리 소문 없이 퇴장해야 했다.
올 뉴 XC70 D5가 전작의 실패를 딛고 국내 수입차 시장의 새 장을 열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5840만원. 김정환 전문기자 newshub@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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