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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정부 성장지표에 얽매이지 말아야
[커버]정부 성장지표에 얽매이지 말아야
  • 신승훈 기자
  • 승인 2008.06.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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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와 원자재값 급등으로 국내 경제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지 오래다.
특히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통에 고성장을 내세운 정부로서는 정책기조를 바꾸자니 물가가 울고 물가를 잡자니 경제운용철학이 우는 딜레마에 빠졌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성장을 위해 물가를 포기할 수도, 물가를 위해 성장을 포기할 수도 없다”며 “정부가 당장 수치로 드러나는 성장지표를 끌어올리려 노력할 것이 아니라 경제주체에 내재돼 있는 성장잠재력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물가를 잡을 수 있도록 세심한 정책조율이 필요한 시점”이라 강조했다.
지난 2일 오후 김 원장을 만나 정부대책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전세계가 몸살이다.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와 관련한 위험 요인이 대부분 밝혀진 상황이고 미국도 바닥을 찍은 상황이라 유가가 현 수준에서 안정세로 돌아온다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국내 경기 역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가나 원자재가 인상, 환율까지 정부의 관련 예측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시장의 사인은 있었다.
하지만 유가가 요즘처럼 오를 것으로 전망한 기관은 없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80~100달러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문제는 오히려 정부의 대처능력이다.
유가가 오르는 과정에서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았는지 기억 나는 것이 있나? 상황변화에 순발력 있게 대처하지 못했다.
국민과의 소통 부재도 함께 지적하는 것인가 유가가 오르는 추이에 따라 경제가 변화하는 시나리오를 국민과 공유해야 했다.
그래야 국민들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그동안 별다른 말이 없다가 갑자기 사무실 온도를 이야기하는 식으론 곤란하다.
성장과 물가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는 없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각종 성장지표를 가시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성장잠재력을 훼손시키지 않는 수준의 성장정책을 펴면서 물가를 잡을 수 있는 세심한 정책조율이 필요한 시점이다.
5월 소비자 물가가 5%에 육박할 정도로 악화됐지만 저성장이 고착화돼서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없다.
성장중심의 정책기조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요즘 수치로 나타나는 수출이나 경제성장률이 과연 어떤 질을 가지고 있는지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고유가로 인해 내수가 부진한 상태다.
환율덕분에 수출을 많이 한다 해도 각종 원자재와 부품값으로 그만큼 많은 부분이 나간다.
정부가 성장과 관련한 지표에 얽매여서는 곤란하다고 말한 것은 이 때문이다.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비등한 현시점에서 경기부양책으로서의 대운하를 어떻게 보나. 과거 미국 카터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은 실패했다.
성장속도가 늦을 뿐 엄격한 의미의 스태그플레이션은 아니다.
대운하는 이미 경기부양책으로서의 의미보다 정치사회 이슈로 변했다.
정부가 국민들의 신뢰를 얼마나 얻을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본다.
하반기 경제정책에 대해 조언 한다면 금리는 동결하는 대신 미시적 정책을 통해 실효성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환율정책도 재고돼야 한다.
환율로 인한 수출효과는 미미한 반면 물가불안이 2배의 타격으로 돌아오고 있다.
재정확대 정책과 관련한 추경예산 투입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향후 경제발전의 기초가 되는 각종 제도개선을 위해 국회의 역할도 중요하다.
신승훈 기자 shshin@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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