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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두산 주가 폭락에는 이유가 있다
[커런트]두산 주가 폭락에는 이유가 있다
  • 박득진
  • 승인 2008.09.02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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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계열사 유상증자에 10억달러 참여로 재무위험 부각 두산그룹 주가가 그룹의 재무적 위험이 부각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증권가에선 두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거론되었다.
최근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인수전 불참 선언도 유동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외국 계열사에 대한 유상증자 참여까지 발표되면서 두산그룹 주식이 급락하게 된 것이다.
29일 두산그룹 계열사 가운데 두산,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두산건설도 12.65% 하락했다.
두산그룹주의 급락은 두산인프라코어가 미국의 소형 건설장비 업체인 밥캣을 인수하기 위해 세운 외국 계열사의 유상증자에 10억달러 규모로 참여하기로 하면서 일어났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밥캣을 인수하기 위해 두산인프라코어 인터내셔널(미국)과 두산홀딩스 유럽(아일랜드)라는 외국 계열사를 세웠고 지난 28일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이 이 회사의 유상증자 참여를 밝힌 것이다.
밥캣의 인수가격은 49억달러로 국내 기업의 외국 기업 인수 금액으로는 최대였다.
이번 유상증자는 밥캣 인수 때의 차입금 약관상 차입금 규모가 회사의 법인세 등 차감전 이익(EBITDA)의 7배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규정 때문이다.
밥캣의 실적악화로 EBITDA가 감소하자 두산인프라코어 인터내셔널의 차입금 29억달러 중 일부를 상환하기 위해 유상증자가 이뤄진 것이다.
이번 증자 발표로 시장에선 두산그룹의 재무적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상증자 참여와 그 원인인 밥캣의 실적악화로 두산의 유동성은 축소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두산그룹이 공을 들여왔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인수전 포기도 자금 사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크레디리요네(CLSA) 증권은 “(두산의 유상증자는) 미국·유럽에 대한 노출이 과도하게 높은 디아이아이의 사업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증시에서 재무상황 악화 우려 및 추가 유상증자 가능성 등이 제기된 데 대해 29일 “증자는 우량 재무구조 확보가 목적이었고 추가 증자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굿모닝신한증권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이번 증자 결정은 자발적으로 여유 자금을 통해 차입금을 감축함으로써 투자 여력을 확충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두산그룹은 유동성에 문제가 없고 시장의 우려가 과하다는 입장인 셈이다.
하지만 밥캣의 실적부진이 가장 큰 문제다.
또 밥캣의 주력 시장인 미국의 건설 경기가 침체돼 있어 실적이 얼마나 좋아질지도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여건이 안 좋은 상황에서 대기업의 무리한 인수·합병이 후유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한다.
김기원 방송통신대 교수는 "많은 대내외적인 경제여건 악화 속에서 과연 그 빚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지 걱정이고, 일부 그룹들에서는 위험징후가 나타나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들 또한 밥캣 인수에 따른 두산쪽의 재무적 위험이 커지고 있고 미국 수요 둔화가 지속될 경우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는 것을 두산그룹은 다시 생각해봐야 할 듯하다.
두산그룹은 인수합병에 따른 후유증에 시달리는 셈이다.
박득진 기자 madgon@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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쫑이 2020-07-09 14:57:12
두산주식 손절해야 하는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