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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증시] 반도체, 나스닥 끌기 계속되나
[해외증시] 반도체, 나스닥 끌기 계속되나
  • 김영호(대우증권)
  • 승인 2001.06.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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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더멘털 개선 조짐없어 한계… 주가 바닥 인식 확산, 중장기 투자 고려해볼만
나스닥시장이 악재에는 둔하고 호재에는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00포인트 지지선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지난주 나스닥지수가 재차 반등했다.


이에 힘입어 거래소 주가지수도 600선을 다시 탈환하는 강한 상승탄력을 보였다.
미국 반도체 업종의 주가 상승은 외국인들이 우리 시장에서 반도체 종목을 대량 매수하는 계기가 되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종이 우리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반도체 업종 주가의 상승세 반전은 한국 주식시장이 대세상승 국면에 진입하는 필요조건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월가의 대부분 전문가들은 지난주부터 시작된 2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사전경고(pre-announcement) 때문에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나스닥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루슨트테크놀로지, 자일링스, 인텔, 내셔널세미컨덕터 등 반도체와 통신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앞으로 이들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업종은 나스닥지수가 상승할 때 가장 먼저 상승한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반도체 주가의 상승을 나스닥시장이 대세상승 국면에 들어가는 조짐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도체 업종이 과연 과거와 같이 나스닥시장을 상승세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 우선 거시경제 측면에서 미국의 정보기술(IT) 투자를 살펴보자. 2000년 6월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반전된 IT 투자는 아직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올 1분기에는 IT 투자규모가 지난 4분기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
반도체 부문의 신규수주 규모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 반도체산업의 설비가동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기업들도 컴퓨터, 소프트웨어, B2B 등 IT 관련 투자지출을 줄이고 있고, 앞으로도 예산집행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이 전세계 26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01년 5월 현재 향후 12개월 동안 기업들의 IT 관련 지출이 불과 1.0%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4월(2.0%)보다 크게 낮아진 것이며 지난 11월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모양새다.
결국 반도체 업종의 펀더멘털은 크게 개선된 것이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D램 가격이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를 반영한 것이다.
그런데도 반도체 업종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인텔의 실적을 좀더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시장의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다.
게다가 애널리스트들이 반도체 업종의 예상실적을 상향조정하는 건수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반도체 경기와 주가가 바닥이라는 인식에다 향후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상승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반도체 업종의 펀더멘털에 큰 변화가 없다는 주장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 기대감만으로는 주가상승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월가에서도 반도체 업종 경기와 주가가 바닥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 시각에서는 지금 반도체 종목에 대한 투자가 크게 부담스럽지 않을 걸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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