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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세이] 재즈와 주식
[투자에세이] 재즈와 주식
  • 골드존(사이버 투자분석가)
  • 승인 2000.06.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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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문화양식 중에서 음악만큼 광범위하고 오래 사랑받는 분야도 없을 것이다.
음악은 인간의 심성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채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악의 장르는 다르다.

나는 재즈를 좋아한다.
재즈는 사람을 가장 편안하게 해주는 음악이 아닌가 생각된다.
왜냐하면 재즈를 규정하는 속성 중 하나가 바로 자유로움이기 때문이다.
재즈를 자유롭게 만드는 특징적인 요소는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스윙(swing)이라는 것인데 이는 일정한 형식으로 반복되는 리듬감이다.
가볍게 몸을 흔들거나 박자를 맞출 수 있게 해주는 요소이다.
또 다른 재즈의 특징적 요소는 즉흥성(improvisation)이다.
같은 곡 같은 연주자라 할지라도 연주할 때마다 조금씩 다르게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재즈의 최대 매력 가운데 하나이며 연주환경에 따른 연주자의 정서변화에 따라서 매번 연주가 달라지게 된다.
주식에도 리듬감과 즉흥성이 요구된다 주식에 있어서도 재즈의 이러한 두가지 요소, 즉 리듬감과 즉흥성이 요구된다.
경직되거나 정형적인 마인드나 신념으로는 주식시장에 적응하기 어렵다.
카멜레온처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신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즉흥즉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물론 전략적 투자 마인드를 전제로 하는 즉흥성이다) 가령 상승장이라고 모든 사람이 말하고, 자신 또한 같은 관점이라 할지라도 어느날 갑자기 시장이 급락하며 추세가 반전되면 재빨리 입장을 바꿔 시세에 순응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
반대로 조정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았는데 예상을 뒤엎고 강세국면으로 전환된다면 또한 강세 마인드로 전환해 시장에 민첩하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증시에는 ‘군자표변’이란 격언이 있다.
군자는 잘 변하지 않고 신념을 생명처럼 소중하게 여긴다는 것인데, 주식시장에서는 군자가 갑자기 지조를 바꾸듯 표변하는 것이 미덕이라는 의미이다.
주식투자에서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위험관리이다.
군자표변하는 이유는 어떻게 보면 바로 이러한 이익 또는 위험관리를 위한 적절한 대응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어떤 종목을 매수하게 될 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매수했으나 갑자기 시장이 급변하여 시세가 몰락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매수했으니 보유한다는 고정적 관념을 버리고 매수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일정 부분의 손해를 감수하고 재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시장이 급변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고집이나 신념을 내세우다가는 시장의 큰 흐름으로부터 크게 희생당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시장의 흐름과 같이 하기 위해서는 리듬감을 유지해야 한다.
상승장에서는 상승의 리듬(상승은 길고 조정이나 하락은 짧다)에 편승해야 하며 하락국면에서는 하락의 리듬(하락은 길고 상승은 짧고 작다)을 탈 줄 알아야 한다.
상승장인데도 하락의 리듬을 탄다거나 하락장에서 상승의 리듬을 고집하게 되면 주식시장의 흐름과 불일치하게 되어 이익을 낼 수 없거나 손실을 확대시키게 된다.
특히 국면이 반전되는 터닝포인트에서는 시장의 흐름이 반전되는 시점이므로 이러한 리듬감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최근처럼 급락을 지속해 오던 시장이 악재가 수그러들면서 급격한 반전을 보이게 되면 추세의 전환인지 아니면 하락과정의 일시적 반등인지 상승초기에는 판단하기가 사실 어렵다.
그래서 시장이 상승국면으로 확실하게 반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락과정에서 익숙해진 하락의 리듬감으로 인해 주가가 조금만 상승하거나 출렁거려도 불안감을 버리지 못하고 시세의 초기에 매도해 버리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즉흥성과 리듬감으로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결국 시장의 큰 흐름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자라면 스스로 그러한 전략적 능력을 키워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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