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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매장경쟁 불꽃, 구직전선 단비
[유통업계] 매장경쟁 불꽃, 구직전선 단비
  • 이민희(인크루트)
  • 승인 2001.06.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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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사 대졸 4460명 채용… 지방출점 확대로 지방대생 취업 숨통
전반적 경기침체에도 유통업계가 올해 대규모 인력채용에 나설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과 인크루트가 공동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백화점, 할인점, 홈쇼핑, 대형 슈퍼마켓 등이 주축인 유통업계는 올해 6월 이후 18개사가 446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내수 회복이니 소비심리 호전이니 하는 논리로 이를 설명하려면 궁색해진다.
하반기 경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소비산업인 유통이 다른 업종을 제치고 홀로 경기가 좋을 리 없다.
오히려 재래시장이나 구멍가게들까지 잡아먹는 유통업체의 대형화 바람, 대형사들의 지방출점 확대경쟁 등 유통업계 구조개편에서 그 원인을 찾는 편이 설득력이 있다.


유통업계 인사담당자들도 이런 점을 인정한다.
롯데쇼핑 최승호 인사담당 과장은 “올해는 유통경기가 좋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4개 신규점 개점계획에 따라 백화점 2개와 마그넷 11개점이 하반기 오픈을 앞두고 있어서 지방 출점에 따른 신규채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파이가 작아지면서 기존의 소형 유통업체들은 더 어려워지지만, 대규모 채용을 할 능력이 있는 대형업체들의 경우 확장을 위한 출혈경쟁을 벌이는 통에 신규 인력수요가 생긴다는 것이다.
신규점포 50여개 쏟아진다 유통업계는 할인점을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50여개 이상의 신규점포를 열 계획이다.
특히 지역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지방점포에 지방대학 출신을 대거 채용할 예정이다.
보통 유통업계에서는 1개 매장을 신규 개점할 때마다 점포당 250~350명의 신규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세계 이마트, 롯데 마그넷, 까르푸, 월마트 등 대형 할인점들이 지방 대도시로 본격 진출을 선언한 뒤 지역별 재래시장의 상권을 잠식하면서 이에 필요한 운영인력이 채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다 이들은 현지 대졸자를 선호하고 있어 취업난에 가슴 졸이는 지방대생들의 구직전선에 한줄기 단비가 될 전망이다.
업체별 채용규모를 보면 유통사관학교라 불리는 신세계 www.shinsegae.co.kr는 올 한해 동안 수원과 평택 등 13곳에 할인점 이마트를 추가로 출점한다는 진출계획에 따라 하반기 대졸자 100명을 공채하고 경력직 150명을 수시로 충원할 계획이다.
초대졸과 고졸사원 등 매장관리직, 판매직과 임시직, 파트타이머 1750명을 포함하면 하반기에만 2천명을 충원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하반기 100명을 선발했던 것과 같은 규모의 대졸 공채를 진행하며 상시채용 형태로 모집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www.e-hyundai.com은 하반기 미아점, 목동점 개점을 앞두고 하반기에 수시로 3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대졸 신입사원 150명과 고졸 600 명 등 총 750명의 인력을 채용한다.
이들 인력 가운데 절반 이상은 오는 8월과 11월 각각 개점할 미아점과 목동점에서 일하게 하고, 일부 대졸 사원은 본사 관리와 회계, 인사 등 각 부서에 배치된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는 올해 정규공채 대신 출점지역에 따라 수시모집 형태로 채용 방식을 바꿨다.
롯데쇼핑은 올 한해 동안 백화점 www.lotteshopping.com 3개, 할인점 마그넷 14개의 추가 개점일정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보다 10% 늘어난 매장직원 등 3천명 이상의 신규인력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8~9월에 대졸사원 100명을 공채하며 수시모집을 통해 초대졸과 고졸사원 600여명을 판매직과 매장관리직으로 뽑을 계획이다.
외국계 할인점 까르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월마트 등 외국계 할인점들도 올해 업체별로 3~8개 신규점 출점을 계획하고 있어 비정규직 직원을 포함해 하반기에만 5천명 이상의 인원을 채용할 전망이다.
까르푸는 올해 목동과 군산, 시흥, 광주에 4개 점포를 개점하면서 총 2천명을 뽑을 방침이다.
점별로 채용인원의 15~20%는 대졸 출신으로 해 대리급 이상 간부사원으로 투입할 예정이며, 80%는 일반 판매직과 용역사원으로 구성된다.
까르푸는 본사 직원을 제외하고 모든 점포 인력의 90% 이상을 해당 지역 출신을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있다.
삼성테스코에서 운영하는 홈플러스 www.homeplus.co.kr는 올해 신규점을 5~8개 개점하기로 함에 따라 정규직 500~600명, 파트타임직 800명, 아르바이트 800명 등 총 2천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삼성테스코는 수시로 600명의 사원을 전분야에 걸쳐 선발해 지난해 전체 채용인원인 300명보다 2배 이상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인력은 매장 관리와 판촉, 회계 등 각 부문에서 근무하게 된다.
또 김포점과 인천 간석점, 울산점, 영등포점 등 내년에 문을 여는 새 점포에 배치될 예정이다.
월마트와 코스트코홀세일 등 다른 외국계 할인점도 올해 1~3개 점포를 개점할 예정이어서 업체별로 판매사원을 포함해 최소한 400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방침이다.
초대졸과 고졸 출신의 매장관리직과 판매직은 정규직 이외에도 각 점별로 임시직이나 파트타이머를 수시로 채용하고 있어서 수시로 각 지점의 채용계획이나 규모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역시 동네 구멍가게 상권을 깊숙이 파고들면서 신규점포를 늘리고 있는 슈퍼마켓 업체들도 인력 충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LG유통은 9월과 12월 각각 50명씩의 정규직원을 서류와 면접을 통해 선발하고 파트타임 직원은 결원에 따라 수시 채용할 계획이다.
한화유통은 6월 중 40명의 신입사원을 공채로 뽑고 해태유통은 8월께 80~100명의 정규직원 선발을 계획하고 있다.
5월부터 슈퍼마켓 사업에 진출한 롯데그룹 산하의 롯데레몬도 하반기 출점 예정인 7개 점포에서 점당 30여명의 신규와 경력 직원을 수시로 모집할 계획이다.
4월 선정된 3개 신규 텔레비전 홈쇼핑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한 초기인력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권을 딸 수 있을 정도의 인력만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 지속적으로 신규인력을 채용할 전망이다.
우선 한국농수산방송은 6월 중순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합해 총 300여명의 신입사원을 뽑는다.
우리홈쇼핑은 6~7월 150명의 신입사원을 뽑고 현대홈쇼핑도 하반기 중 240여명의 신입사원을 수시로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들을 모두 감안하면 유통업계에서는 고졸사원과 계약직 직원 등을 합쳐 올해 모두 2만명이 넘는 인력을 뽑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추석을 앞둔 6~8월이 취업의 피크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경기위축이 지속된다고 해도 구조적으로 신규 인력 확충이 계속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채용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고 해서 쉽게 유통업체에 취업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오산이다.
유통에 대한 구직자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지면서 지원율과 경쟁률이 마구 뛰어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 후 ‘버티기’가 관건 최근 유통업체 신규채용에서는 예전의 50~70 대 1의 경쟁률보다 거의 2배나 높은 100 대 1 이상의 치열한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신세계는 신입직 대졸 공채에서 100명을 모집하는데 1만5200명이 몰려들어 경쟁률 152 대 1을 기록했다.
신세계는 서류전형과 인물면접의 1차 면접과 프레젠테이션 방식의 2차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인원의 4배수인 400명을 선별했고, 또다시 임원면접을 거쳐 최종 입사자를 결정했다.
삼성테스코도 300명을 채용하는데 3만명이 몰려들어 경쟁률 100 대 1을 기록했고, 한화유통 현대백화점 등도 100 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였다.
여기다 전통적으로 유통업체에서는 ‘입사자 5명 가운데 1명은 2년 이내에 포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 등 주말 연휴는 물론 평일 근무시간도 하루평균 12시간 이상 근무하는 업종이기 때문에 정말 일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면 오래 일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업체들도 ‘될 성 싶은 떡잎만 골라서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인재개발 방식을 바꾸고 있다.
대부분 신입사원을 육성하는 방법은 사자가 벼랑에서 새끼사자를 굴러떨어뜨려 기어올라오는 새끼사자만 기르는 식의 ‘야생의 법칙’을 따른다.
대졸사원도 채용한 뒤 3개월 정도의 수습기간 동안 매장에 투입하는 게 관례화되어 있다.
청소, 운반, 판매, 판촉, 운송 등의 경험을 쌓아가면서 적응력을 평가한다.
대신 경력 5년차 이상 전문인력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을 정도로 경력자가 귀한 게 유통업계다.
그만큼 확장세가 빨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매장관리전문가·구매전문가(MD) 등 이미 전문업종으로 자리잡은 분야의 경력자들은 좋은 대접과 높은 연봉을 받고 스카우트되기도 하며, 배송·디스플레이·판촉기획 등에서도 전문인력에 대한 요구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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